「히말라야의 눈꽃 : 썬다 싱의 생애」
썬다 싱이란 분을 아세요? 인도 여행 중에 누군가에게 받았던 질문을 통해 처음 썬다 싱을 알게 되었다. 그가 궁금했다.
3억3000만의 우상을 섬기는 인도에서 어떤 선한 것이 나올 수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우상숭배와 힌두의 기운이 가득한 이 땅에서 십자가의 복음을 생명으로 만난 영혼이 있다면 정말 그런 하나님의 사람을 보고 싶었다.
썬다 싱의 아버지는 독실한 시크교도이자 대지주였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적인 것에 특별했는데 어머니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어린 시절을 이렇게 회고한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신을 찾는 훈련을 받았다. 장성한 후 그런 성장기 환경을 준 신께 감사를 드렸다. 내게 신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고, 또 신을 늘 두려워하라고 가르쳐 주신 어머니의 가슴이야말로 내게는 좋은 신학교였다.”
그렇게 사랑하고 의지한 어머니를 14살에 잃고 생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해 절망과 방황 속에서 고통을 겪었다. 그는 선교사가 세운 미션스쿨을 다니고 있었다. 그가 사는 지역에 다른 학교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상실감 속에서 예수와 성경에 대한 엄청난 적개심을 드러내며 성경을 찢고 불태워버렸다. 마침내 그는 스스로 죽기로 결정하고 마지막 신음과 같이 신을 찾았다.
“신이여! 이제 나는 죽습니다. 참으로 당신이 계시다면 이 밤이 다 가기 전에 내게 나타나셔서 평안을 주옵소서. 만약 당신이 나타나 나를 붙들어 주지 않는다면 내일 아침 첫 열차가 내 목을 밟고 지나갈 것입니다. 참으로 당신이 계시다면 나를 구원하여 주옵소서!” 고통 가운데 신을 찾는 부르짖음. 깊은 새벽에 혼신을 다해 마지막 기도를 드렸을 때 갑자기 방 안 가득 강렬한 빛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썬다야, 네가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박해하려느냐? 나는 네가 찾는 길인 예수니라. 너를 구원하러 왔도다.’
그날 이후 썬다 싱의 삶은 완전히 변화되었다. 그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그리스도인이 된 것에 대해 말했다. 가족들의 회유와 협박, 간곡한 부탁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썬다는 유일한 구원 되시고, 진리이신 하나님을 따르고, 예수를 따를 것을 선언했다. 아버지를 거역함과 시크교의 전통을 버린 대가는 너무나 혹독했다. 집에서 쫓겨나기 전 아버지께 받은 마지막 밥상엔 독이 든 음식이 있었다. 하지만 죽음을 앞에 두고 기적과 같이 살아났다. 그리고 그를 치료한 의사가 그를 통한 첫 회심자가 되었다.
시크교를 버린 대가는 혹독했다
그는 무명의 전도자가 되어 그리스도가 사셨던 것처럼 살아갔다. 일체를 내놓아야 일체를 받는다는 신념으로 그는 오직 가난, 청결, 겸손, 비우고 낮아진 자리에서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삶을 살았다. 이후 그는 티벳을 향한 복음 전도에 마음을 불태웠다. 그를 사로잡은 복음의 열정은 신들의 산이라 불리는 험준한 히말라야를 넘어도, 지독한 추위와 배고픔에도, 죽음의 위험 가운데서도 식어지기는커녕 더욱 강렬해졌다. 왜냐하면 전도여행 중에 만난 많은 이들이 복음을 듣고 예수를 구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험난한 티벳 선교는 다시 살아 돌아올 기약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순교는 그리스도인이 도달해야 할 이상이요 광영이었다. 티벳 교회가 든든히 서기 위해서라면 이 한 몸 찢겨 죽은들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의 간절한 소망대로 썬다는 히말라야의 눈꽃이 되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나이 40세, 1929년의 일이다. 사람들은 티벳 어디에서도 그의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
책을 읽는 내내 맨발로 인도전통 의상인 홍포를 입고 있는 썬다를 눈앞에서 대하는 듯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이 얼마나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삶인지 그를 통해 보았다. 말은 화려하지만 생명력 없는 신학 지식이 아닌, 오직 복음이, 그리고 복음을 따르는 증인의 삶이 영혼들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심령 안에서 확증하게 되었다.
썬다의 죽음과 같은 목마름. 그리고 친히 찾아오시는 사랑과 은혜의 십자가. 구령의 열정에 사로잡혀 죽음도 이기는 영광. 나도 이 길 위에 세우시고 오직 주를 소유한 삶으로 살기를. 가난과 희생, 겸손과 낮아짐을 배워 십자가에서 최고의 영광을 받으신 우리 주 어린양께 향기로운 예배로 드려지는 삶이 되길 소망해 본다. 마라나타!
[GNPNEWS]
우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