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나의 믿음 실패, 자녀에게 죄의 문을 열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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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복음을 만났다. 그 복음이 전부되는 삶을 살고 싶어 공동체 훈련을 지원했고 마침내 주님의 사랑이 나를 덮어 완전한 복음으로 이끌어 주셨다.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가정에서도 주님의 사랑이면 정말 충분하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주님께서 당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나를 향한 사랑을 확증하신 것처럼 나도 ‘나 잡아먹고 너 살아라’는 삶을 통해 역사하시는 주님의 영광을 보게 됐다.

도무지 바뀌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상황과 환경과 인간관계에서 나를 깨뜨려 믿음으로 반응하면 그 안에서 주님의 생명이 모든 것을 넉넉히 회복시키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놀라운 은혜는 지속되지 않았다. 특히 육아의 영역에서 그랬다.

이제 곧 두 돌이 되는 우리 아이는 좀 예민한 편이다.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자주 우는 모습이 내게는 굉장한 어려움이었다. 아이를 돌보는 동안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아이를 전심으로 사랑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어느 순간 ‘육아의 영역에서 거룩한 하나님의 형상대로 반응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휩싸였다.

사탄의 조소와 조롱을 받으면서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기를 거부하고 모든 문제의 원인을 아이에게로 돌렸다. 어느덧 ‘저 아이만 없으면 내가 거룩하게 살 수 있을텐데….’라는 변명과 핑계를 대며 얼마나 많이 마음속으로 아이를 미워했는지 모른다. 그것은 결국 살인이나 다름없다.

육아 영역도 복음이면 충분

어느날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화요중보기도모임을 인도했다. 다음세대의 기도제목에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내용이 자주 등장하곤 했는데 그날은 이 모든 것이 나의 이야기처럼 여겨졌다. 상황과 환경만 주어지면 사랑하는 아이의 생명도 끊을 수 있는 무서운 죄 된 관성이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계속 직면하며 괴로워하던 시간이 지날 쯤, 주님께서 청소년 복음캠프 섬김이로 불러주셨다.

캠프가 진행된 기간은 개학을 앞둔 시점이었다. 어떤 학교는 이미 개학을 하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결석하면서까지 캠프에 참여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 아이들의 부모님은 대부분 목회자, 선교사 또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고백은 나에게 충격 자체였다.

“부모님들이 집에서 싸우는 모습 때문에 집을 나가고 싶었어요.”, “아빠가 폭력을 행사해서 마음으로 살인했어요.”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복음을 누리는 사람 같지만 집에서 가족에게 비친 모습은 예수님과 전혀 무관한 삶이었다는 사실이다.

이 고백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느 순간 내 아이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믿음으로 살지 못하면 사랑하는 아이에게 죄의 문을 열어주는 여지가 되겠구나.’ 그동안 관념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을 그때 직면하게 됐다.

가정에서 말 못하는 아이를 주님의 생명으로 대하지 못하면 아무리 신앙심이 좋아 보인다 해도 모두 거짓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다. 가족들이 증인으로 여겨주지 않는데 밖에서 모든 사람들이 ‘복음의 증인이다. 하나님의 사람이다.’라는 말은 나를 비참하고 공허하게 만들 뿐이었다.

이 일을 겪은 후 주님은 다시 영광스러운 복음의 자리로 초대해주셨다. 내 힘으로는 도무지 아이를 사랑할 수도, 품을 수도, 아내를 이해할 수도 없지만 내 안에 계신 주님께서 이 일을 하실 수 있는 것이다. 오직 믿음으로 취할 때 나에게 실제가 된다.

주님이 주신 복음은 영속적이고 근본적이며 절대적인 복음이다. 어떤 상황과 환경도 그분의 생명 안에 있으면 넉넉히 이기는 복음인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모든 문제를 잠식시켜 버리고 결코 흔들릴 수 없는 충분한 복음을 믿는다. 육아의 영역에서도 과연 이 복음이면 충분하다. [GNPNEWS]

임치운 목사(반석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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