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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내 가슴에 새겨져 지워지지 않는 흔적, 십자가

김정화 선교사 (순회선교단 국제본부장)
김정화 선교사 (순회선교단 국제본부장)
김정화 선교사
(순회선교단 국제본부장)

아주 오래 전 중학교 1학년 때 쯤으로 기억이 된다.
우리 집에 강아지가 한 마리 있었다. 내가 동물을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은 대략 짐작이 되겠지만 나는 당연히 그 강아지를 무척이나 좋아했고, 잘 보살폈다. 그런데 그렇게 오래 내 손에서 자라나진 못했다. 설 명절 즈음.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강아지가 괴로와 하며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었다. 엄마가 놓아둔 쥐약을 섞어 놓은 밥을 어디선가 찾아 먹은 것이다. 엄마와 나는 안타까이 고통스레 죽어가는 강아지를 살려보려 애를 썼다. 물에 뭔가를 타서 먹이면 토할까 싶어 먹여보기도 하고 애를 태웠지만 살아날 것 같지 않았다. 온 몸이 점점 굳어져가는 강아지를 보다가 엄마는 최후수단을 써보기로 했나 보다. 왜 마지막 순간에 극단의 방법을 취하면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 않던가? 갑자기 엄마는 가위를 가져와서 강아지의 꼬리 끝을 조금 잘랐다. 피가 나면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으셨던 것 같다. 그러나 엄마와 나의 애타는 심정에도 강아지는 결국 죽었다. 나는 며칠을 울었고 명절 때도 울었다. 듣다 듣다 못한 엄마는 부모가 죽었냐며 드디어는 나를 혼내셨고 나는 그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엄마는 나 때문에 기절초풍하는 일이 있었다. 나한테 묻지도 않고 빨래를 하려 내 교복바지 주머니를 뒤지던 엄마는 예상치 못했던 것을 발견한 것이다. 휴지에 꼭 싸맨 잘려진 강아지 꼬리였다(이 때쯤이면 독자들이 너무 놀라실 거 같아서 밝혀두는데 꼬리는 크지 않고, 작은 털이 달린 1.5cm도 채 되지 않는 길이였다. 길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면 저도 할 말 없지만…). 강아지를 잊고 싶지 않던 나는 그 꼬리를 계속 내 교복바지에 넣고 다닌 것이다. 엄마한테 들킬 때까지…… 그것이 내게는 전혀 징그럽지도 더럽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하는 나의 행동이 내게는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다.
이 작은 강아지에 대한 사랑. 유년 시절에 있었던 그것도 지극히 짧은 시간에 있었던 한 사건이다. 그런데 나는 잊혀지지가 않는다. 기억저편에 밀어 넣어 거의 생각하지 않지만 아주 없어지진 않는 것이다. 내 마음속 어디엔가 새겨져 그 추억을 남기며 아주 가끔씩 아련히 떠오르곤 한다.
그러나 그와는 감히……오, 감히 비교할 수 조차 없는 사랑의 사건, 마치 하늘이 땅에서 높음 같이 그토록 높은 그 고귀한 사랑의 사건이 내 안에 일어났다. 어떻게 이것을 잊을 수 있을까? 어떻게 잊을까? 내가 사라지는 것은 가능해도 이 일이 잊혀지는 일은……결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내 가슴에 새겨진, 불로 인 쳐진 주님의 사랑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리! 의인을 위하여 죽는 자가 쉽지 않고 선인을 위해 용감히 죽는 자가 혹 있거니와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5:7,8)
내가 아무리 의로워 모두의 칭찬과 부러움을 산들 누가 과연 나를 위해 죽어줄 것인가? 내가 아무리 큰 은혜와 선을 베풀어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는 덕을 쌓아 인생에게, 인류에게 공헌했다한들 그것이 나를 위해 누군가가 죽어줄 이유가 될 수 있는가?
그런데 주님은 더럽고 가증하고 완악한 교만하기 그지없는 거역하고 대적하는 그리고 배반하여 돌아선 가망 없는 나 같은 죄인을 위해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그때에, 이미 그분의 사랑을 죽음으로 증거하신 것이다. 십자가에서 내가 되어, 나를 위해 수치와 멸시와 고통과 저주를 기쁘게 받으며 하나님 가슴 안에 있던 나를 향한 사랑을 쏟아내어 흘러내리게 하신 것이다.
누가 감히 이 사랑을 거절할 수 있는가? 어느 누가 이 사랑 앞에 굴복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십자가는 내 겉옷 위로 흔들리며 나와 함께 다닐 뿐 아니라 이제는 내 가슴에 새겨져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 흔적이 되어있다. 물로도 불로도 이것은 지워지지 않으며 누구도 이것을 내게서 빼앗아갈 수 없다. 십자가는 나를 지배하며, 그리고 나를 이끄신다. 그분이 걸어가셨던 수치와 저주와 죽음의 길로… 그러나 전혀 두렵지 않다, 부끄럽지도 않다, 너무 당연할 뿐이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갈6:14)
나의 영원한 자랑이 되신 주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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