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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칼럼] 여름은 지나간다

사진: unsplash의 Johann Siemens

아침에 공원을 걷다 보니 하늘을 요란하게 메우던 매미 소리가 어느새 작아졌다. 뜨겁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여름 동안에 사도행전 속에 있는 예수님과 함께했다.

예수님은 탄생과 삶, 십자가 죽음과 부활, 승천을 통해 시작한 일을 오순절 날 부어주신 성령을 통해 계속해 나가고 있었다. 이 세상에 다시 돌아와 다스릴 때까지 교회와 성도가 새 생명의 메시지를 온전하게 전하기를 이토록 바라시는구나.

사도행전 5장에 아나니아와 삽비라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나도 엉터리라는 것이다.

‘척하는’ 성도가 되지는 않았는지. 그 사실조차도 모르고 실제보다 영적으로 보이는 게 습관이 되어 버리지는 않았는지. 초대교회는 얼마나 성령이 충만했길래 거룩한 교회 앞에 거룩하지 못한 것들이 드러나고 다루어졌을까.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은 감히 교회에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행 5:13)

얼마 전 주일 아침에 교회 문을 여는데 열쇠가 들어가질 않았다. 아무런 연락을 못 받았기에 애꿎은 열쇠만 탓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무래도 열쇠가 바뀐 것 같아 유우코 상에게 전화를 했더니 전날 갑자기 열쇠를 바꿨다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처음에 놀란 마음을 가라앉혔고, 좀 있으니 일찍 오는 줄 알면서 연락을 안 해준 것에 마음이 복잡해졌고, 그리고 드는 생각은 천국문 앞에서 이렇게 문이 닫혀 내 열쇠로 열리지 않으면 어쩌나~ 했다.

나의 어릴 때 엄마에 대한 기억은 그리 정겹지는 않다. 학교도 들어가기 전 외갓집에 보내져 어린 마음에 엄마가 보고 싶어 밤마다 울었던 기억, 다시 엄마와 살게 되었을 때는 자다가 옆에 엄마가 없으면 동생과 나를 버리고 도망가셨나 하고 울었던 기억이다. 엄마는 어린 남매를 데리고 세상을 사느라고 분명 힘이 드셨으리라. 남매를 남겨두고 멀리 가서 장사를 하게 되셨다. 나는 엄마를 가끔 만났다. 세상일에 지쳐 오랜만에 집에 온 엄마는 동생과 내가 왜 이리 말랐냐고, 보이는 일들에 늘 혼을 내셨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한테 화를 낸 것이라는 걸 나는 나중에야 알았다. 그 당시에는 나에게 화를 내는 엄마가 무서웠다. 이제는 여든이 다 된 엄마가 50이 넘은 딸에게 말한다. 엄마가 이 세상에 살면서 가장 잘못하고 후회하는 것이 있는데 너희들만 놓고 멀리 가서 장사한 거란다. 언젠가 이불 속에서 엄마 발이 내 발에 닿았는데 무의식 중에도 딸이 너무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을 보고 오랫동안 마음에 가지고 계셨단다. 아마도 엄마에게 살갑지 않은 딸이 서운한가 보다. 우리는 인생의 어디쯤에 와 있는가? 내 인생은 어떤 이야기를 말하고 있나?

인생의 허락된 삶으로 고난이 있고 상처가 있고 허망함과 분 냄이 있는 것은 어쩜 모든 인생이 그렇다. 조금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 요란했던 여름은 지나간다.

성도가 이 세상에 사는 목적은 구원을 받고 단지 편하고 축복된 삶을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 어떤 상황에서도 인생을 제대로 살아낼 수 있는 소망을 잡고 있는가.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어 사도들을 풀어준 목적은 가서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남김없이 이 백성에게 전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초창기 제자들은 고난을 만났을 때 지켜달라고 기도하기보다는 담대히 복음을 전하기를 소망했다. 사도 바울은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는 말씀에 고꾸라졌다. 그리고 받은 사명을 위해 기꺼이 고난받을 각오가 되었기에 예수님을 기뻐하고 예수를 전하려는 거룩한 갈망을 쉬지 않았다. 어떠한 상황도 이길 수 있는 하나님의 증인이 되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

나도 바울의 고백을 동일하게 안고 어떤 것에도 무너지지 않는 하나님의 증인이 되길 기도한다.

‘내가 너의 민족을 사랑한다. 조선을 가만히 안고 있어 다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받았고 많은 증인 앞에서 선한 증언을 하였도다(딤전 6:12)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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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선교사 | 2011년 4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 2014년 일본 속에 있는 재일 조선인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우리학교 아이들을 처음 만나, 이들을 섬기고 있다. 저서로 재일 조선인 선교 간증인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도서출판 나침반, 2020), 사랑은 여기 있으니(나침반, 202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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