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임스 K. A. 스미스의 <시간 안에서 사는 법>
이 서평과 함께 시간 안에 사는 법의 한국판 서문도 함께 읽기를 권합니다. ▶ 강영안, “그리스도인의 시간 독법”
당신은 지금이 몇 시인지 아는가? 그리고 그 시간에 맞춰서,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바로 이것이 제임스 스미스의 시간 안에서 사는 법: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바라보며, 지금 충실하게 살아가기가 던지는 질문이다. “영적 시간 지키기”라는 규율을 발전시킴으로 저자는 그가 “무시간의 기독교(nowhen Christianity)” 즉 정의되지 않는 시간 속의 기독교라고 부르는 위험으로부터 그리스도인을 구출하고자 한다.
무시간의 그리스도인은 “자신들이 시대를 초월한 원칙과 변하지 않는 신념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다고 상상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역사에 오염되지 않은 영원한 사상에 의해 자신들이 전적으로 지배된다고 가정하는 이상주의로 표현된다”(4). 무시간의 기독교가 정의하는 신실함이란 변하지 않는 기본 원칙에 대한 고수이다. 대조적으로, 영적 시간 지키기는 “성령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역동성을 특징으로 한다”(19).
스미스는 시간에 내재된 필멸의 삶이 드러내는 다양한 계절을 포괄하는 일련의 장에서 철학, 신학, 그리고 시를 통한 성찰을 통해서 이러한 역동성을 탐구한다.
스미스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책에서 몇 가지 감상 포인트를 발견할 것이다. 그의 글은 항상 날카로우며 생각을 자극한다. 성경과 대륙 철학을, 그리고 클래식 록 가사와 교회 교부들의 글을 스미스처럼 기가 막히게 엮어내는 작가는 거의 없다. 심지어 그는 아우구스티누스와 함께 떠나는 여정에서처럼 이 책과 짝을 이루는 Spotify 재생 목록까지도 구성했다.
스미스가 이 책에 추가한 또 하나의 요소가 있다. 이전 책들보다 자기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이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이번 저술이 자신에게 가장 개인적인 작업이었다고 고백했고, 그 점은 책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리는 매 페이지에서 시간과 필멸성이라는 질문을 고찰하는 철학자 스미스뿐 아니라,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인 쇠렌 키르케고르의 말을 빌리자면) “내가 살고 죽을 수도 있는” 진리와 씨름하는 한 인간, 스미스를 만난다.
즉, 이 책은 이전 저작들보다 더 큰 통렬함과 실존적 긴박감을 갖고 있으며, 이는 독자들에게 더욱 큰 질감으로 다가가는 사색 경험을 선사한다. 내 생각엔 그것이야말로 스미스의 목표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는 성공했다.
영적 시간 지키기
스미스가 말하는 “영적 시간 지키기”라는 개념은 특정한 성질이 지나치게 부각된 북미 기독교의 교정에도 필요하다. 그는 고통과 필멸이라는 현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그 문제에 관해서 귀를 솔깃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그는 비록 일시적이라고 해도 창조 속 아름다움을 선물로 받아들이라고 한다. 순간의 탁월함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 모두가 결국에는 다 사라진다는 사실도 인정하라고 한다. 그 모든 과정에서 사라진 모든 것을 언젠가 다시 다 모아서 회복시키는 하나님께 소망을 뿌리내리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갈라지고 부서지는 목소리”(109)로도 얼마든지 부활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시간과 우리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이러한 접근 방식에는 큰 지혜가 담겨있다. ‘메멘토 모리’와 ‘메멘토 템포리’를 모두 실천하지 못하는 기독교는 지금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이 책은 기독교가 잃어버린 그 두 가지를 실천하라는 초대이다.
각각의 장은 영적 시간 지키기에 필요한 훈련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만나는 삶의 특징과 계절을 다룬다. 스미스가 다루는 주제는 다음과 같다. 시간에 의해 조건 지어지고 영향받는 피조물로서 우리의 지위, 하나님의 구속 행위와 관련해서 신성하게 바뀐 모든 시간, 시간과 계절 속에서 만나는 사랑과 상실, 그리고 현재에 충실하면서도 고대해야 하는 종말.
각 장에는 전도서 구절에 대한 세 개의 간략한 묵상이 담겼다. 이 묵상 파트는 책의 전체 흐름과는 별개이지만 한 장이 끝날 때마다 잠시 쉬면서 묵상하도록 돕는다. 서문에서 스미스는 독자들에게 인간의 유한성을 활용하는 일환으로 각 페이지에 적힌 단어를 음미하고 책 읽기를 즐기라고 권유한다. 장 사이에 담긴 묵상 파트는 그 부분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재료이다.
성령의 인도
내 생각에 저자가 좀 더 명확하게 설명했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가 말하는 현대 기독교의 위험성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역사의 전개 앞에서 분별력을 행사하려고 할 때 과연 경계 설정에 있어서 시대를 초월한 원칙의 합법적인 출처가 무엇인지를 궁금해할 독자가 생길 수 있다. 성령께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회를 아예 새롭고 다른 진리로 인도하시는가, 아니면 여전히 동일한 진리로 교회를 인도하시는가?
스미스는 우리가 “오늘도, 어제도, 영원히 동일하신 하나님께 우리 자신을 의탁하는 것이 정당하다”(5)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성령은 역사 전반에 걸쳐 계속해서 미래로 인도하신다. 여전히 인도하시고, 확신시키시고, 밝히시며, 드러내신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데, 이건 마치 ‘성령도 변한다’라는 점을 암시하는 것 같다(18). 왜냐하면 그는 여기서 성령의 사역을 헤겔의 ‘정신(geist)’ 즉 역사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고 이해하도록 하는 정신과 비교하기 때문이다(42-44).
나는 스미스가 궁극적으로 성령과 계시에 대한 정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고자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의 분별과 개혁을 규제하는 규범적 규범으로서 성경에 대해 더 명확하게 강조할 여지가 있다.
이 책 전반에 걸친 저자의 주장은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다. 그리스도인은 시간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 위치를 분별할 필요가 있으며, 오늘날 일부 교회의 경우에 그런 분별력이 특히 낮은 것 같다. 말씀의 인도에 따라 적절히 적용되는 영적 시간 지키기 습관은 시간에 종속된 피조물로서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친절한 섭리 아래에서 우리가 나 자신의 바른 위치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이는 삶을 살도록 돕는다. 삶에 대한 세심함을 기르고자 하는 목회자와 그리스도인은 이 책을 정독함으로 큰 유익을 얻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저자가 바라는 소망은 나와 똑같다. 우리가 시간의 전체 흐름과 그 속에서 나의 위치를 분별하고, 하나님의 구속 행위를 추적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 속에서 흩어진 모든 것을 그분이 어떻게 모으시는지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다. 아, 그날까지, 우리는 분별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소망을 잃지 말자.
시간 안에서 사는 법: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바라보며 지금 충실하게 살아가기 JAMES K. A. SMITH 많은 그리스도인이 “무시간(nowhen)”이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과거와 단절되어 있거나 아니면 마치 모든 세대가 다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처럼, 그래서 자신들이 역사의 흐름 “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개인적이든 집단적이든 시간 및 역사의 영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그 결과 현재 문제에 대해서 순진한 판단에 그치거나 향수에 빠지기 쉽다. 또는 말세나 미래에 있을 종말 형태에 집착하곤 한다. 인기 강연가이자 수상 경력이 있는 작가 제임스 스미스는 현재를 분별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기 위해서 과거를 고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중문화, 성경 해설, 그리고 묵상을 통합한 이 책에서 저자는 역사의 질감, 삶의 변화, 그리고 성령의 템포에 맞춰진 ‘현재의(temporal) 인식’ 감각을 개발하도록 돕는다. BRAZOS PRESS. 208.
원제: Do You Know How to Inhabit Time? [복음기도신문]
톰 홀스틴 Tom Holsteen | 톰 홀스틴(MDiv, Samford University)은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의 박사 과정에 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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