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호 | 믿음의 삶
올해 2월 주님이 OOO학교 행정팀 팀장으로 불러주셨다. 실상 행정팀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주로 해왔던 일들이 육체로 섬기는 일들이기보다는 앉아서 하는 사무적인 일들이나 학과를 준비하는 일들이었다. 학교 전체를 돌아보며 시설들을 보수하고 이런저런 공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들은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일들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최선이기에 ‘아멘’으로 받게 하셨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행정팀으로 학교를 돌아보는 첫걸음을 떼려는 순간 갑자기 잘 돌아가던 학교에 이런저런 시설에서 문제가 나타났다. 여태껏 아무 문제가 없던 수도관이 터지고 학교 천장에서 물이 새고 화장실 문이 떨어지고 하수구가 막히고 전기온수기가 고장을 일으켰다. 그동안 이 영역을 섬겼던 선교사님의 손길이 떠나자 학교의 온 시설들이 마치 나를 좀 봐달라고 아우성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겨난 문제들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른 채 마치 모든 책임이 내게 있는 것 같아 물어물어 정신없이 하나하나 해결하고 나가는 시간들을 보냈다. 어떻게든 컨트롤해 보려는 시간 앞에서 어느 날 신을 벗고 사무실로 들어가려는 순간 주님은 행정팀 사무실에 붙어 있는 말씀을 보게 하셨다.
“여호와의 군대 대장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라 하니 여호수아가 그대로 행하니라”(수 5:15)
가장 먼저 내 마음에 들어온 말씀은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라’라는 말씀이었다. 거룩한 곳, 그곳은 하나님이 계신 곳이다. 순간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마치 주님이 내게 ‘성민아, 내가 너와 함께 하고 있어.’라고 확성기를 들고 ‘나를 좀 바라봐~ 나를 주목해~ 내가 너와 함께 있다.’고 외치는 음성으로 들렸다. 십자가의 완전한 복음으로 말미암아 주님은 이제 나와 임마누엘 하신다. 그렇다.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는데 더 이상 염려하고 걱정하고 이 모든 상황을 컨트롤하고 책임지려고 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이 모든 일들 앞에서 나와 함께 하시는 그분을 신뢰하며 믿음으로 나를 내어 드리면 된다.
뿐만 아니라 십자가의 완전한 복음으로 나의 삶의 주인이 바뀌었다.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당시 고대 사회에서 신을 벗고 다닌 존재는 노예였다고 한다. 노예는 어떤 존재인가? 주인이 시키는 것을 하는 자다. 그래서 신을 벗는다고 하는 것은 ‘나의 삶의 주인이 나에서 주님으로 바뀌었다.’는 의미이다. 실상 종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 한 가지이다. 그것은 주인이 말한 대로 하는 것, 순종이다.
이 말씀 앞에서 주님은 그동안 염려하고 걱정하고 모든 상황을 책임지려 하고 컨트롤하려던 자리에서 떠나 주님과 함께 하는 자에게 주시는 축복, 자유함을 주셨다. 주어진 행정팀의 일들 앞에 컨테이너를 철거하는 일도 컨테이너 지붕을 만드는 일도 예초기를 돌리는 일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일이지만 더 이상 내가 컨트롤하려고 하거나 책임을 지고 고민을 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평강을 누리게 된다.
실상 매일 행정팀에 주어진 일들이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할 수 없는 일, 해야만 하는 일, 하기 싫은 일, 하고 싶은 일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나와 함께 하시는 분이 주님이며, 그분이 나의 삶의 주인임을 믿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일을 먼저 할지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나를 부르신 주님을 주목한다. 그리고 그분을 더욱 신뢰한다. 오늘도 삶의 주도권을 나와 함께하시는 주님께 넘기고 충성되이 주인이 맡겨주신 일에 나를 내어 드린다. [복음기도신문]
강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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