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전세계 ‘사용 가능’ 탄두 증가세…핵무기 역할 커져”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한 발 물러서서 성찰해야”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가 50기에 달해 1년 전보다 20기 늘어났으며, 조립 가능한 핵탄두 수는 90기에 이른다는 추산치가 나왔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년도 연감(SIPRI Yearbook)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월 기준으로 핵탄두를 50기 보유해 1년 전보다 20기 늘린 것으로 추정됐다.
SIPRI는 “북한이 현재 약 50기의 핵탄두를 조립했으며 총 90기의 핵탄두에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작전 가능한 핵무기 보유량에 대한 추정치는 한국(2018년)과 미국(2020년)이 최근 공개한 정보 평가에서 언급한 20~60기 범위 내에 있다”며 “북한이 실제로 보유한 핵탄두의 수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은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해왔지만, 핵무기에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HEU)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의 군용 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SIPRI는 지난해 6월 공개한 2023년도 연감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30기로, 조립 가능한 핵탄두 수를 50~70기로 각각 추정한 바 있다.
전 세계 핵보유국이 가진 핵탄두 수는 지난 1월 기준 1만2천121기로 1년 전(1만2천512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래된 핵탄두 등을 제외한 ‘사용 가능성이 있는’ 핵탄두는 9천585기로 1년 전(9천576기)보다 9기 증가했다.
SIPRI가 핵 보유국으로 분류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 등 9개국이다.
이 중 미국과 러시아는 전 세계 핵무기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총량은 지난 1월 기준 5천44기로 작년(5천244기)보다 감소했다.
사용할 수 있는 핵탄두는 지난해와 같은 3천708기로 집계됐다. 이 중 약 1천770기(전략 탄두 1천670기·비전략(전술) 탄두 100기)가 탄도미사일과 폭격기 기지에 배치돼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러시아의 경우 보유한 핵탄두 총량은 5천580기로 지난해(5천889기)보다 줄었고, 사용 가능한 핵탄두도 4천380기로 지난해(4천489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 가능한 핵탄두 중 약 2천822기는 전략 핵탄두로, 이 가운데 약 1천710기가 육상·해상 기반 탄도미사일과 폭격기 기지에 배치돼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는 약 1천558기의 비전략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2023년 1월보다 더 많은 수의 전략 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새로운 평가에 따라 비전략 탄두 수의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다”며 “러시아군의 전체 비축량은 전년도 추정치에 비해 약 109기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인도의 핵탄두는 164기에서 172기로 늘어났고, 파키스탄은 작년 1월과 같은 170기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SIPRI는 각각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전쟁으로 국제 관계가 긴장된 가운데 핵무기를 통제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윌프레드 완 SIPRI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국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냉전 이후 국제관계에서 핵무기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 중 한 때에 있다”며 세계 강대국들이 “한 발 물러서서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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