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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반도주한 아프간서 부활한 IS가 러시아 때렸다

▲ 아프간 카불에 배치된 탈레반 보안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보안군이 28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 배치돼 있다. 최근 바미얀주(州)에 있는 반드-에-아미르 국립공원 안에서 여성들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며 여성들의 이 공원 출입을 금지한 탈레반 정권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대 장학금을 받고 유학길에 나선 여학생 수십명의 출국을 막았다. (카불 EPA=연합뉴스 사진)

탈레반 정권탈환 뒤 갖은 테러단체들 온상 돌변
안보 공백 지속…세계 곳곳 ‘아프간 연계 테러’ 증가

러시아 모스크바를 강타한 테러의 배후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다.

호라산(ISIS-K)으로 불리는 이 세력이 원정 만행을 저지를 수 있던 데에는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의 안보 공백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ISIS-K는 그간 아프가니스탄과 주변국을 중심으로 활동을 벌여오다가 2021년 미군 철수와 탈레반 재집권 이후 눈에 띄게 세력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이들 세력의 활동 영역이 그 무렵부터 활동 지역도 중동을 넘어 유럽으로까지 확대됐다는 점을 주목한다.

모스크바 테러 전 ISIS-K는 올해 1월 이란에서 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테러를 벌였다.

스웨덴 당국은 지난주에 ISIS-K의 지시를 받은 자국 의회 테러 계획을 저지하기도 했다.

탈레반은 재집권 뒤 그간 갈등을 빚은 ISIS-K를 토벌하려고 했으나 세력 확장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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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집권한 탈레반.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ISIS-K뿐만 아니라 알카에다, 투르키스탄 이슬람당(TIP) 등 온갖 극단주의 테러조직이 설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아프가니스탄 내부의 안보를 지탱했던 미군의 공백이 이들 준동의 주된 요인으로 거론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철군을 단행했다.

안보와 관련한 모든 권한과 책임을 떠안게 된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의 진격에 속절없이 무너져 바로 정권을 내줬다.

뉴델리 옵저버 연구재단 연구원 카비르 타네자는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군의 이 같은 신속한 철수를 현재 아프가니스탄이 안보 여건을 결정하는 요소로 지목했다.

그는 “2021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당시 아프가니스탄에는 안보 주체에 대한 지역적 합의가 부재했다”며 “그 결과 모든 테러 조직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다”고 주장했다.

탈레반 정권이 이러한 테러 조직들을 진압하고 싶어도 그럴 역량이 없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미국 클렘슨대학 아미라 자둔 조교수는 “미국마저도 아프가니스탄에서 그 모든 무기와 연합군을 지니고도 탈레반 등 반군 세력을 진압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며 “그런데 탈레반이 어떻게 이 나라의 안보를 보장하고 무장 조직들이 활동하지 못하게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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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간 장악 2주년 기념하는 탈레반.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조직원들이 수도 카불 장악 2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2년 전 이날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은 여성 인권 탄압 등의 문제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카불 EPA=연합뉴스 사진)

게다가 탈레반이 라이벌 세력인 IS에만 적대적일 뿐 다른 무장 조직에는 관용 정책을 펼쳐 활동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2022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공습을 통해 살해했을 때 탈레반 정권이 그를 자국 내에 숨겨주고 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서방에서 제기됐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탈레반 정권이 파키스탄 내에 탈레반을 지지하는 무장단체가 연합한 조직인 ‘파키스탄 탈레반'(TTP) 등 국제 테러 조직의 활동을 돕고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탈레반과는 별개 조직인 TTP는 탈레반 재집권 이후 파키스탄에서 눈에 띄게 활동을 늘리고 있다.

TTP가 지난 한 해 벌인 공격에서 나온 피해자는 약 1천500명으로, 이는 탈레반 재집권 전인 2020년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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