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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기 칼럼] 예수 네트워크로 존재하라 

송준기 목사는 ‘교회와 선교는 하나’라는 주장을 이론만이 아닌, 선교적 교회 개척 실행의 순종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그동안 그같은 생각과 순종의 여정을 저서 <끝까지 가라> 등 10권의 책에 담아냈다. 이 칼럼은 그의 저서 발췌와 집필을 통해 선교적 교회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한다. 이 시리즈는 이번호로 마지막입니다. <편집자>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엡 2:21,22)

주일예배 장소를 찾아라

웨이처치 초기 2년간 제자화가 지속되어도 큰 인원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3년쯤 지나자 갑자기 두 배가 되었다. 그러자 문제가 생겼다. 전체 인원이 한자리에 모일 장소가 없었다.

10명 이하는 어디서든 모일 수 있었다. 하지만 20명이 넘어서자 당장 주일예배 모임 장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홍대 어딘가에 건물을 임대할 능력도 없었다. 장소 고민에 빠진 우리는 예배 장소를 달라고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복합문화 공간을 빌려 썼다. 두 시간에 8만 원을 내면 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더 지나자 인원이 세 배로 늘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함께 기도했던 제임스 목사가 사역자로 합류하면서 외국인들도 오기 시작했다.

주일예배 장소가 또 문제가 되었다. 우리는 다시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평일에는 근처 교회들의 빈 공간들을 빌려 쓸 수 있었다. 특히 100주년 기념교회와 신촌성결교회에 많은 신세를 졌다. 하지만 여전히 주일예배 장소는 찾기 힘들었다.

평일에는 소그룹으로 모일 수 있었지만 주일에는 모두가 모여야 했다. 60명이 모일 공간을 찾아내는 것은 인원이 적을 때보다 더 힘들었다.

우리는 지혜롭거나 능력이 있는 무리가 아니었다. 다들 젊고 가난하고 경험도 없었다. 그래서 더욱 기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목사님을 만났다. 홍대에 공연장을 시작하신 분이었다. 그 분을 통해 우리는 멋진 장소를 빌려 쓰게 되었다.

레드빅(Red Big), 홍대를 구석구석 돌아다녀봤지만 그렇게 멋진 곳은 처음이었다. 최신 시설에 인테리어까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멋있었다. 거기서 주일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그러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제자화 관계 바깥에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가정과 일터에서 합당한 자를 찾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제자화를 하던 문화가 흔들렸다. 제자로 살려던 사람들이 새신자 관리를 통한 교회 성장에 슬그머니 욕심내기 시작했다.

멋진 예배 공간이 없을 때 웨이처치에 합류하는 첫 관문은 삶의 현장이었다. 일하고 먹고 마시는 각자의 현장에서 새신자들은 이미 예수님을 만나고 제자화 모임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간혹 기회가 되었을 때 주일예배에도 합류하곤 했다.

하지만 멋진 장소가 주어지자 상황이 역전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자화 관계 바깥에서 주일예배 장소로 바로 찾아왔다. 그중에 간혹 교회 소그룹에 대해 묻는 이들도 있었지만 새가족 반을 위한 소그룹은 없었다.

이미 기존 성도들은 제자화 모임들을 가정과 일터 그리고 캠퍼스에서 진행 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기존 멤버들에게 주일예배로 바로 찾아온 새신자들의 요구에 응할 시간이나 에너지가 없었다.

그렇게 반년 정도 지나자 이도 저도 하지 못한 채 관점이 크게 바뀌었다. 제자화가 아니라 새가족 양육을 더욱 중요시하게 되었다. 이 문제로 리더 모임이 여러 차례 진행되었다. 기도와 대화를 통해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레드빅 이전처럼 웨이처치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교회가 될 것인가?

이 결정은 기도로 주님의 뜻을 물으며 진행되었다. 모여서 기도하고 흩어져서 더 기도했다. 그리고 모여서 다시 성경을 펼쳐 들었다. 우리는 예수님의 대위임명령(마 28:19,20)이 ‘떠남’으로 시작된다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문자적으로 떠나기로 결의했다.

예수님의 명령 따라가기를 해오던 경험이 있어서 의외로 순종이 쉬웠다. 그렇게 우리는 멋진 예배 장소를 훌쩍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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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일예배를 어떻게 볼 것인가’ 사진: ‘끝까지 가라’ 캡처

경리단교회와 성경통독교회

10월의 마지막 주일, 우리는 파송식을 했다. 먼저 기존의 제자화 모임 7개를 중심으로 7개의 장소에서 주일예배를 나눠 드리기로 했다. 그리고 3개월 뒤에 다시 모이기로 했다.

대부분은 각 리더의 집에서 모였다. 다른 이들은 한강공원, 커피숍, 노래방 등에서 모였다. 어느덧 약속한 날이 되었다. 성탄절에 모인 우리는 부둥켜안고 울었다.

3개월이 지나면서 모임들이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제임스 목사의 모임은 열 배나 성장했다. 그는 주일예배를 자신의 이태원 집에서 의자도 없이 드렸는데 사람들이 자꾸 왔다고 말했다.

그날 웨이처치가 또 하나 개척되었다. 우리는 그곳을 영어 사용자들의 모임이 있는 장소 거리명을 따서 ‘웨이처치 경리단’으로 불렀다.

개척을 선언한 모임은 하나 더 있었다. 그들은 성경통독 교사들로 구성된 모임이었다. 이들은 주일예배를 직접 진행하는 동안 큰 감동과 교회 개척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리더인 수학교사 집사님이 영혼들을 끌어안고 직접 목양을 진행하던 중에 목회자로의 부르심을 확신했다.

그가 신학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또 하나의 웨이처치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웨이처치 성통(성경통독교회)’이라고 불렀다.

웨이 네트워크

흩어졌다 모이기를 한 번 했을 뿐인데 교회 수가 배가됐다. 게다가 서로 떨어져 있지만 웨이처치 DNA를 공유하고 있는 교회들도 늘었다. 시간이 더 흐르면서 홍대, 이태원, 경리단, 성통뿐만 아니라 수원과 합정에도 웨이처치가 생겼다.

교회들은 서로에게 복종했고, 성도마다 예수님을 담임목사님이라고 불렀다. 교회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들고 세상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늘었고, 이들은 ‘웨이 네트워크’라는 이름을 얻었다. 입소문이 금방 퍼졌다. 가는 곳마다 웨이처치를 아는 젊은이들과 그 교회론을 연구하는 모임이 있었고, 제자화 모임을 통해 교회를 시작하려는 젊은 목회자들이 있었다.

내가 스무 살에 처음 이 여정을 시작할 때가 떠오른다. ‘어떻게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사로잡혔던 첫날이 추억된다. 이 질문은 오랫동안 하나님의 광야를 지나며 숙성되고 정렬되었다.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모슬렘 선교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것인가(모슬렘 선교를 위해 우리는 선교론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그런 선교론을 세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교회론을 가져야 하는가(선교와 교회가 동일시되는 교회를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지금 우리는 웨이 네트워크의 출발점에 서서 다시 한 번 질문을 준비하고 있다.

만약, 수백만 명의 성도들이
한 교회에 속해있으면서도
동시에 수십만 개의 작은 그룹들로
각 나라와 각 민족과 각 지역에
흩어져서 존재하며
예수님의 리더십에 의해
제자열매들의 영적 재생산을 하며
서로 네트워크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면?
만약, 그런 것이 교회의 본모습이라면?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필자의 저서 <끝까지 가라(도서출판 규장)>에서 저자의 허락을 받아 발췌,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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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기 | 총신신대원 졸. 웨이처치 담임 목사. ‘교회와 선교는 하나’라는 주장을 이론만이 아닌, 선교적 교회 개척 실행을 통해 순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저서 <끝까지 가라> 등 10권의 책에 그동안의 생각과 순종의 여정을 담았다.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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