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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강 서안에서 하마스 지지율 85%까지 치솟아

▲ 무너진 주택 살펴보는 서안지구 주민들. 11월 29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제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급습으로 파괴된 집을 살펴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급습으로 팔레스타인인 4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하마스 행보에 만족”…가자전쟁 전보다 3배 급등
“이스라엘군 반감·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실망 커진 탓”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지지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스라엘군을 향한 반감과 PA에 대해 커져가는 실망감이 주된 원인으로 관측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10월 7일 개전 이후 요르단강 서안 내 하마스 지지율은 전쟁 이전 대비 3배 이상 상승했다고 팔레스타인 정책 및 설문조사 센터(PCPSR)는 집계했다.

서안지구 응답자 85%가 이번 전쟁에서 ‘하마스 행보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스라엘 침공으로 전면적 지상전이 지속되는 다른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지구에서는 그 비율이 52%로 더 낮았다.

응답자의 범위를 팔레스타인 전체로 넓히면 72%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하마스의 지지율 상승 배경으로는 역내 이스라엘군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가디언은 요르단강 서안 주민 사이에서 ‘이스라엘군은 무력으로만 대응한다’, ‘복수에만 관심이 있다’는 등 불만이 나온다고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제닌 난민촌에 사는 여성 아말 아부 가지(39)는 이스라엘군이 이틀 전 밤 들이닥쳐 18세, 20세 아들을 체포한 뒤 집을 폭파했다고 말했다.

그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들(이스라엘군)은 우리 가족이 정치나 저항과 아무 관련 없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12일 제닌에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근거지가 있다면서 난민촌 건물 약 400채를 수색해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을 테러 혐의로 체포했다.

제닌 난민촌에 머무르는 남성 아부 알리(64)도 “(이스라엘) 군대가 지난 한 달 동안 우리 집을 저격수 사격 장소로 3번 이용했다”면서 “우리는 그저 집에 있을 뿐이다.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들을 석방하도록 한 것도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말 하마스와의 합의를 통해 하마스 인질 105명을 받는 대가로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240명을 석방했다.

마무드 아바스(88) 수반이 이끄는 PA에 대한 누적된 불만도 하마스에 다시 눈을 돌리도록 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에 비교적 온건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17년 동안 장기 집권하며 각종 부패 사건에 휘말려왔다.

실제로 이번 PCPSR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0%가 아바스 수반이 사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 주민 남성 아부 마무드(34)는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수갑을 채우고 총구를 겨눌 때 PA는 어디에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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