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9월 학기부터 중국어로 수업 지시…소수민족 ‘중국화’ 프로그램”
중국이 쓰촨성 내 티베트자치주에서 티베트어 교육과 사용을 금지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7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쓰촨성의 카르제(간쯔·甘孜)티베트자치주와 응아바(아바·(阿패<土+覇>)티베트자치주 내 공립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지난달 시작한 새학기부터 티베트어 사용을 금지하고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만다린)를 사용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중학생들은 향후 2년간은 티베트어로 학습할 수 있지만 2025년부터는 모든 수업이 푸퉁화로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이전까지 해당 지역 공립학교에서는 티베트어 과목을 가르쳤고 다른 과목도 티베트어로 수업이 진행됐다. 푸퉁화도 어학 과목으로 가르쳤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 정부가 푸퉁화 교육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한다고 현지 학생과 교사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중국은 정부 프로그램을 구실로 티베트어를 완전히 말살하려고 하고 있다”며 “중국은 강압적 조치 대신 온건한 잔혹행위를 활용해 티베트 사회와 교육을 회생의 여지 없이 전멸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RFA는 “티베트어는 중국에서 티베트자치구뿐만 아니라 인접한 티베트인 밀집 지역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일례로 카르제자치주 주민 100만명 중 약 90%가 티베트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금지령은 해당 지역에서 티베트어 사용을 촉진하던 과거 움직임을 뒤집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앞서 2020년에는 응아바자치주 초·중학교에서 수업을 티베트어 대신 푸퉁화로 진행하는 계획이 발표되자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면서 해당 계획이 유보된 바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교사와 학부모들은 이러한 중요한 정책 변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지 못했고 지난달 새 학기가 시작하면서 구두로 이를 이행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수업을 티베트어에서 푸퉁화로 진행하게 된 것과 관련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교사들과 긴급회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티베트어 교습이 금지된 후 현지 티베트어 교사들은 당국이 티베트어 교습을 허용한 지역으로 옮겨 가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RFA는 “티베트어 금지령은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언어와 문화를 제한한 중국 당국의 광범위한 ‘중국화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헌법에는 중국 소수민족들이 자신들 지역에서 고유 언어를 사용하도록 보장하고 있음에도 중국 당국이 이러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티베트는 중국이 1950년 침공해 이듬해 병합한 곳으로,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마찬가지로 서방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인권 침해가 이뤄진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달 초 자국 주최 국제회의에서 티베트자치구를 가리킬 때 사용해온 영문 명칭을 ‘티베트'(Tibet)에서 ‘시짱'(Xizang)으로 바꿨다.
티베트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통치권을 강화하고 중국으로의 동화 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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