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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중독환자 3명 중 2명 ‘의도적 중독’…20대가 가장 많아

연합뉴스 사진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절반 이상이 ‘치료물질’ 중독

응급실을 찾은 중독환자의 3분의 2는 자살이나 자해 목적 등으로 ‘의도적으로’ 독성물질에 노출된 환자로 조사됐다.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가 많았고,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최다였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14개 시·도 15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 내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를 벌이고 1차년도 보고서를 27일 공개했다.

국내 중독환자가 연간 10만 명 안팎, 총 진료비는 578억원(2021년 기준·건강보험통계연보)에 달하는 등 중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관련 정책 수립에 근거를 마련하고자 이번 실태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기간 15개 참여 응급실을 찾은 중독환자는 모두 5천997명이었다. 절반 가까이(45.8%)가 중증 중독이었고, 102명(1.7%)은 끝내 사망했다.

여성(56.2%)이 남성보다 많고, 연령별로는 20대(19.0%), 70대 이상(14.5%), 40대(14.4%), 50대(14.0%) 순이었다.

주요 노출 물질은 진통제, 진정제, 수면제 등을 포함한 ‘치료약물’이 51.5%로 절반 이상이었다. ‘가스류'(13.7%), ‘인공독성물질'(11.9%) 등이 뒤를 이었다.

10대에선 ‘치료약물’ 중독 비율이 80.0%로 특히 높았다. 60대에선 치료약물(33.4%) 다음으로 벌, 독버섯 등으로 인한 자연 독성물질(24.7%) 중독환자가 많았다.

발생 장소는 ‘가정 내’가 73.5%로 가장 많았다.

중독 발생 이유를 보면 의도적 중독이 67.2%였고, ‘비의도적’ 중독이 32.1%, 이유를 알 수 없는 사례가 0.7%였다.

의도적 중독엔 대다수를 차지하는 자살이나 자해 목적 중독(전체 중독의 60.7%)과 더불어 의도적인 약물 오용과 과용 등도 포함된다.

사고나 작업장 중독 등 비의도적 중독환자보다 의도적으로 독성물질에 노출돼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가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의도적 중독인 경우 가장 자주 노출된 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20.9%), 졸피뎀 (10.9%), 일산화탄소(9.2%) 등의 순이었다.

비의도적 중독의 경우 일산화탄소(19.3%), 벌 쏘임(18.5%), 기타 및 미상의 동물에 물림·쏘임(7.8%) 등의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

질병청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별 맞춤형 예방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치료약물 중독에 취약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중독질환 예방교육을 지난달부터 시작했으며, 향후 소아·노인 등에 대한 예방사업도 벌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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