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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무슬림 마을에 울려 퍼진 예수! 예수! 예수!

사진: 김봄 제공

[선교 통신]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공항에서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다시 30분 정도 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작은 시골 마을 킬레오(Kileo).

킬레오는 ‘술 취한’이라는 의미다. 마을 이름이 ‘술 취한’이다. 그런데 신기하게 술에 취한 사람들이 없다.

복음을 전하면 하던 일을 멈추고 복음을 듣기도 하고 기도해달라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절대로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 모든 것이 알라의 뜻이다.

비록 겉으로는 예의 바르고 선한 것 같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이들의 영은 술 취한 상태이다.

80% 이상이 무슬림인 마을답게 대부분 여자는 어린아이 노인 할 것 없이 히잡을 쓰고 다니고 남자들은 무슬림을 상징하는 모자를 쓰고 다닌다.

마을 구석구석 자리 잡은 모스크에서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기도 소리가 들려 나온다.

하지만 감사하게 모스크가 세워진 근처에 현지 목회자들이 세운 교회도 있다는 것이다.

여느 아프리카 마을처럼 아이들이 많다 보니 교회에는 어른들보다 아이들의 수가 훨씬 많다.

대부분 무슬림 가정의 아이들이고 부모의 손을 잡고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교회에 아이들이 많다고 하지만 교회에 출석하는 아이 중 모스크와 교회 양다리를 걸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내가 1년 동안 볼런티어로 섬기고 있는 그레이스 선교센터 내 교회만 하더라도 한 주는 모스크, 한 주는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을 위한 공과 교재는 언감생심.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딴 세상 이야기다. 교사로 헌신한 이들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레이스 교회만 하더라도 주일마다 애찬을 함께 나누는데 사정이 있어 애찬을 나누지 못했다면 다음 주에는 아이들의 수가 반으로 줄어든다. 아이들이 교회에 오는 즐거움은 밥이고 과자와 사탕이다.

물론 굶주린 아이들은 먹여야 한다. 예전 한국에서 초코파이와 삶은 달걀을 통해 복음이 흘러간 것처럼 밥과 사탕을 통해서 복음은 흘러가야 한다. 하지만 결국은 아이들의 기대는 예배여야 하지 않을까?

지난 1월, 이곳에 도착한 나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예배의 필요성을 느끼고 스와힐리어에 능통한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아이들을 위한 공과 책을 제작했다. 하지만 PDF 파일을 책으로 만드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한국 같았으면 일도 아닌 일이 이곳에서는 엄청난 일이었다. 복사기가 있는 인쇄소가 흔치 않았고 대량의 책을 제작할 만한 사람도 없었다. 결국, 아이들 손에 들려지기까지 두 달이 걸렸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기다림이었다.

그리고 교회 청년들을 교사로 세워 아이들과 함께 공과 공부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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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제공

자료가 넘쳐나는 한국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교제이기는 했지만, 아이들은 난생처음으로 색색의 색연필로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을,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를,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과 부활하신 예수님을 색칠하는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성경을 알아갔다.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뿐 아니라 마을 아이들에게 성경학교라는 특별한 날을 통해 복음을 선물해주고 싶었던 나는 한국의 여러 교회와 지인들에게 공문을 보내어 단기 팀을 모집했다.

코로나로 인한 해외여행 규제도 풀린 데다 많은 교회가 단기선교를 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었기에 소망을 품고 팀을 기다렸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신청은커녕 문의조차 하는 팀이 없었다.

하긴 이곳은 전기보급률도 낮고 인터넷도 제대로 터지지 않는 데다 머물만한 숙소도 변변치 않다 보니 팀을 받을 만한 상태가 되지 않기도 했다.

결국 우리 세 명으로서는 수백 명의 아이를 섬기기에는 무리이다 싶어 팀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는데 기도할수록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은 이미 훌륭한 팀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얼마 전에 교사로 헌신한 현지 청년들이었다. 이미 하나님은 팀을 예비해두신 것이었다. 성경학교의 계획을 이야기하자 청년들은 기뻐하며 기대했다. 날짜를 정하고 모일 때마다 성경학교를 위해 기도하고 준비했다.

전날에는 모두 함께 모여 시뮬레이션도 진행하였다. 바리바리 선물들을 싸 들고 와서 풍족하게 아이들을 섬겨줄 팀들을 기대하고 기도한 나에게 응답하신 최고의 팀이었다.

제대로 된 음향시설도 잘 훈련된 전문 리더도 없고 심지어 교재도 턱없이 부족했지만,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섬긴다면 아이들에게 선물 같은 한 날이 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학교마다 다니면서 홍보하고 전도했으니 200여 명 정도 아이들이 올 것이라 예상하고 선물과 먹을거리를 준비했는데 400여 명의 아이가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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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제공

히잡을 쓴 아이들. 맨발로 온 아이들.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아이들. 아이를 업고 온 아이들.

각양각색의 수많은 아이 중 제대로 갖춰 입은 아이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표정만큼 기대로 한껏 들떠있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소문을 듣고 구경 온 교회의 성도들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도왔다. 음식은 서로서로 나눠 먹었고 부족한 간식은 현지에서 조달하였다. 부족해 보였던 상품도 모두에게 풍족하게 돌아갔다. 오병이어의 기적이었다. 하나님의 전적인 개입하심이었다.

복음을 전하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찬양을 하고 운동회를 하면서 술 취한 마을에는 복음을 들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성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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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봄 제공

예수! 예수! 예수! 하고 뛰며 외치자 한 아이도 예외 없이 손을 들고 뛰어오르며 외쳤다.

안다. 분위기에 휩쓸려. 한때의 기분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성경학교가 끝나면 또다시 아이들은 모스크로, 논과 밭으로 간다는 것을.

이 수많은 아이 중 다음 주 교회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어쩌면 평생 교회 문턱 한번 밟아보지 못했을 무슬림 아이가 오늘 예수에 대해 알고 예수! 예수! 예수! 외친 것만으로 하나님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부디 오늘의 기억이 예수! 예수! 예수로 이어지기를. 그래서 술 취한 마을에 예수가 덮이기를.

탄자니아=김봄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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