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여성들의 국립공원 출입을 금지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성들의 출입이 금지된 국립공원은 아프간 바미얀주(州)에 있는 반드-에-아미르 국립공원이다.
모하마드 칼레드 하나피 아프간 선악(virtue and vice)부 장관 대행은 여성들이 이 공원 안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며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여성들의 출입을 금지할 것을 성직자들과 보안기관들에 요청했다.
2009년 아프간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특히 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많은 곳이어서 여성 출입 금지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공원을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이 공원은 호수를 중심으로 특이한 지질학적 구조와 자연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하나피 장관 대행은 좋은 경치를 보기 위해 공원에 가는 것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아프간 톨로뉴스가 전했다.
바미얀주 성직자들은 공원을 방문해 규칙을 따르지 않은 여성들은 모두 외부인들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시아파 울레마(이슬람 신학·율법학자) 평의회 의장인 사예드 나스룰라 와에지는 톨로뉴스와 인터뷰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거나 엉성하게 착용하는 데 대한 불만이 있다”며 “그런 여성들은 바미얀 주민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리암 솔라이만킬 전 의원은 X(옛 트위터)에 올린 시에서 “우리는 돌아올 것이다. 나는 확신한다”고 썼다.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페레스타 아바시는 ‘여성 평등의 날’에 여성들의 공원 출입이 금지됐다며 이는 “아프간 여성들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아프간 인권 상황 관련 유엔 특별 조사위원인 리처드 베넷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와 아프간 문화를 따르기 위해 여성들의 반드-에-아미르 공원 출입을 막는 게 왜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2021년 8월 미군 철수 후 재집권한 탈레반은 여성들의 교육은 물론 미용실 이용 등을 금지해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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