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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푸르 대학살 재연되나…수단 군벌 분쟁 사망자 2천명 넘어

▲ 수단 정부군을 이끄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엔 구호 조정관 “다르푸르 상황 이제 인도적 재앙으로”

수단 군벌 간 무력 분쟁이 석 달째로 접어든 가운데 사망자 수가 2천명을 넘어섰다고 AFP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분쟁 감시단체인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수단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2천명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에는 서부 다르푸르에서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과 아랍 민병대의 민간인 공격이 기승을 부리면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유엔과 현지 활동가들의 전언이다.

최근에는 RSF의 민간인 공격을 비판한 서다르푸르 주지사가 납치 살해되는 일도 있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긴급구호 조정관은 “다르푸르의 상황은 빠르게 인도적 재앙이 되고 있다. 세계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절대”라고 강조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서다르푸르 등에서 지금 벌어지는 참상은 20년 전의 끔찍한 다르푸르 대학살을 떠올리게 한다”고 우려했다.

2003~2004년 수단 서부 다르푸르에서는 오마르 알바시르 당시 대통령 정부가 차별에 대항하기 위해 무장 봉기한 비아랍계 주민들을 아랍계 잔자위드 민병대를 동원해 진압하는 과정에서 약 30만명이 목숨을 잃고 160만명이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됐다. 당시 아랍 민병대 사령관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재판을 받고 있으며 알바시르 대통령 등 다른 관련자들도 ICC가 기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정부군과 RSF의 치열한 싸움을 피하려는 피란민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피란민은 220만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53만명은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로 갔다.

격전지인 수도 하르툼에서 대피한 모하마드 알-하산 오스만은 “최악의 예상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전쟁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며 “우리 삶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집에 돌아가야 할지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낙담했다.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수단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RSF는 민정이양 후 조직 통합과 통합 조직의 지휘권 문제로 갈등하다가 지난 4월 15일부터 본격적인 무력 분쟁에 돌입했다.

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민간인들에 대한 구호 활동이 가능하도록 양측 군벌에 휴전을 촉구했지만, 군벌들은 휴전에 합의하고도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한편, 무력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웃 국가 남수단의 석유 수출도 지장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남수단 석유부의 기술 자문인 아와우 다니엘 추앙은 “석유 생산량은 하루 17만 배럴로 기존과 동일하지만, 수단 군벌 간 전쟁으로 석유화학 제품과 연료, 관련 장비 공급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남수단은 전체 국가 예산의 85%를 석유 매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육지로 둘러싸여 있는 탓에 수출을 위해서는 수단의 송유관과 정유 시설 등을 이용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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