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손은식 칼럼] 태국인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기도

사진: 손은식

저희가 떠난 이 길이 무슨 세계의 영적 지형도를 바꾸기 위한 길이 아님을 압니다. 그렇다고 불교 국가인 태국의 영적 변화를 위함도 아닙니다. 프레이포유 연합은 거리의 예수님이 지금도 여전히 가난하고 소외된 자와 함께 계시고 전 세계 어디를 가든 거리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음을 먼저 경험하고, 또 거리 사역 일기를 통해 동역자들에 알리기를 원하고, 그렇게 매일 거리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삶이 가장 가치 있고 혁명적인(?) 삶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대로 살기 원했던 것입니다.

사실 개인적인 바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 곳곳의 현장에서 프레이포유로 살아갈 때 이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의 가치에 공감하며 동참하는 분들이 생기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제 바람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그것을 목표로 둔 선교 여행이 아니고 제겐 현재의 삶이 가장 행복하니까요.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가족은 걸립니다. 가족은 이 삶을 살기로 스스로 결정한 것은 아니잖아요. 제가 아무리 좋아도 가족도 함께 좋아할 수는 없고, 또 그것을 강요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태국에서 3개월간 먼저 거리 사역을 해보며 이곳이 하나님이 보내신 곳인지 알기를 원했고 동일하게 가족도 과연 이 땅이 정착할만한 곳인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2개월이 지난 지금 결론은 어느 정도 났습니다. 그것은 다음에 따로 나누길 원합니다.

태국에서 1년 이상 살아본 분이라면 대부분 동일하게 말씀하십니다. 태국에서 한국 사람이 살아가기가 얼마나 쉽지 않은지. 은퇴 이민이나 단순 관광을 위한 여행은 태국이 정말 좋은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아니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닌 사역 또는 사업, 일을 하기위해 자녀들과 함께 태국에서 살아가기는 정말 힘든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사역의 형태가 바뀌면 삶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아는 분도 있겠지만 저희 가정은 프레이포유 연합으로 떠나오며 서울의 삶을 완전히 정리하고 출발했습니다. 저 또한 46년간의 한국의 삶을 대부분 정리했습니다. 이제 한국에 다시 돌아가더라도 갈 곳은 부모님댁 뿐입니다. 프레이포유 연합은 남은 삶을 유목민의 삶으로 끝까지 살아가기를 택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떠나는 국가로 태국을 택한 것은, 프레이포유 연합이 전 세계로 나아가는 길고긴 여정 중에 가장 힘들고 어려운 길을 맛보길 원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임을 도착하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태국에서 거리 사역이 끝나면 또 어디로 떠날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 이 땅을 떠날지 모르면서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성경은 그러지 말라고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말합니다. 그저 오늘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준 선물과 같은 하루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면 됩니다.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잠언 27:1)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야고보서 4:14)

​사역 장소는 달라졌지만 내용은 바뀌지 않습니다.

​태국의 거리에서 만나는 분은 생전 처음 기도 드리는 분이 많습니다. 주변에서 그리스도인을 접하기가 힘든 곳이기에 한 번 드리는 기도가 이 분의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태국에서의 기도는 다른 환경, 다른 국가에서보다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님께 이 한 번의 기도가 이 분의 삶을 바꿀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드립니다. 생전 처음 드리는 기도, 손을 잡고 처음 받는 기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기도의 예배에 집중합니다. 사실 저는 그 한 번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믿고 기도합니다. 주님이 거리의 그 분을 정확한 시간에 만나게 하셨고, 기도 드리는 그 옆자리에 함께 계셨고, 그 한 번의 기도의 예배를 받기 위해 주님께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준비해오셨는지 10년간의 프레이포유 서울 사역을 통해 잘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장소와 환경이 바뀌니 기도 제목도 변합니다.

​서울에서 거리 사역을 하면서 만나는 거리의 분들께는 “살아계신 하나님이 지금 바로 옆에 계심을 알게 해주옵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만나는 분에게 “당신의 곁에 지금 하나님께서 계시고 그 하나님께서 당신을 깊이 만나기를 원하십니다”라며 끊임없이 말씀드렸고 또 기도했습니다.

​그러다 영등포역 광장, 종각역 지하 광장에서 독거 할머님 할아버님들께서 모이기 시작하자 그분들에게는 다른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분들의 지난한 삶의 여정 속에서 일어난 수많은 일들로 인해 현재 참 자유함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셨고 그런 기도제목을 말씀하셨기에, 그분들의 손을 잡고서는 “지금 하나님께서 할머님 할아버님의 삶을 자유롭게 하기를 원하십니다. 오늘의 이 만남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것으로 할머님 할아버님의 간절한 기도와 바람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만남을 통해 주님은 할머님 할아버님의 삶의 모든 무거운 짐을 주님 앞에 올려드리기를 원하고 또한 모두 내려놓기를 원하십니다.” 그렇게 말씀드렸고 또 기도드렸습니다. 그리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남으로 눈물도 아픔도 없는 천국을 이 땅에서 먼저 맛보기를 위해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곳 태국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만나는 거리의 분이 이전에 알던 헛된 신이 아니라 살아계신 유일신 야훼 하나님을 만나게 하옵시고, 이제부터 그 살아계신 하나님만 바라보며 그분과 동행하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기도는 항상 변합니다. 기도 드리는 대상이 바뀌면 기도의 내용 또한 변합니다. 기도의 변화는 모두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로 드리는 기도 속에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야 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을 전해야 합니다. 그래서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마음을 향하여 항상 그분을 의식하고 그 날 그 시에 주시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프레이포유의 기도는 항상 살아있고 그 기도를 들어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임재 또한 항상 현장에서 나타납니다.

​프레이포유 연합은 기도하며 거리를 걷습니다. 이렇게 걷는 이 길이 하나님께서 명하신 길임을 믿으며 걷습니다. 단 한순간이라도 하나님이 아닌 개인의 뜻과 의지대로 걷는 길이 아니기를 또한 기도합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일하심을 눈으로 봅니다.

​* 태국 치앙마이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아버님과 함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이 분을 지켜주옵소서”

* 태국 치앙마이 타패게이트 앞에서 만난 어머님과의 기도

[복음기도신문]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다 2023년 초 태국으로 사역지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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