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콩강이 최악의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면서, 메콩강을 건너 탈출해야 하는 탈북민들의 신변이 위협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최근 전했다.
중국이 지난 1996년부터 메콩강 상류 일대에 11개의 크고 작은 댐을 우후죽순 건설하면서 이 댐들이 메콩강 수류를 막아 2020년 기준, 평균 7미터였던 강 수위가 2미터로 기존 3분의 1 수준도 안 되게 낮아졌다.
메콩강 일대를 촬영한 최신 위성사진에 따르면, 과거 물로 채워졌던 메콩강 하류 유역 강 바닥에 모래톱으로 변형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강폭도 매우 좁아졌다.
2019년 중국에서 육로를 통해 라오스로 이동한 뒤 메콩강을 건넜던 탈북민 이해연(가명)씨는 “제가 오기 2년 전에 건너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가끔 배가 물에 뒤집히는 사고가 있어서 물에 빠진 사람도 있다”고 회고할 정도로 메콩강 수위가 높았다고 전했다.
한국의 탈북민 지원단체인 탈북자 동지회 서재평 국장은 주요 탈북 루트 즉 경로였던 메콩강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발각 위험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서 국장은 “양쪽에 브로커들이 경비가 어느 쪽이 약한지를 예상해서 빨리 메콩강을 도강하는데, 강이 말라버리면 노출되거나 발각될 위험이 많아 건너는 탈북민에게는 위험이 배로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을 떠나 메콩강을 건너 제3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곤 했던 탈북민들으로선 자유를 눈 앞에 두고 큰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면 10분 남짓했던 거리를 말라버린 강바닥을 걸어 이동할 경우 1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발각될 위험도 높아졌다.
메콩강 일대에서 직접 탈북자 구출활동을 펴왔던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의 지철호 구출팀장은 구출활동이 더 어렵게 됐다면서 “과거에는 강 하나가 세 나라의 국경이었다. 이전에는 여러 목적으로 그 강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강이 말라가면 공산권 국가 같은 경우, 뭍이 드러나면 국경 경계에 대한 부분이 강화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서재평 탈북자 동지회 국장은 이미 탈북자들이 말라버린 메콩강 탓에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사례가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민이) 탈출 과정에 곤명이라는 중국 국경도시까지는 잘 갔고 강을 건너는 과정에 국경 경비에게 잡혀 감옥에 잡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만큼 최근에 메콩강을 건너는 사람에게는 메콩강 수위가 말라버린 게 굉장히 위험성이 높아진 경우”라고 설명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탈북자 수는 2011년까지 연간 2000~3000명 수준이었으나 김정은 집권 직후인 2012년부터 연 1000명 대로 급감한 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인 2020년 229명, 2021년 63명에 그쳤다.
로버타 코언 북한인권위원회 명예 공동의장은 지난 18일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67명에 불과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초,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코로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북한 역시 조만간 중국과 국경을 다시 개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지난 3년 간 뜸했던 탈북 행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탈북의 사실상 최종 관문이자 주요 탈북 루트인 메콩강 하류가 강바닥을 드러내면서 탈북자들과 탈북 구출단체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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