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천만명이 경제적으로 취약…경기 불안시 빈곤층으로 내려갈 수 있어
인도네시아의 극빈층 비율은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빈곤선 아래에 머물고 있으며 절반 가까이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은 ‘인도네시아 빈곤 평가 보고서’를 통해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 내 하루 소득이 1.9달러(약 2천514원) 아래인 극빈층의 비율이 1.5%라고 밝혔다. 2002년만 해도 19%가 극빈층이었지만 20년 만에 1%대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극심한 빈곤 퇴치를 정부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내년까지 극빈층 비율을 0%대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하루 소득 기준을 3.2달러(약 4천235원)로 올린 빈곤선을 기준으로 볼 땐 16%가 여전히 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층 비율이 61%를 기록했던 2002년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지만, 지금도 4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빈곤층인 셈이다.
WB는 또 인도네시아인 절반에 가까운 1억2천만명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이는 전염병이나 자연재해, 경기 침체와 같은 충격이 올 때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사투 카코넨 WB 인도네시아 담당 국장은 이런 경제적 불안을 줄이려면 더 나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야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생계가 유지될 수 있어서다.
또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자연재해 등의 충격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WB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1년 사이 인도네시아에서는 300번이 넘는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으며 인도네시아인 70%가 기후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건강보험이나 실업급여와 같은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하고 의무 교육 등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세수를 늘리고 에너지나 농업 관련 보조금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의 조세 수입은 국내총생산(GDP)의 11∼12% 수준이지만 인도네시아는 2021년 기준 9.11%에 불과해 GDP 대비 정부 수입 비율이 낮은 나라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정부도 지난해 부가가치세율을 10%에서 11%로 올렸고 2025년에는 12%로 다시 1%포인트 올리기로 하는 등 세수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 자카르타 주립대학의 디안타 세바양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8월 기준 인도네시아 노동자의 59%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어 경기에 따라 소득이 크게 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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