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TGC 칼럼] 목회 계승의 세 가지 원칙

사진: Unsplash의 Parker Johnson

목회 계승은 복잡한 문제이다. 사실 복잡하지 않다면, 그게 더 말이 안 된다. 영적, 정서적, 제도적 역학 관계를 다 같이 다루는 것은 항상 복잡할 수밖에 없다. 특히 관계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목회 계승은 더더욱 그렇다. 그러함에도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얼마든지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약 4년 전 임마누엘 내슈빌 교회에서의 담임 목회자 전환 기간은 독특하고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장로들은 나의 전임자인 레이 오틀룬드 목사와 함께 힘을 합쳐서 애초 모두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관계적으로 현명하고 또 온전히 성령님에게만 의존하는 계승의 길을 계획했다. 그 모든 과정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인도하신 길이었다. 물론 되돌아보면 개선할 부분도 있지만, 나는 앞으로도 그때와 똑같이 뛰는 심장으로 행복한 목회의 길을 걸을 것이다.

다음은 임마누엘 교회에서 누린 즐거운 경험과 그 이후 몇 년간의 신학적 성찰에 기초해서 뽑아낸 목회 계승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이다. 

1. 차분하게 또 전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기 

주님께서 요셉을 돌보셔서, 그가 하는 일은 무엇이나 다 잘되게 해주셨기 때문이다. (창세기 39:23)

전환기를 맞은 교회는 예수님만 바라보지 않고 이런저런 계획과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쉽다. 그러나 창세기 39:23이 강조하는 길은 우리의 그릇된 경향과 정반대되는 방향이다. 모든 축복은 신실한 자에게 내려주시는 주님의 준비하심으로 인한 것이다. “주님께서 요셉을 돌보셔서, 그가 하는 일은 무엇이나 다 잘 되게 해주셨기 때문이다.” 이 구절은 요셉이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는 게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신실하고 올바른 방법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넓은 축복의 길을 주심으로 그의 능력을 넓히신다. 따라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긴장을 푸는 것이다.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은 우리의 위대한 지혜가 아니라 위대한 하나님이시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사용하신다. 제도적 정착 과정이 성공했다고 칭찬하는 데 신중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많은 계획이 성공하는 것은 모범 사례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최고의 구원자가 계시기 때문이다. 

모든 목회 계승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능력 있는 복음의 본질에 “더욱 유념”하는 것이다(히브리서 2:1). 목회 계승이 교회 전체를 뒤덮어서는 안 된다. 그러한 때일수록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차분하고 확신에 찬 믿음이다. 그 믿음은 가장 본질적인 요소, 즉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누리는 데에서 비롯한다.

2. 뜨거운 기도

베드로가 감옥에 갇히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다. (사도행전 12:5)

특별한 필요는 특별한 기도를 요구한다. 사도행전 12장을 보면, 사랑하는 목사인 사도 베드로가 감옥에서 살아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진 예루살렘 교회는 그를 위해서 갑절로 기도했다. 이 사건이 목회 계승과 어떤 관련이 있음은 명확하다. 

사랑이 넘치는 교회일수록 목회자를 잃는다는 생각에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건 당연하다. 그러나 위기의식은 기도에 활력을 준다. 물론 적절한 계획도 세워야 한다. 성경은 현명한 계획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그러나 진정한 확신은 우리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의 계획에 함께하심을 아는 데서 나온다. 그리고 그러한 확신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뜨겁고 전적으로 의지하는 기도뿐이다. 

우리 교회에서 목회 계승 기간에 실천했던 하나님을 찾는 방법의 하나는 온 성도가 함께 모여 하나님의 축복을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었다. 동시에 이 모임을 통해서 우리는 목회 계승에 대한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피드백을 듣고, 교회와 도시를 위해 최전선에 선 기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기도회는 정기적인 의사소통뿐 아니라 성공적인 계승에 필요한 관계의 형평성을 구축하게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모임을 통해서 교인들이 올바른 관점에서 목회 계승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무슨 관점인가? 바로 목회 계승을 우리 교회의 가장 큰 사명인 하나님께 어떻게 영광을 돌릴 것인가의 관점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3. 사랑을 표현하라

그리고 모두 실컷 울고서, 바울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그들을 가장 마음 아프게 한 것은, 다시는 자기의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고 한 바울의 말이었다. 그들은 배 타는 곳까지 바울을 배웅하였다. (사도행전 20:37-38)

복음을 통해 예수님은 이 땅에서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관한 사회적 생태계를 창조하셨다. 예수님은 그 새로운 생태계를 교회라고 부른다. 그리고 우리는 사도행전 20장에 나오는 바울과 에베소 장로들의 가슴 아픈 이별 장면을 통해서 사랑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목회 승계를 생각하는 교회라면 담임 목사의 사역으로 인해 축복받은 교회일 가능성이 크다. 목회 승계는 일반적으로 안정되고 성숙한 사역의 표시이며 퇴임하는 목회자에 대한 감사를 수반하기 마련이다. 감사와 이별의 슬픔은 성공한 목회를 의미한다. 목회 승계는 단지 최고경영자가 바뀌는 게 아니라 슬픔과 기쁨의 뒤섞임이다. 

내 전임자를 통해서 나는 교회가 목회 계승이라는 전환기를 잘 넘기는 유일한 방법은 퇴임하는 목사에게 교회의 애정을 충분히 표현하는 것이라는 점을 배웠다. 전임자가 바른 목회를 했다는 것을 알고, 그에 대한 교회의 사랑을 표현하고 당연히 경의를 표해야 할 곳에 표할 때 비로소 교회는 자유로운 마음으로 차기 담임 목사와 마음과 손을 잡고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된다. 

목회 계승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조직적이고 절차적인 것이 아니라 영적이며 관계적인 것임을 바로 깨닫길 바란다. 영적인 부분은 깔끔하게 정리할 수 없다. 게다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교회마다 관계의 측면에서 다 다르다는 점이다. 따라서 목회 계승에는 교회마다 독특한 지도가 필요하다. 

나는 여러분의 교회를 모르기에 지도(map) 같은 걸 보여줄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소개한 세 가지 원칙을 참고로 해서 여러분의 교회가 하나님에 대한 믿음,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의존, 지도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목회 계승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길 간절하게 기도한다. 

원제: 3 Principles for Pastoral Succession

T. J. 팀즈 T. J. Tims | T. J. 팀즈는 Immanuel Nashville 교회 담임 목사이다. University of Aberdeen(PhD)과 King’s College London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제보 및 문의: 

Print Friendly, PDF & Email

관련 기사

20241121_Workplace
[GTK 칼럼] 그리스도인과 직장 I
irises-van-gogh-241120
[TGC 칼럼] 슬픈 이야기가 필요하다
20241120_KBS
[정성구 칼럼] KBS 위에 뜬 무지개
Sam-moghadam unsplash
[GTK 칼럼] 우울증(3)

최신기사

스페인 발렌시아, 홍수 후 재난 극복 위해 국가 차원의 연대와 협력 일어나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우간다 성도, 회심 17일 만에 살해돼
핀란드, 젊은 여성들 기독교와 멀어지고 무신론 증가
[오늘의 한반도] 행동하는프로라이프, 낙태법안 개정의 조속한 이행 촉구 외 (11/22)
[오늘의 열방] 美 콜로라도주, 동성결혼 웹사이트 제작 거부 기독교 사업가에 150만달러 합의금 지불 판결 외 (11/22)
[GTK 칼럼] 그리스도인과 직장 I
“차별금지법 독소조항 담은 제주평화인권헌장 폐지하라”
Search

실시간최신기사

Valencia-241121
스페인 발렌시아, 홍수 후 재난 극복 위해 국가 차원의 연대와 협력 일어나
20241122_Uganda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우간다 성도, 회심 17일 만에 살해돼
Finland-241121-unsplash
핀란드, 젊은 여성들 기독교와 멀어지고 무신론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