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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외로운 대한민국

Unsplash의 Mykyta Martynenko

대한민국의 톱 가수 현미 씨가 세상을 떠났다. 들리는 말로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고독사>란 말도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가족이 해체됨으로 노년뿐만 아니고, 중년도, 청년도 의지할 곳이 없어졌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자포자기하면서 죽음에 이르는 고독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필자가 아는 선배 교수님은 평소 건강으로 단련된 몸이었으나, 부인과 사별한 후 고독하게 지내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죽은 지 일주일 만에 시신이 발견되었고, 그가 가지고 있던 재산을 양아들이 모두 가져갔단다. 인생의 마지막이 참으로 헛되고 헛되었다.

이제 우리나라는 50세만 넘으면 은퇴하는 시대다. 자녀 교육에 올인하던 장년들은 역사의 퇴물이 되어가고 있고, 소외계층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러니 젊은이들은 대학입학금도, 등록금도 없고 대학을 나와봐야 일할 곳이 없다. 일 없고 돈 없으면 외톨이가 되고, 외톨이가 되면 외부와 소통이 끊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 끊어지니 주로 스마트폰에 의지하고 산다. 요즘 가족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니 한 집에 있어도 각자 스마트폰에 빠져 있어서 가족끼리, 부부끼리 대화가 끊어지고 소통이 안된다. 하기는 초등학생들마저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부모와 조부모와의 대화도 없어졌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이웃과의 소통과 가족 간의 소통은 더욱더 어려워졌다.

문제는 노년층과 빈곤층이 늘어나서 경제적 소외층이 갈 때가 없어서 고시촌에 들어가서 살지만, 그마저 월세를 감당 못해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가족이 해체되니 말할 때도 없고 기댈 때가 없다. 그러니 술로 절망을 이겨보려고 하지만 결국 아까운 청춘들이 꿈 한번 펴지 못하고 자취방에서 몇 달 만에 미라로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물론 <외로움>과 <고독>은 다른 뜻이라고 한다. 외로움은 단절이지만, 고독은 자신이 스스로 택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 생각에 <외로움>은 <고독>을 가져오고, <고독>은 곧 <외로움>이지 싶다. 하기는 문학이나 예술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고독을 즐기고 승화해, 보다 좋은 작품을 낸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 대한민국 국민은 창작을 위해 고독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고독>과 <외로움>은 우리 사회의 질병이자 사회안전망이 작동 안되는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겉으로는 K-POP, K-방산, K-culture 하지만 그 빛과 그림자는 확연히 다르다. 사람들은 소외된 사람들에게 무심하다. 소외된 사람은 소통도 안된다. 더구나 노인과 장애인들은 갈 때도 없고, 기댈 때도 없어 방황하고 있다. 하기는 선한 이웃들이 무료급식이나 복지에 도움을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대한민국의 노인과 중년과 청년과 장애인들의 텅 빈 고독과 외로움을 달랠 길 없다. 1인 가구가 늘어나니 인구는 절벽이고, 결혼을 할래야 할 수도 없다. 설령 결혼을 한다 해도 집도 없고, 반듯한 직장이 없기에 알바를 두 세게 해야 겨우 입에 풀칠하는 시대이다. 더구나 자녀 생산은 꿈도 못 꾸는 시대이다.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다 대출을 받았다가는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면 회생 불가능한 신용불량자가 되고 만다.

그럼에도 지금 정치권은 배부른 쌈박질에 여념이 없다. 수백 수천억을 도적질하고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자(者)들이 있는가 하면, <법 가지고 장난치고>, <법 가지고 이용해 먹고>, <법 가지고 수백가지 해택>을 만들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일하지 않고, <자기 정치>, <자리 안보>만을 위해서 일하고 있으니, 지방자치 장들과 국회의원들은 요즘 하는 일이 겨우 문화관광 사업이라고 해서 <둘레길 만들기>, <출렁다리 만들기>, <정원 만들기>에 수백, 수천억 원을 쏟아붓고 있다. 다 좋은데 이 땅에 죽어가는 청년들, 절망적인 노인네들과 장애인들을 돌봤으면 한다. 외형적 업적을 내세워서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정책만 하지 말고, <병든 국민>, <고독한 사람>, <소외된 사람>들에게 빛을 주어야 한다.

이 일에 국가만 할 것이 아니고, 종교계 특히 기독교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교회가 중산층 이상의 성도들만 붙잡고 해외 선교와 교회당만 크게 지을 것이 아니라,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이라는 이 땅에 발을 딛고 자는 자들이, 더 이상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다 고독사를 맞는 사람들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본다. 빛나는 업적 위주의 사업보다, 소통의 끈이 떨어진 고독하고 외로운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껴안아 주는 교회가 되었으면 한다. 정신 건강 의사나 상담사의 역할들도 참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복음>을 잘 깨우쳐서 마음을 위로하는 정도가 아니라, <영혼의 빛>을 비추어서 새 생명을 얻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인간은 홀로 살 수가 없다. 성경 창세기에 하나님은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시면서 <돕는 배필>을 주셨다.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은 <외로움>과 <고독>을 이기는 근원이 된다.

하나님은 우리가 가장 외롭고 고독할 때 찾아오시는 분이시다. 야곱이 부모를 속이고, 형을 속이고 인간의 패자가 되어 외삼촌 집으로 도망하다, 벧엘 광야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난다. 나는 목사로서 “대한민국 사람들이 이 처절한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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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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