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남녀 직원에게 5월 5일까지 재택근무 지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유엔(UN) 현지인 여성 직원의 근무를 금지하자 유엔이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현지 활동 중단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유엔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여성 직원 근무 금지 조치는 국제법 위반이며 유엔은 그 조치에 따를 수 없다고 밝혔다.
유엔은 “탈레반 정권은 이 금지 조치를 통해 유엔으로 하여금 아프간 국민 지원과 규정 준수 사이에서 끔찍한 선택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정권이 관련 금지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아프간 내 구호 활동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dpa통신은 “유엔이 아프간 내 활동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유엔은 현지 운영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현지인 남녀 직원 3천300여명에게 다음 달 5일까지 집에 머무르라고 지시했다.
앞서 유엔은 탈레반 당국에 의해 현지인 여성 직원의 유엔 사무실 출근이 막히자 지난 5일부터 전체 현지인 직원에게 당분간 출근하지 말 것을 통보했는데 이 조치가 연장된 것이다.
유엔은 현재 아프간에서 여러 비정부기구(NGO)의 구호 활동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원하고 있다.
유엔이 현지 활동을 중단하면 최악의 경제난으로 신음하고 있는 아프간 국민의 어려움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이번 성명에서 아프간 국민의 위기와 관련한 어떤 부정적 결과도 탈레반 정권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재집권 후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엄격하게 적용하며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활동을 막아서고 있다.
현재 여성들은 공원, 놀이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이 금지됐으며 얼굴까지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이 의무화됐다.
특히 중·고등학교 여학생 교육을 불허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이슬람 복장 규정 위반을 이유로 대학 여성 교육까지 금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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