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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칼럼] 사회 문제에 관한 예수의 가르침(Ⅱ)

▲ 사진: pixabay

<역사적 예수 논구 시리즈>

. 사회적 소외자에 대한 배려

1. 사회적 약자를 돌보라

예수의 비유에 의하면 최후 심판 때 임금은 의인과 악인을 양과 염소를 분별하듯 가리어 낸다. 이 때 심판의 기준이라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선행(善行)이다. 임금은 의인에게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마25:34)라고 말씀하신다. 그 이유란 이들이 행한 가난하고 병약하고 갇힌 자를 돌봄이다. 복음서 저자 마태는 사회적 약자(弱者)에 대한 예수의 말씀을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마 25:35-36).

이에 반하여 저주받은 자들에게 임금은 심판을 명하신다: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라”(마 25:41). 그리고 임금은 그 이유를 다음같이 말씀하신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와 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지 아니하였느니라”(마 25:42-43).

여기서 심판자인 임금은 자신을 사회적으로 주리고, 목마르고, 병들고, 옥에 갇히고, 나그네된 자들과 동일시 한다. 저주 받은 자들은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하여 게을리하고 돌아 보지 않은 자들이다.

2. 사회적 약자에게 한 것은 바로 주(主)께 한 것이다.

최후의 심판 때 임금은 의인(義人)들에게 말씀하신다: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마 25:34-36). 이에 의인들은 놀라서 임금에게 반문한다: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마 25:37). 이에 임금은 사회적 약자에게 한 것이 바로 자기에게 한 것이라고 대답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

이와는 대조적으로 임금으로부터 정죄의 심판을 받은 자들은 임금에게 반문(反問)한다: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이나 목마르신 것이나 나그네 되신 것이나 헐벗으신 것이나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공양하지 아니하더이까”(마 25:44).

임금의 대답은 사회적 약자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자기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다. 여기서 인자는 자신을 사회적 약자와 동일시 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마 25:45).

인자는 지극히 작은 소자에 대하여 한 것이 곧 자기에게 한 것이며, 지극히 작은 소자(小子)란 주린 자, 목마른 자, 나그네 된자, 헐벗은 자, 병든자, 옥에 갇힌 자라고 말씀하신다(마 25:46). 그들은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

3. 사회적 약자에게 선을 베푼 것에 대하여 상을 주신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에서는 지극히 작은 자에게 베푸는 지극히 작은 선(善)도 포상할 것을 말씀하신다: “또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마11:42). 예수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셨으나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의 평화와 정의와 사랑의 실천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치신다. 하나님의 나라는 바로 이 땅에서 사회적으로 가난하고, 병들고, 갇히고, 헐벗은 자들에 대한 사랑의 만남과 이들과의 공감(共感)적인 나눔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나사렛 예수는 부유하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자들을 적대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수는 가진 자들이 지닌 부와 권력을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병들고 갇히고 헐벗은 자들과 나누고 이들을 돌보는 데 쓰라고 요구하신다. 예수는 오늘날의 언어로 말하자면, 사회복지(社會福祉)에 관하여 말씀하신 것이다. 이 지상에는 완전한 평등은 있을 수 없다. 인간의 능력과 환경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는 가진 자들이 사회적으로 덜 가진 자들에 대하여 배려하고 나누는 공감적이고 겸허한 태도를 가질 것을 가르치고 계신다.

예수의 이러한 가르침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그리고 2008년 미국 발(發) 금융위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사회적으로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있는 소외된 이웃에 대하여 오늘을 사는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이 가져야할 공감의 태도에 관하여 교훈하는 귀중한 메시지이다.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부정규직의 부당한 처우 문제는 정규직 노동자와 경영자측이 자기의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할 때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경영자들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근로자는 경영자 측의 어려운 경기 여건을 고려하여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동의하는 협력은 예수가 가르치신 황금율의 윤리가 반영될 때 가능할 수 있다.

4. 예수는 사회적 구조적 문제의 해결사는 아니다.

형과 재산 분쟁에 있는 한 사람이 예수에게 와서 재산을 나누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선생님 내 형을 명하여 유산을 나와 나누게 하소서”(눅 12:13). 예수는 이 요청을 거절하면서 말씀하신다: “이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장이나 물건 나누는 자로 세웠느냐”(눅 12:14). 당시 사람들은 예수를 법적 사건이나 유산 분쟁을 해결하는 일반적인 랍비로 보았다. 그러한 재산권 분쟁일을 처리하는 일은 당시 랍비의 의무에 속했다.

그러나 예수는 자신의 임무는 세속적인 분쟁의 해결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는 일이라고 천명하시고 그의 요구를 거절하신다. 그 대신 인간의 탐심과 소유에 집착한 삶의 방식을 비판한다: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눅 12:15). 그러면서 부유한 농부의 비유로 교훈하신다: 재물을 축적한 한 부자가 하늘 나라의 의(자선과 구제와 사회봉사 등)에 재물을 저장하지 않고 자기 곳간을 더 크게 짓고 저장하고자 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오늘 밤에 그의 영혼을 불러가시면 그의 축척된 재물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고 경고하신다(눅 12:16b-21). 예수의 사명은 정치나 사회의 분쟁 해결이 일차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하여 부요한 마음”(눅 12: 21)을 갖도록 회개의 촉구,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도록”(마 6:33) 삶의 방식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다.

예수의 가르침에 의하면 가정이나 사회의 재산권 분쟁이나 노사 관계나 논쟁에 대한 해결사 노릇을 하는 것이 교회 본연의 직무가 아니다. 그러한 구체적인 사회적 갈등 및 사회구조 변혁의 문제는 기독교적으로 생각하는 신자들이 만든 선교회나 시민운동이나 사회문제연구소에 맡겨야 한다.

교회는 사회기관이나 국가기관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정과 정의로써 해결하도록 하는 기본이념과 가치관을 제시해야 한다. 교회는 일차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복음의 전당이다. 복음의 전당인 교회는 사회기관이나 국가기관이 풀어야 할 세속적 사회나 정치문제에 얽혀 들어가서는 안된다. 교회는 여야(與野)라는 파당성을 넘어서 하나님의 관점이라는 초월적 차원에서 이 문제들을 보고 그 해결의 이념을 제시해야 한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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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 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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