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추위에 얼어 죽을까 봐 두려워요”
이라크 난민들이 겨울철을 맞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보다 추위 때문에 생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5일 보도했다.
뉴스에 따르면, 이들 일부 난민들이 거주고 있는 이라크 북부 지역은 고도가 높고 산악지대으로, 겨울은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는 데다 강풍이 심하고 비와 눈이 많이 내려 매우 습하다.
제대로 된 거처와 월동장비가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곳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겐 겨울은 치명적이다.
피란민이 임시로 사는 천막으론 겨울을 나기엔 어림도 없다.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난방시설은 물론 유리창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난방 연료가 변변치않아 구호단체가 두고 간 종이 상자 조각을 태워 몸을 녹여야 하는 처지다.
맹추위를 막을 집이나 난로는커녕 기루와 딸들은 지금 양말도 신지 못했다.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이라크 난민촌을 돕는 데 역부족인 구호단체들은 국제 사회에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 단체들이 요즘 거의 매일 내는 호소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winter'(겨울)와 ‘urgent'(긴급한)다.
ISIS 사태로 올해 1월부터 이라크에서 발생한 피란민은 190만 명 정도다. 이중 절반 정도가 겨울 추위가 극심한 이라크 북부로 향했다. ISIS가 중서부를 장악한 탓이다.
이라크주재유엔사무소(UNAMI)의 집계에 따르면 이 중 100만 명이 월동준비가 되지 않았다.
재클린 배드콕 유엔 이라크 담당 인도주의업무조정관은 4일(현지시간) “이미 겨울이 시작됐다”며 “겨울용 신발이 어린이용 22만5천 켤레를 합해 최소 45만 켤레가 긴급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도 피란민 126만 명이 겨울을 나려면 거처와 월동장구에 4천630만 달러, 식량을 구하는 데 7천20만 달러가 ‘지금 즉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난민 보호 시설을 담당하는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달 20일 8만 가족이 겨울을 나야 하는데 현재 3만 가족이 쓸 수 있는 구호품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라크 난민촌의 월동장구의 가격도 치솟고 있다.
구호단체 리치(REACH)가 지난달 말 낸 보고서에 따르면 북부인 디얄라, 니네바 주에선 겨울에 필요한 난방 연료가 6월과 비교해 배로 올랐고 따뜻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가스버너는 최고 3배로 값이 뛰었다.
반면 가계 소득은 피란민의 70∼90%가 ISIS 사태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복음기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