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집이 있어서 배고플 때면 먹고 싶은 것을 냉장고에서 꺼내 먹을 수 있고 피곤하면 누워서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잘 수 있다. 어려서부터 아무렇지 않게 누려온 것들인데 이것은 내가 믿음이 좋아서 받은 것이 아니다. 또 누군가는 믿음이 없어서 무릎을 펴지도 못하는 좁고 힘든 공간에서 지내는 것도 아닐 것이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종로 좁은방에 방문했는데 개와 함께 지내는 형제가 있었다. 자신보다 개를 더 생각하는 형제님이었다. 어느 날 방문했다.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을 간다며 서둘러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다. 간식을 전해주고 기도 제목이 있는지 여쭤보니 하나님을 잊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나에게는 충격적인 기도 제목이었다.
그 후로 시간이 두 달 정도 흘렀다. 돌이켜보니 난 하나님을 잊을 때가 참 많은 것 같다. 짜증 나는 상황이 오면 마음 속에서 불쑥 욕부터 튀어나올 때가 있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보다는 짜증을 낼 때가 많이 있다.
나도 이제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셔서 했던 기도처럼 그렇게 기도하고 싶다. 좁은방의 그 형제님처럼 앞으로 진실되게 하나님을 잊지 않게 해달리는 기도를 드리고 싶다.<조형철>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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