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포유 교회에 등록한 한 성도님은 10년 이상 대광고 옆 하천 근처에서 노숙을 했습니다. 그분은 젊어서 일본에 가서 나름 자립을 이뤘지만 사기를 당하고 귀국했습니다. 그러다 병을 얻어 요양원에서 지냈습니다. 요양원에서도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규칙 위반으로 퇴원하여 기나긴 노숙자의 삶이 시작됐습니다. 그러다 어느 단체의 도움으로 종로 좁은방(쪽방)에 오게 되셨고 작년부터 프레이포유 교회에 오고 있습니다.
그분은 월화수목금 매일 예배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아니 한 시간 전부터 오셔서 예배를 준비합니다. 뇌경색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오른팔과 다리가 자유롭지 못해 종로 좁은방에서 400m 정도 떨어진 교회를 오는데 30여분이 걸리기에 미리 준비한다고 합니다.
성도님은 노숙을 오래한 영향인지 버려진 음식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종로 3가 뒷골목의 금은방에서 내다놓은 점심 식사 잔반을 미리 준비해간 작은 용기에 담아 집에 가져가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직접 드시기도 합니다. 저도 몇 번 그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어느 날, 길에서 잔반을 수거해 드시는 중이라 아는 척하기도 그렇고 난감했습니다. 인사를 하면 민망해하실까봐 그냥 지나쳤던 적이 있습니다. 성도님은 예배 중 기도 나눔 시간에 자신의 그런 모습을 담담히 말씀합니다. 그러면 함께 온 성도님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표정의 변화 없이 그냥 듣고 있습니다.
1평 좁은방에 살고 계신 종로쪽방촌을 매주마다 찾아간지 6년만에 쪽방촌 분들을 위한 프레이포유 교회가 세워졌지만, 전 사실 교회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크질 않습니다. 그런 제게 요즘 프레이포유 교회의 성도님들께서 “교회는 이런거야”라며 새롭게 알려주시는거 같습니다.
얼마 전 프레이포유 간사님의 심방을 매주 받던 한 분의 쪽방촌 주민이 감사의 선물을 가지고 교회에 첫 발을 내디딘 것과 함께 오늘 말씀드린 성도님까지, 이와같이 이어지는 프레이포유 교회의 모습을 통해 ‘예수님의 교회란 이런게 아닐까?’, 다시 교회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를 판단하지 않고 구분하지 않는, 나와 다르다고 쳐다보지 않고 눈살 찌푸리지 않는 그냥 그런 교회.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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