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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우크라이나 선교사들에게도 밀려든 불안한 위협

▲ 사진: Unsplash의 Max Kukurudziak

 아내와 나를 여기 우크라이나에 머물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교회에는 우리가 사랑하는 작은 무리의 교인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위해 남아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여느 때처럼 잔뜩 흐리고 눈이 내리는 1월의 아침, 우리 아파트에서 키예프 신학교까지 1킬로미터를 걷고 있다. 교통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우리 아파트 주민들이 식료품점에서 5리터짜리 물 여러 병과 여분의 통조림 제품을 사서 돌아오고 있다. 도시 분위기는 더 조용해졌다. 신학교 형제들이 우리 가족도 다른 외국인들처럼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인지 알고 싶어 한다. 이게 모두 우크라이나의 북부, 동부, 남동부, 남서부 국경에 수천 대의 탱크와 대포로 무장한 채 금방이라도 침공할 태세로 주둔하고 있는 13만 러시아군 때문이다.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나라를 자기네 손아귀에 두려고 한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나토나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위협과 분열이 이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외교다. 

2014년 2월, 러시아는 자국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이 끝나고 닷새 만에 우크라이나 최남단 크림반도를 침공해 “합병”했다. 어떤 나라가 미국의 플로리다와 조지아, 앨라배마 주를 강탈하는 것과 같을 것이었다. 그 이후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전쟁을 지루하게 끌어가고 있다. 이 지역에서만 1만 4000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이 사망했다. 돈바스에서 러시아가 이길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지역에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30년대 초 돈바스 지역에서 수백만의 우크라이나인이 대기근에 따른 기아로 목숨을 잃었다. 스탈린 집권기 소비에트 러시아의 고의가 의심되는 이 홀로도모르(우크라이나어로 “기아와 집단학살”을 의미한다) 이후, 많은 러시아인들이 이 지역으로 이주했다. 이러니, 우크라이나인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신자들과 교회들의 반응

우크라이나인들은 다들 평화를 사랑한다. 현지 개신교인들도 분명히 그러한데, 이들 가운데 많은 교인들은 평화주의 메노나이트 재세례파에 뿌리로 두고 있다. 그러나 침공, 쇼핑몰과 지하철 폭탄 테러, 주 정부 웹 사이트 해킹 및 교란, 도시 정전, 그리고 전면전을 암시하는 최근의 우크라이나 접경지대 전력 배치 같은 러시아의 일련의 도발은 그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효과를 내고 있다. 더욱 커진 우크라이나인들의 단결이 그것이다. 

놀랍게도 그리스도인 바부슈카(나이든 여성)들도 러시아의 압력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비교 자체가 힘들 정도로 강한 적에게 맞서기에는 너무나 미미한 저항일 터이나, 이들이 나에게 용기를 준다. 이곳 신자들은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지 않고 그 상황에 참여하고 또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아내와 나를 여기 우크라이나에 머물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교회에는 우리가 사랑하는 작은 무리의 교인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위해 남아 있다. 우리는 힘들 때나 좋을 때나 이들과 함께 걷고 있다. 나를 신학교에 계속 사역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불확실한 시간 가운데서도 배우기를 열망하고 성경 주해와 그리스도 중심의 성경 신학을 삶에 적용하기를 원하는 우크라이나의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석사과정에 있는 내 학생, 안드리는 우크라이나에 교단연합 선교사 파송 기관을 세우는 일을 돕고 있다. 이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우리가 2001년 처음 우크라이나에 왔을 때 우크라이나 교회 한 집사님이 우리가 섬기던 우크라이나 개신교회들이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라는 나의 소망을 “위대한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그 비전이 이제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또 다른 제자 올레는 우리 신학교의 군목 학사 프로그램 책임자로 섬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졸업생들이 러시아와 정면 대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에서 군목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이들 중 몇몇이 돈바스 지역에서 목숨을 잃었다. 세 번째 학생 세르히는 3개월 후에 교회개척 사역자로 그리스에 파송될 것이다. 전쟁과 전쟁의 소문 한가운데서도 복음의 사역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 4월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켰을 때, 교회 건물들이 조직적으로 폐쇄되거나 파괴되었다.(러시아 정교회 건물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공항도 폐허가 됐다. 도네츠크에 있는 한 개신교 신학교는 군용으로 징발됐다. 돈바스 지역의 많은 우크라이나 시민들과 신자들이 모든 것을 잃었다. 돈바스에서 교회개척 사역을 하고 있던 우리 졸업생 티모피는 온 가족이 옷가지만 챙긴 채 키예프로 철수했다. 그리고 지금은 돈바스에서 탈출한 난민을 돕는 사역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번 주에 우리는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교회들이 다른 지역에서 희망을 찾아 이주해 온 난민들에게 교회 건물과 가정을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불확실한 시대의 희망

그러나 이 나라가 평안을 누렸던 적이 거의 없다는 게 현실이다. 우크라이나는 수 세기에 걸쳐 티베트 몽골 제국, 폴란드, 리투아니아, 오스만 제국, 오스트리아, 독일, 러시아로부터 수도 없이 많은 침략과 점령을 당했다.(‘우크라이나’라는 이름 자체가 국경지대라는 뜻이다.)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위기는 일상이 되어 있다. 그러나 또한 이 파괴적인 정치 상황은 많은 사람들의 눈을 열어 하나님이 유일한 피난처,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심을 알게 하였다(시 46:1). 오직 여호와만이 우리의 힘과 안전이 되신다. 조약을 맺은 다음에 돌변하여 파괴하려 드는 나라를 포함하여, 다른 모든 것은 불안하고 불확실하다.

우리 미국인들은 불안을 잘 견뎌내지 못한다. 우리는 그렇게 많은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삶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안정과 안전, 기본적인 의료보험이나 생명보험조차도 없지만, 우크라이나 신자들은 함께 서로를 지지해 주며 질병과 슬픔과 죽음의 시간을 이겨내고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가족이다.

우리 가족은 우크라이나에서 선교사 훈련의 기회가 언젠가는 닫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날이 바로 코앞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형제자매들은 이처럼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시기에 어떻게 믿음과 희망으로 계속 살아갈 수 있는지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살아 있는 증인들이 마치 구름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러시아 군대가 둘러싸 위협하는 이 땅에서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것이다. [복음기도신문]

 우리 가족은 우크라이나에서 선교사 훈련의 기회가 언젠가는 닫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날이 바로 코앞일 수도 있다 

릭 페르하이(Rick Perhai) | 릭 페르하이는 키예프 신학교(Kyiv Theological Seminary) 석박사 학위 과정의 책임자이자 Lighthouse International Fellowship Church의 목사이다. Antiochene Theoria의 저자이며 SEND International 소속 선교사이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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