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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칼럼] 대체신학 이슈와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 연구 (8.끝)

Unsplash의 Akhil Lincoln

– 차례 –
I. 들어가는 말
II. 사울/바울과 예루살렘 교회
III. 사울/바울과 다메섹 교회
IV. 사울/바울과 아라비아 교회
V. “하나님의 이스라엘”과 대체신학 이슈
VI. 나가는 말

VI. 나가는 말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에 대해 루터(Luther)는 “단순히 혈통적으로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에서 나온 자들이 아니라 유대인이나 이방인을 막론하고 신실한 아브라함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자들이다”라고 해석하였다. 칼빈(Calvin)은 “육신의 이스라엘”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해석하며 “이방인이든 유대인이든 한 교회에 연합된 모든 신자는 다 ‘하나님의 이스라엘’ 속에 포함된다”라고 하였다. 버지(Burge)는 “이것은 아마도 사도 바울이 하나님의 백성이 지닌 새로운 정체성을 보편화시키는 가장 극명한 예”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언약/개혁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을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교회”(갈 1:13)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대주의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유대인들 또는 앞으로 믿게 될 유대인들이라 주장하며 개혁/언약 신학을 대체 신학이라고 비판한다. 필자는 개혁/언약 신학자들의 해석이 옳다는 것을 입증할 목적으로 그들의 본문 주해를 소개하기에 앞서 크게 보아 질문 세 개를 제기하였다. ① 사울/바울이 “하나님의 교회”(갈 1:13)가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이라고 신학적으로 통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으며, ② 그와 같은 신학적 통찰의 과정과 결과를 최초로 공유한 대상은 누구였는지, ③ 같은 계기로 신학적으로 통찰하여 같은 대상과 공유한 다른 주제들도 있었을 터인데, 그것들을 열거해보라. 우리는 이와 같은 세 개의 질문을 염두에 두고 사도행전과 바울 서신들을 기초로 예루살렘 교회, 다메섹 교회, 아라비아 교회에 대해 살펴보는 가운데 개혁/언약 신학은 대체 신학이 아니라 확장 신학임을 입증하였다. 이제 이 연구의 주요 결론들을 모아서 의미하는 바를 요약하고자 한다.

1. 예루살렘 교회의 일꾼 스데반이 순교하기 직전에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라고 외쳤다(행 7:56). 여기서 ‘인자’는 곧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한다. 사도행전의 저자 누가는 그의 순교 사건의 배후 인물로 사울을 지목하며(행 6:58) 스데반의 최후 기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행 7:60). 그러나 훗날 사울/바울은 “또 주의 증인 스데반이 피를 흘릴 때에 내가 곁에 서서 찬성하고 그 죽인 사람들의 옷을 지킨 줄 그들도 아나이다”(행 22:20)라고 증언한다. 스데반의 이 기도는 곧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 기도(눅 23:34)를 본받은 것이었다.

2. 예수께서 사울에게 홀연히 빛으로 나타나셔서(행 9:3, 22:6, 26:12~13),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행 9:4b, 22:7b)라고 하셨다. 예루살렘 교회를 박해한 후에 다메섹 교회도 박해하려고 다메섹을 향하던 중이던 그는 그 빛으로 인하여 시력을 잃고 땅에 엎드러져 “주여, 누구시이니까?”(행 9:5, 22:8a, 26:15a)라고 물었다. 그때 그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행 9:5, 22:8b, 26:15)라는 답을 들었다. 예수께서 그가 박해한 예루살렘 교회 또는 또 박해하려고 하는 다메섹 교회와 자신을 일치시키셨다.

3. 사흘 후에 다메섹 교회의 지도자 아나니아가 사울을 찾아왔다. 주께서 환상 가운데 사울과 관련하여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이었다.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고난을 받아야 할 것을 내가 그에게 보이리라”(행 9:15~16). 아나니아가 사울을 찾아가 안수하고 “형제 사울아 주 곧 네가 오는 길에서 나타나셨던 예수께서 나를 보내어 너로 다시 보게 하시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신다”라고 하였을 때, 사울이 시력을 회복하고 세례도 받았다(행 9:17~19a; 22:16a). 그 후에 그는 다메섹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다메섹의 각 회당에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입증하였다(행 9:19b~22).

4. 사울/바울은 “내가 유대교에 있을 때에… ‘하나님의 교회’를 심히 박해하여 멸하고 내가 내 동족 중 여러 연갑자보다 유대교를 지나치게 믿어 내 조상의 전통에 대하여 더욱 열심히 있었으나”(갈 1:13~14)라고 고백하는 가운데 그가 박해였던 예루살렘 교회와 박해하고자 하였던 다메섹 교회가 곧 하나님의 참된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교회’라고 증언한다. 이는 곧 아직도 유대교의 범주에 머물러 다메섹 체험의 이전의 바울 자신으로 대표되는 자들은 하나님의 참된 백성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5. 또한, 바울은 다메섹 체험 후에 그가 아라비아로 갔었던 목적은 거기에 하나님의 참된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기 위함이었다는 점과 그가 이미 다메섹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다는 점을 이렇게 증언한다. “그러나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그의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 그의 아들을 이방에 전하기 위하여 그를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을 때에 내가 곧 혈육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또 나보다 먼저 사도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을 가지 아니하고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 그 후 삼 년 만에 내가 게바를 방문하려고 예루살렘에…”(갈 1:15~17).

6. 사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이방인의 사도직을 수행하기 위하여 아라비아로 가서 3년을 지냈다(갈 1:11~18a). 당시 아라비아는 페트라가 수도인 나바티아 왕국이며, 이 왕국을 아레다 왕이 통치하고 있었다. 나바티아인들은 이스마엘의 첫째 아들 느바욧의 후예들을 비롯한 여러 이스마엘의 후손들이다. 오순절 날 성령 강림으로 사도 베드로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설교하였던 현장의 “아라비아인들”(행 2:11)도 바로 이 나바티아 왕국의 백성들이다.

7. 사울/바울은 자신을 거짓 사도들과 대조하며 자신이 사도직을 감당하면서 겪었던 여러 고충을 나열하면서 아레다 왕이 다메섹에 주재하는 그의 고관을 통해 자신을 체포하도록 하자 그가 광주리를 타고 들창문으로 성벽을 내려가 그 손에서 벗어났다고 증언한다(고후 11:31-32). 사도행전의 저자 누가는 그를 광주리에 담아 성벽에서 달아 내렸던 자들이 바로 사도 바울의 제자들이었다고 한다(행 9:23~25). 이는 바울의 사도직 수행을 통해 탄생된 가시적이고 역동적인 아라비아 교회 공동체를 통해 하나님의 참된 백성이 창조되어 그들이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경배를 드리고 있었다는 뜻이며, 이에 대해 아레다 왕이 심기가 불편하게 되어 그를 체포하려고 하자 그가 아라비아에서 다메섹으로 철수하였고, 이를 아레다 왕이 다메섹 주재 그의 고관에게 통보하자 그 고관이 유대교의 변절자가 된 그에 대해 증오심을 품고 있던 유대인들을 합세시켜 그를 체포하도록 하였는데 그때 그의 신실한 제자들이 그를 도와 예루살렘으로 피신하도록 하였다는 뜻이다. 그의 제자들은 곧 그가 다메섹 교회 공동체와 아라비아 교회 공동체를 3년 동안에 걸쳐 신실하게 섬겼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8.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부여받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계시의 빛으로 구약 성경을 깊이 묵상하고 신학적으로 통찰한 가운데 정립한 여러 신학적 주제들을 아나니아로 대표되는 다메섹 교회와 다메섹 디아스포라 유대인들과 더불어 그리고 아라비아에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과 아라비아인들과 더불어 공유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 중에 ① 하나님의 형상-기독론,  ②아담-기독론, ③ 변화-구원론, ④ “아브라함 언약”(갈 3:1~29), ⑤ “하갈과 사라”(갈 4:21~31),  ⑥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5~16)과 같은 주제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논의하였다. ①부터 ③은 아담 언약과 ④부터 ⑤은 아브라함 언약과 각각 관련된다.[1]

9. 개혁/언약 신학자들은 사도 바울이 구약에서 하나님의 언약 백성들에게 붙여졌던 다음과 같은 용어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공동체를 지칭하기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주장한다. ① 거룩한 백성, ② 이면적인 유대인/ 참 할례당, ③ 아브라함의 자손, ④ 선택자, ⑤ 하나님의 성전, 그리고 ⑥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이 언급되고 있다. 한편, 세대주의 신학자들은 ①부터 ⑤까지는 그렇다고 동의하지만, ⑥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은 교회 공동체가 아니라 아브라함의 손자인 야곱의 혈통적 후손들만을 지칭한다고 주장하며, 개혁신학을 대체 신학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은 하나님의 백성이 지닌 새로운 정체성을 보편화시키는 가장 극명한 예이다.

10.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6)은 “하나님의 교회”(갈 1:13)가 중심이 되어 펼쳐지는 새 창조 역사를 통해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의 혈통적인 후손들로서 이스라엘인 또는 유대인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마리아인(행 8:4~25)과 로마인(행 10:1~11:18)과 아라비아인(갈 1:15~18a)으로 대표되는 모든 이방인에게로 확장된다.

“할례나 무할례가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새로 지으심을 받은 것’(새 창조)[2]만이 중요하니라. 무릇 이 규례를 행하는 자들에게‘와’(καί) 하나님의 이스라엘에게 평강과 긍휼이 있을지어다”(갈 6:15~16). [복음기도신문]


[1] 다윗 언약과 관련된 주제는 다음 주에 연재되는 <대체 신학 이슈와 “온 이스라엘”(롬 11:26) 연구>에서 다루어진다.

[2] 홍인규, 『바울신학 사색』, (서울: 이레서원, 2007), 308. 홍인규는 우리 말 개역 성경과 표준 새 번역이 “카이테 크티시스”를 “새 피조물로 번역한 것”(고후 5:17; 갈 6:15)에 대하여 “새 창조”로 번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한다. 그 이유는 지금의 번역은 요 3:3,5,7에서 언급된 새로운 탄생과 같은 개인적인 개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그 두 본문은 그리스도의 우주적인 새 창조에 관한 말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어 성경의 경우에는 KJV, NKJV, TEB, LB, NASB은 새로운 피조물(New Creation)로 RSV, SRSV, NEB, REB, JB, NIV. 참조 R.P. Martin, 2 Corinthians (WBC; WACO; Word Books, 1986, 152.

[정형남 칼럼] 다음 회는 <대체신학 이슈와 “온 이스라엘”(롬 11:26) 연구>가 연재될 예정입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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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 아신대학교(ACTS) 선교대학원 교수 및 GMS 아랍권 선교사(천안장로교회 파송. since 1989). 그의 책으로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CLC, 2009)과 아랍권 및 이슬람권 선교와 관련된 여러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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