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조성욱 칼럼] 쿠바를 살릴 제자가 세워지다

사진: 조성욱 목사 제공.

당대세계복음화와 첫 발자욱 (16)

까마구에이 사역

2014년 11월 15일 ~ 11월 17일의 일정이다. 원래는 예정에 없던 사역이었다. 쿠바 사역 일주일 전에 갑자기 호세 목사님으로부터 연락으로 결정된 집회였다. 내심 호세 목사님과 마르코 목사님이 제대로 준비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현장을 가보니 그렇지 않았다. 호세 목사님의 얕은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까마구에이에 있는 여러 교회를 모아서 집회하는 것도 아니고 한 교회만을 위한 집회였다. 알고 보니 호세 목사님과 마르코 목사님의 고향이며, 호세 목사님의 어머니가 출석하는 교회였다.

우리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멕시코 칸쿤으로, 그리고 쿠바 아바나에 갔다가 늦은 밤에 쿠바 을긴에 도착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데, 그런 우리를 데리고 라스투나스에 가서 호세 목사님이 자기 식구들을 챙겨서 밤새 차로 달려 새벽 5시경에 겨우 도착했다. 호텔에 바로 들어가지도 못해서 호세 목사님의 어머님 댁에서 잠시 쉬었다가 바로 오전에 집회를 시작해서 사흘간 진행하게 되었다. 너무나 힘들게 쿠바에 도착한 우리를 끌고 거기까지 그렇게 데리고 간 것이다.

이 호세 목사님은 우리를 활용해 자신의 이득을 챙기려고 한 사람이었다. 우리가 집회를 통해 복음과 전도로 유익을 주면서 헌금하고, 게다가 주일에는 돼지 바비큐 등으로 파티를 해주고, 나중에는 수고했다고 수고비를 챙겨주니 얼마나 일거양득인가. 동네에서 노는 형 같은 이 사람은 그 이익에 그만 눈이 멀어버린 사람이었다. 어떻게 하면 돈을 가로채 갈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집회는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주도하기에 여러 비용을 중간에 능히 혼자 가로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긴 것이다. 그래서 우리를 여기까지 데리고 온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이번에도 주일에 돼지 바비큐를 하자고 제안을 해왔다. 약 200여 명이 모인다고 하기에 넉넉히 돼지 세 마리를 잡자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청구한 액수는 돼지 열 마리 값이었다. 마리로 사지 않고 그램으로 사서 그렇다고 하는 황당한 변명을 했다. 물론 영수증도 없었다. 그런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우리를 인도한 것이었다. 전에도 그랬듯이 우리는 이번에도 알면서 당해주었다. 그러면서 그 속에 있는 하나님의 계획을 찾아가려 했고, 그 안에 숨겨진 보석 같은 하나님의 사람, 이 쿠바를 살릴 제자를 찾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어떤 상황도 상관 없었다. 그 상황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며 그 모든 사건도 하나님께서 주관하시기 때문에.

3일 간 집회를 했다. 참으로 희안한 것은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끼리 영이 통한다는 것이다. 소개받은 이 교회의 담임 목사님도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복음만 알아듣지 못했다. 이 교회를 소개해준 호세 목사님처럼. 그런데 성도들은 참으로 귀한 분들이었 다. 너무나 열악한 곳에 가득 모여서 말씀을 듣는데도 얼마나 순수하게 듣는지 모른다. 3일 간 집회를 하고 중간에 사역자 모임을 하는데, 정말 사모하는 모습으로 참여했다. 첫 설교를 하는데 그것을 알아 듣고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계셨고, 사역자 모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너무나 감사했다.

집회도 하고 주일날 예배와 사역자 모임도 하고 마지막 날에는 바닷가에 가서 같이 운동도 하면서 짧은 시간에 하나가 됨을 많이 느꼈다. 특히 돼지 바비큐를 하는 주일 오후에는 완전히 동네 잔치 분위기였다. 우리나라 시골에 있는 건강한 교회와 연합 수련회를 했다고 할 만한 그런 분위기였다. 전반적으로 너무나 분위기가 좋았고 흡족했다.

그러면서 그 안에 있는 중요한 제자들이 찾아졌다. 먼저는 그 지역에서 전도를 지속할 수 있겠다고 여겨지는 두 분이었다. 한 분은 까리라고 하는 여자 미셔네로였다. 첫 설교 때부터 눈물을 흘리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분이었다. 50대 정도로 보이는데 남편도 교회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는 미셔네로였다. 3명의 자녀 가운데 큰 아들은 결혼하여 가정이 있고, 둘째 딸은 찬양팀의 일원이고, 셋째 아들은 학생이었는데 세 사람 모두 교회의 충실한 일꾼들이었다. 까리의 가족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이 복음으로 전도를 계속할 사람으로 보였다.

그리고 또 한 명이 있었는데 콧수염이 인상적인 분이었다. 미처 이름을 물어보지 못했지만 지속해서 연결이 가능한 분이다. 이분은 까마구에이의 집회 뿐만 아니라 세 시간 거리의 라스투나스까지 와서 집회를 참여했다. 진중하게 말씀을 들었고 잘 소화한 것 같았다. 기대가 되는 분이다.

그리고 가장 까마구에이의 제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요엘이다. 첫눈에 바로 띈 사람이다. 지난 1차 쿠바 사역에 왔을 때 라스투나스 집회에도 참여했던 미셔네로였다. 그동안 교회를 세 군데나 세웠고, 지금은 까마구에이에 와서 사역을 하고 있다고 했다. 들었던 말씀을 너무나 잘 적용하고 있었다. 이분이 라스투나스까지 와서 집회를 참여했다. 액토르가 메일을 통해 까마구에이에 가면 자기와 통하는 미셔네로가 한 명 있을 것이고 이 사람을 잘 도와주라고 했다는 그 친구가 바로 요엘이었다.

액토르의 제자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영향을 많이 받은 그의 동기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액토르와 통하며 우리의 메시지를 가장 잘 알아듣고, 벌써 1년 만에 교회를 세 군데나 세우며, 라스투나스까지 따라온 요엘! 이미 액토르와 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친구를 통해 지속해서 까마구에이에 영향력을 끼치면 그 지역을 살리고 세울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터무니없는 잇속으로 시작되었던 까마구에이의 집회는 씨를 뿌리는 응답과 그 안에 숨어 있는 보석같은 요엘을 찾는 응답으로 연결됐다. 역시나 하나님은 완벽하게 역사하셨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라스투나스 사역

원래 호세 목사님, 마르코 목사님과 약속하기로는 동부와 서부에 최소 몇백명이 모이는 집회를 준비하기로 했다. 심지어는 너무 많이 올 수도 있으니 몇명이 제한선이냐고 물었고, 그래서 제한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얼마나 모이던지 상관 없이 다 섬기겠다고 했다. 그래서 까마구에이는 서론이고 라스투나스와 아바나를 본론으로 여겼다. 그런데 막상 사역을 진행해보니 사람들이 지난 1차보다 두 배 정도 더 참여했다. 200명까지는 안 되어 보였다. 그리고 지난번에 적극적으로 후원할 것처럼 보이던 후안 목사님은 집회 때 얼굴 한 번 보인 것 말고는 별다른 신경을 쓰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또 속은 것이었다. 물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사역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마음의 중심을 담아 준비했다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마르코 목사님은 본인 교회에서 사흘을 집회했는데, 집회에 한 번 정도 참석하고, 호세 목사님 역시 뭐가 그리 바쁜지 계속 왔다갔다 했다. 돼지를 또 잡으려는지. 그런 분위기에서 집회를 했다.

집회 분위기는 그야말로 묵직했다. 지난번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그 자리에 많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그들 중 다수가 우리에게 와서 지난번 이후 자신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보고하기도 하고 간증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지난번에 뿌린 씨가 잘 열매 맺고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어서 참 감사했다. 특히 가장 연세가 많았던 미셔네로는 내게 와서 자신의 노트를 보여주며 그 안에 꼼꼼히 정리한 내용을 자랑했다. 너무 자세하고 정성스럽게 정리되어 있었고 자주 활용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렇듯 여러 사람이 이 복음을 이해하고 전도를 하고 있다는 것에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액토르다. 액토르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집회 전체를 망치게 되어도 상관이 없다는 생각까지 했다. 3일간의 집회를 했다. 마지막 사흘째는 집회를 마치자마자 아바나로 이동해야 했기에, 이틀 밤을 액토르와 만날 수 있었다. 첫날 집회를 마치고 액토르를 불렀다. 이 친구는 아예 보고할 사진과 동영상을 가지고 와서 체계적으로 우리에게 보고했다. 지금까지 있었던 많은 사역과 복음을 받은 분들의 사진, 그리고 본인의 제자에 관한 것 등을 자세히 보고했다. 새신자도 많이 일어났고, 사역도 비약적으로 성장함을 느꼈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은 제자들에 관한 보고였다. 같이 팀으로 움직이는 제자 중에는 전직 변호사도 있었다. 변호사가 액토르를 만나 복음을 받고 그 직업을 그만두고 같이 전도하러 다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제자가 복음을 전하고 있는 영상도 보았는데 너무나 열정적이었다. 전직 아나운서 출신의 제자도 있었고, 연세가 많은 분도 계셨다. 언제든지 전화하면 당장 나와서 같이 전도할 수 있는 제자가 10여 명 넘게 된다고 했다. 참으로 귀하고 멋있었다. 액토르는 아예 숙소에서 우리와 같이 잤다. 밤늦게 장 목사님이 따로 말씀도 전해주셨다. 심지어 본인이 차고 다니던 좋은 시계도 선물했다. 참으로 전도자다. 쿠바 전역을 뒤집을만한 그런 제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하지만 한 가지 기도 제목이 계속 나에게 남아 있었다. 쿠바를 대표할 만한 목사님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액토르는 아직 미셔네로다. 이 교단에서 최대한 빨리 목사 안수를 받는다고 해도 4년이 걸린다. 미셔네로가 펼칠 수 있는 사역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삶에서 풀어내는 것은 누구보다도 뛰어나지만, 교단을 움직이고 교계를 움직이고 전국과 중남미 전체를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너무 많다. 그래서 이번 쿠바 사역에는 반드시 그런 목회자가 나와야 했다. 그런데 둘째 날 집회에 바로 그런 분이 등장했다. 아놀드 목사님! 우리가 그토록 찾던 바로 그 제자다.

아놀드 목사님은 다른 교단이다. 호세 목사님이 다른 교단 몇 분을 초청했는데 그 중에 한 분이 아놀드 목사님이다. 나사렛 교단의 목사님이시고 교단에서 전도와 선교를 책임지는 분이셨고 신학교 교수였다. 무엇보다도 전도하는 분이다. 이곳 라스투나스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교회가 든든히 서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분이 이 집회에 참여하면서 생각이 복음으로 완전히 뒤집어졌다. 이분의 고백은 한 문장 한 문장이 명언이었다. “예수가 진실로 그리스도다. 나는 그동안 다른 복음을 전했다. 정말로 너무나 후회되고 또 회개한다. 나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오늘 알았다. 나를 교단의 지도자로, 신학교의 교수로, 능력있는 교수로 보지 말고 한 명의 제자로만 생각해 달라. 나는 항상 생각하고 있는 게 있었다. 왜 우리 쿠바는 항상 선교의 대상이 되는 국가인가? 왜 전 세계로 나갈 수 없는 것인가? 늘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신들이 말한 이 성경의 복음과 성경의 전도라면 세계를 살릴 수 있는 쿠바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연세가 적지 않은, 실력 있는 목사님이 자기가 데리고 온 부목사 두 명 앞에서 한참 어린 내게 전혀 거리끼지않고 고백한 말들이다. 근희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어났다고 고백했다. 나 역시 그랬다.
이분은 교단을 뛰어넘어 쿠바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매주 수 요일에 13개 교단의 지도자들과 기도회를 한다고 했다. 당장 그들에게도 이 복음을 전하겠다고 했다. 쿠바에 있으면서도 세계복음화 를 꿈꾸고 있던 목사님, 신학교 교수이면서도 맨바닥에서 전도하며 교회를 일군 능력 있는 목사님, 그러면서도 교단의 선교를 담당하고 있는 이런 목사님이 이 성경의 복음과 성경의 전도로 답을 찾은 것이다.

저녁에 이분을 숙소로 불렀다. 좀 더 깊은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내년 5월경에 이 나사렛 교단을 중심으로 해서 교단 연합 집회를 진행하는 것으로 사역의 가닥을 잡게 되었다. 종교 비자도 이 교단에서 내주는 것으로 추진을 하자고 했다. 같이 따라온 부목사님 두 분도 이분만큼은 아니지만 복음을 잘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후에 액토르와 제자 한 명이 합류했다. 두 팀을 소개하고 같이 식사했다. 라스투나스에 기막힌 응답이 일어난 것이다. 큰 문을 열 수 있는 큰 그릇인 아놀드 목사님 팀과 실제로 그리고 제 대로 성경의 전도를 펼치고 있는 액트로 팀이 만난 것이다. 두 팀이 함께 있으면 대화도 잘 통했다. 향후 있을 사역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를 부탁했다.

이들이 준비가 되어서인지 그 다음 날에는 다른 교단 목사님 두 분도 아주 좋은 반응을 보여 아놀드 목사님에게 연결해주었다. 내년 5월경에 준비될 집회는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우리를 만난 다음 날에 아놀드 목사님이 찾아와서 총회장에게 우리에 대한 소개와 우리에게 받은 내용을 전달했는데 총회장이 홍분하며 들었다고 했다. 너무나 기대된다고 하면서. 심지어 내년 1월에 그 교단 전체 목사님들 모이는 집회에 우리를 초청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그것은 정중히 거절했지만 당장 오는 응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쿠바가 중남미의 부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처음부터 믿었다. 그런데 그런 응답이 실제로 온 것이다.

액토르! 지난번에 준 미션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을 분만 아니라 이미 자기를 닮은 제자들을 우리에게 데리고 와서 축복 기도를 받고 떠났다. 얼마나 든든한지. 그리고 아놀드 목사님 ! 거의 모든 방면에 준비된 중심있는 목회자이다. 이들을 발견하고 너무나 행복했다. 당대 세계복음화를 위해 이토록 귀중한 응답을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뿐이다. [복음기도신문]

조성욱 목사 | 복음가득한교회 담임. 군 복무 중 폭발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후,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구령의 열정에 사로잡혀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전도하며 교회를 개척, 지금은 열방에서 주님의 제자를 찾고 있다. 현재 100여국에서 제자를 찾아 주님의 일꾼으로 거듭나게 한 은혜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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