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 바닷가 작은 마을에 있는 석동장로교회에서 열린 느헤미야52기도. 은혜 가운데 잘 마치게 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와 찬송을 올립니다.
처음, 마지못해 시작한 기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교회를 찾아다니며 기도하게 될 줄은 저 역시 상상도 못했고 주님이 하셨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권에 살다 영덕에 적을 두고 산지 6년째 이제는 영덕 사람. 믿음생활을 한지 꽤 오래 되었음에도 느헤미야52기도에 대해 들어본 적 없었습니다.
다만 맛보기로 24시간 저희 교회에서 열렸을 때,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아 저에게 다가오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교회나 단체에서 하는 웬만한 프로그램에 식상했기 때문에 느헤미야52기도를 하시겠다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느헤미야52기도팀의 책임자이신 윤철기 장로님의 설명도 들었지만 이 기도에 전혀 마음을 두지 않았습니다.
다가오는 그 달 두 번째 주에 우리 교회에서 하루도 아닌 자그마치 24시간 6일 144시간씩, 고생길이 훤하구나 생각하면서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교회의 현실을 생각하면 뻔했습니다. 아무리 책을 보면서 한다고 하지만 매 시간 몇 분이나 참여하려나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기도자가 없으면 목사님이 그 시간에 저더러 기도하라고 하시기에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기도자 명단에 이름을 쓰지도 않고, 그저 아무 때나 시간 되는대로 참석해 주리라 그렇게 크게 선심 쓰듯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첫날부터 저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만 참여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표현은 좀 그렇긴 하지만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차떼기’로 들이닥쳐 앉을 수 없을 정도로 꽉 차 있는 것입니다. 느헤미야52기도팀이 숙식을 하면서까지 기도에 동참해 주는 전폭적인 지원을 보며 마음에 감동이 일어났습니다. 열정 가득한 각 교회 성도들로 인하여 제 마음에 새로운 결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아! 정말 이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까지 해왔던 저의 대부분의 기도가 이방신을 섬기는 사람들과 똑같은 기복적인 신앙에 바탕을 둔 오직 나 자신을 위한 기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마 6:31-33).
일주일간의 기도 일정이 끝난 후 후련하고 홀가분할 줄 알았던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빚을 진 것 같았습니다. 빚을 갚겠단 심정으로 다른 교회에도 한 두 번 가야겠다고 했지만 계속되는 말씀기도 시간에 주님은 제 마음을 두드리셨습니다.
너희는 어디서든지 나팔 소리를 듣거든 그리로 모여서 우리에게로 나아오라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싸우시리라 하였느니라(느 6:20)
하나님 아버지의 나라와 선교의 완성을 위해 나의 교회, 나의 나라뿐 아니라 모든 열방과 교회를 위하여 기도 하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품앗이가 아닌 연합하라는 마음으로 다시 고쳐 시간이 허락 되는대로 기도했습니다. 하루 이틀 나흘….
이 모두가 주님이 하셨음을 실감하였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성도님들이 함께 하며 은혜를 나누는가 하면, 또 어느 교회는 초등학생 혼자서 기도시간을 감당하는 것을 보며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
느헤미야52기도를 하면서 열방의 교회된 백성들이 얼마나 핍박 가운데 있는지 실상을 보며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저의 기도 내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어떤 순교적 믿음의 모습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나? 더 이상 어린아이와 같이 기도는 하지 않겠습니다.
약속하신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모든 것을 더하신다고 말씀하신 것을 믿고 오직 아버지의 나라와 뜻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지금도 집나간 작은 아들을 이미 용서하시고 매일 같이 문밖에서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하나님 마음이심을 깨달아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장차 어느 때인지 알 수 없는 그때에 반드시 아버지 앞으로 돌아올 열방을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희담 집사(석동장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