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주님이 저도 부르셨지만, 이 어린아이도 부르셨어요”

순종의 제사를 드리는 강인덕 선교사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섬기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주님의 긍휼이 필요한 영혼들을 섬기고 있는 강인덕 선교사(전능자의그늘미니스트리)를 만났다. 그는 복음을 만난 이후 다양한 선교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말씀과 기도로 결론났다는 자신감으로 ‘주님, 어디든지 불러주세요.’라고 외쳤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하나님 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교만함이라는 것을 알려주시고 주님의 때를 기다리게 하셨다.

–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헌신하게 되셨나요?

“당시 저의 고민은 선교사로서 살기로 결정했는데, 저의 자격과 조건으로는 갈 수 있는 곳이 아무데도 없다는 것이었어요. 정말 마음이 가난해지더군요. ‘주님, 저 같은 것도 받아주시나요?’ 그때 주님이 너무나 분명한 부르심과 말씀을 주셨어요. 요한일서 4장 16절이었어요. 그리고 주님이 이 전능자의그늘미니스트리(sham, 이하 쉠)로 인도하셨어요.

물론 아이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보다는 분명한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오게 됐어요. 저는 어디든지 아멘이라고 주님께 고백했지만, 나는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존재임을 보게 된 절망 가운데서 내가 붙들 수 있는 것은 말씀뿐이었어요.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라는 그 약속의 말씀을 주님이 이루시겠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말씀만 붙잡았죠. 그리고 하나님만이 사랑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 헌신한 이후, 부르심에 대해 확정하는 시간은 있었나요?

“헌신하기 전에 아버지가 이곳에 오셔서 리더 선교사님께 퉁명스럽게 이런 질문을 했어요. ‘우리 아들이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뭡니까?’ 그때는 선교사님이 ‘이것저것 형제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많지요.’라고 대답하셨어요. 이 질문이 선교사님과 제 마음 안에 계속 남아있었어요. ‘정말 뭘 할 수 있을까?’ 그러던 중 주님이 선교사님과 제게 말씀하신 것은 ‘주님을 사랑하는 일’ 그게 제가 할 일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이곳에 온 아이들은 먼저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았어요. 그 상처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예요. 하지만 저의 사랑으로는 이 슬픔과 상처를 감당할 수 없다는 한계를 느껴요. 이들을 위로하고 새롭게 하고 생명을 불어넣는 사랑은 주님의 사랑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님을 더 사랑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믿지도 않는 진리를 선포한다면 힘이 없고, 믿어진 만큼 능력이 되는 것처럼 주님을 사랑한 만큼 그 사랑이 온전히 흘러가기에 이곳에서 제가 해야 할 가장 큰일은 주님을 더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 부르심의 사명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주님을 사랑하는 것

그가 이곳에서 돌보는 아이들은 신생아에서 7세짜리 어린이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쉠에서 주관하는 선교사 훈련과정을 받았던 1년의 시간은 자신이 생각했던 틀이 부서지고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가는 시간이었다.

– 훈련과정에서 어떤 내용을 배우게 되나요?

“일 년 동안 참 많이 배웠어요. 믿음에 대해서, 순종, 사랑, 예배, 묵상. 하나하나를 배워가는 시간이었어요. ‘말씀 묵상’이라고 하면 시간을 내서 말씀을 오랫동안 읽고 주님이 무슨 말씀하시는지 정말 집중해서 깨달을 때까지 머무르는 게 다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저희는 아침 시간이 정말 분주한데, 묵상은 고사하고 본문 전체를 다 읽어보기도 힘든 게 대부분이에요.

예배시간에는 묵상 내용을 나눠야 하는데 정리도 안 된 채 나누려니 내가 뭘 나누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묵상에 실패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근데 오히려 그런 날은 제가 하루 종일 묵상을 하고 있더라고요. ‘왜 주님이 이 말씀을 하셨을까?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으셨던 걸까?’ 계속 중얼거리게 되고요. ‘아, 내가 생각했던 묵상이 끝이 아니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이전에는 묵상을 잘 정리해서 나누면 그걸로 끝나는 날이 많았어요. 왜냐하면 난 묵상 했으니까요. 그런데 주님이 내가 실패한 것 같은 그때에 더 오히려 주님을 더 알려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은혜가 크면 클수록, 또 더욱 드러나는 것은 자신의 죄인된 모습이었다. 이전에 생각지 못한 영역과 간과했던 영역의 죄에 대해서 더 깊게 보여주셨다.

– 주님이 자신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셨나요?

“훈련과 사역을 하면서 머리로는 잘 알 것 같았는데 삶은 이론처럼 되지가 않는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복음이 실제 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 현장에서 결과적으로 보게 된 것은 제가 죄인이라는 것이었죠. 여기서도 죄를 짓고 있는 제 모습에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한다는 느낌, 처음이었어요.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 그렇게 훈련 다 받고, 부르심 받아 온 자리에서까지 죄에 넘어지고, 나 뭐하는 걸까? 나 때문에 주님의 영광이 가려지는 것 같고 모든 자책과 죄책에 어려워하고 있을 때 주님이 더 인격적으로 만나주신 것 같아요.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 지난 일 년 동안, 주님이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보여주셨어요. 떠나려고도 했어요. 선교사님에게 용서를 구하고 이런 자격 없는 내 모습에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때도 있었어요.

그때 주님이 한 가지를 보게 해주셨어요. 나조차 나를 용서하지 못하고 그 누구도 나를 용서하지 못할지라도 주님이 나를 용서하셨다는 사실이었어요. 정말로 털썩 주저앉았죠. 그러면서 구하게 됐어요. 무슨 말씀이라도 좋으니까 말씀 하나만 해달라고. 그때 주님이 보아스가 룻에게 했던 룻기 말씀 주시면서 날개 그늘 아래 머물라고 하셨어요. 믿음 좋지 않아도 도망만 치지 말고 머물러만 있으라고요. 그러면 온전하게 상 주는 내가 너의 길을 인도할 거라고. ‘네 주님, 도망치지 않겠습니다. 이곳에, 주님의 날개 아래 머물러 있겠습니다.’라고 고백했죠. 그러한 과정을 거치고 은혜로 쉠 선교사가 되었어요.”

처음에는 자신의 무능함에 절망의 연속이었다. 소방학과를 나온 신체 건강한 청년이었으나 아이를 돌보는 것은 당연히 처음이었고 망치질도 하나 제대로 할 줄 몰랐다. 단지 그 자리에서 순종을 배웠고 순종할 때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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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기저귀를 능숙하게 갈아주고 있는 강인덕 선교사

아이 돌보는 것도, 망치질도 제대로 할 줄 몰랐다

– 현재 단체에서 어떤 영역을 섬기고 있나요?

“저에게 맡겨진 역할은 육아, 시설 관리, 그리고 유아교실이에요. 사실 이 모든 게 저한테는 부담이었어요. 왜냐면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그렇다고 ‘못해요, 안돼요.’라고는 할 수 없더군요. 놀라운 것은 제가 뭘 부탁받으면, ‘네’라는 대답이 먼저 나오는 거예요. 사실 기뻐서 하는 순종이면 제일 이상적이고 좋잖아요. 그렇지만 저는 순종하면서 기쁨을 배우게 됐어요. 할 수 있고 없고의 여부를 떠나서 선교사님이 뭔가를 부탁했을 때, 그저 ‘네’하고 순종했죠.

처음 해보는 모든 작업에 사실 부담감이 없지 않았어요. 그러나 순종하면서 그 기쁨이 점점 커졌어요. 싱크대 물이 새면 잘 모르면서도 일단 뜯어보고 찾아보죠. 그런데 감사하게도 이 공동체 안에 있는 다른 단체의 형제들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세요(쉠이 거주하고 있는 헤브론센터에는 여러 선교단체가 함께 공동체를 형성해 살고 있다). 그럴 때마다 재밌어요. 주님이 사람을 붙여주시는 것도 감사하고, 내 능력과 상관없이 주님의 완전한 결과물을 보는 기쁨도 있어요.”

세상은 보통 결과물을 보고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한다. 그런데 주님은 우리가 믿음으로 순종하는지를 보신다. 감사하게도 함께하는 식구들도 믿음으로 서로바라보기에, 결과에 대해 누구도 평가를 하지 않는다. 비록 처음에 원하는 모습으로 종결되지 않았을지라도. 믿음 안에서 달려가기 때문에 더 자유하면서 순종할 수 있었다.

– 순종의 걸음을 걸으면서 어떤 때가 힘이 들었나요?

“순종하면서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은 ‘현실 도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었어요. 친한 친구에게서도 취업하기 힘들어서, 소방관 되기 힘들어서, 종교라는 이름에 의지하고 싶어서, 현실 도피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러나 ‘그거 아니야, 난 구원의 감격으로 하는 거야!’라고도 못했어요. 오히려 ‘어? 그런가?’하며 주님을 따르는 내내 괴롭고 의심하고 힘이 들었어요. 순간순간마다 되돌아가고 싶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부르신 주님을 신뢰하고 그냥 순종했어요. 너무 분명하게 보여주시니까 기쁘지 않아도, 내가 현실도피하고 있는 건가라는 의심이 들면서도 순종했어요. 그냥 순종하다 보니까 주님이 결국은 이 부르심의 완전한 기쁨을 알게 해주시더군요. 또 살면서 진짜 순종할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들이 많고 기분과 감정에 따라 도저히 못 할 것 같은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도 기쁨이 우선이냐 순종이 우선이냐를 떠나서, 주님이 보여주실 때마다 순종하면 기쁨을 알게 해주시는 거구나. 제가 그것을 경험했어요.”

순종하면 주님은 순종의 기쁨을 부어주신다

– 아이들을 가르쳐본 적이 없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순종하셨나요?
“모든 영역이 부담인데, 유아교실은 특히 그렇죠. 애들과 같이 노는 것과 교육은 전혀 다르더군요. 애들한테는 정말 가르쳐야 할 것들이 있고, 진리로 사랑으로 함께해야 하죠. 5~7세의 6명의 아이들과 오전 9시부터 12시 반까지 세 시간 반 동안 함께 하는 시간인데, 이게 만만치 않은 거예요.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뭘 가르쳐야 할지도 모르겠더군요. 감사하게도 함께 하는 우리 선생님들이 유아교육을 전공하신 분들이 계셔서 많이 배우고 있지만, 어떻든 저는 아무 기초도 없으니까요. 그분들에게는 정말 간단한 것이겠지만, 제게는 그런 간단한 것을 생각해 내는 걸 못하는 거죠.

하지만 저는 소방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불 끄는 일은 너무 쉬워요. 연소물, 온도, 산소. 이 세 가지 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불이 절대 안 붙거든요. 그러나 사람들이 이 원리를 다 모르면서도 주방에서 불을 잘 사용하고 있어요. 어떻든 순종하면 주님이 기쁨을 주시기 때문에 이런 부담감이 있어도 순종하죠.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그렇게 정리된 순종의 걸음으로 하고 있어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이상 복음기도신문 183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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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쉠 선교사 수료식에서 지체들과 함께

아이들이 직접 경험해보고 만져보고 느껴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예배인 ‘복음 활동’ 시간에 있었던 일이에요. 주제가 십자가였는데, 십자가를 나무로 만드는 시간이었어요, 애들 키 만하게요. 그런데 애들이 킥킥킥 웃고 재밌어하는 거예요. 마음 같아서는 ‘조용히해. 떠들지마. 장난하지마.’하고 싶은데, 주님이 문득 선생님의 눈으로 바라보지 말고 아이들의 눈으로 십자가를 바라보라고 하시는 거예요. 선생님과 어른들은 십자가를 대할 때는 엄숙해야 될 것 같고 뭔가 숙연하고 무거운 분위기죠. 근데 아이들의 눈에서는 즐겁고 기쁜 거예요.

그러면서 주님이 보게 해주신 거죠. ‘내가 십자가를 기쁨으로 걸어갔다. 기쁨을 넘어 영광으로, 십자가 뒤에 있을 그 영광을 보며 걸어갔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말했어요. ‘십자가가 그렇게 무서운 게 아니야.’ 그런데 쉠에서 지내는 아이가 집에 돌아와서 저녁에 엄마에게 ‘엄마, 십자가 무서운 거 아니야.’라고 했다는 거예요.”

“그 말을 전해 듣는 순간, 주님이 이 아이들에게 제 생각보다 더 큰 진리를 심어주시고 주님이 유아교실의 선생님이 되어주셨구나 깨달았어요. 나는 순종했을 뿐인데 주님의 완전함을 먼저는 나에게 깨닫게 해주시고 아이들도 이끄시는 거예요. 이러한 일들이 많죠. 유아교실 아이들을 통해서도 기쁨을 경험해요.”

– 그동안 사역하시면서 어려움이 없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큰 고비가 한 번 있었어요. 한 아이가 크게 다치는 사건이 있었죠. 놀이터에서 뱅뱅 도는 기구에 아이들을 태우고 돌려주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 아이가 손에 힘이 빠져 손잡이를 놓쳤고 원심력으로 날아갔어요. 아이는 얼굴로 떨어져 잇몸으로 바닥을 긁으며 잇몸이 다 벗겨지는 사고를 당했어요. 제 잘못이 너무 분명한 그 순간이었는데, 하나님의 선하심을 발견할 수가 없었어요. 이빨 뿌리가 보였고 출혈이 아주 심했어요. 병원 가서 꿔매고 응급조치는 됐는데, 얼굴이 못 알아볼 정도로 퉁퉁 부었어요. 그 모습을 보는데 자책감에 너무 힘이 들더군요. 그렇다고 이 상황에 대해 저한테 뭐라고 책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오히려 제가 어려워할까봐 걱정하셨죠. 그런 공동체 가족들의 마음을 알면서도 제 마음에 일어나는 어려움을 떨쳐낼 수가 없더군요.

보통 고난이 오면 내가 죄를 지었기 때문에 이런 고난이 온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나는 순종해서 그 자리에 있었는데, 주님 왜 이런 상황을 허락하셨을까. 한 2~3일간을 하루 일과가 끝나고 제 숙소로 돌아가면서 ‘아, 오늘 하루 간신히 버텼다.’라는 느낌밖에 없었어요. 제가 당시에 붙잡았던 건 ‘주님은 나보다 크시지.’ 이거 하나만 계속 되뇌었어요. 내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주님이 아이를 사랑하는 게 더 크시지. 찬송가 543장을 읊조렸어요. ‘어려운 일 당할 때 나의 믿음 적으나 의지하는 내 주를 더욱 의지합니다. 세월 지나갈수록 의지할 것뿐일세. 무슨 일을 당해도 예수 의지합니다.’ 문득 룻기에 나오는 나오미가 생각나더군요. 나오미는 주님께 매달렸어요. 그리고 결국은 나오미를 주님이 회복시키시는 과정을 보면서, 저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러자 소망이 생겼어요. 나오미 안에서 하나님을 본 룻이 있는 거예요. 두렵기만 한 하나님이었다면 아마 룻은 나오미의 하나님이 자신의 하나님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을 텐데, 룻은 보았겠죠.

나오미를 향한 그 하나님의 사랑. 나오미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보다 하나님이 나오미를 더 크게 사랑하시는 사랑을 말이죠. 하나님은 나오미가 삶으로 다른 사람에게 하나님을 보게 한 증인과 통로로 선 것에 대해서 칭찬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그러고 보니 제 모습이랑 똑같은 거예요. 저는 이렇게 연약한데, 아이들에게 나를 통해서 하나님을 보게 하시고 계시죠. 주님이 나오미를 통하여 하나님을 드러내신 것처럼, 나를 통하여 연약한 내가 아닌 내 안에서도 주님이 일하시는 그런 통로로 나를 쓰셨구나 깨닫게 됐어요. 앞으로 더 심각한 일이 있을 거예요. 아이들과 함께하면 사건 사고가 얼마나 많은데요. 그때마다 내가 붙들어야 할 것이 이것이구나. 나의 믿음 작을 때에 의지할 예수를 더 의지하는 것 밖에 없구나. 이렇게 믿음으로 더 걷게 해주시죠. 그리고 아이는 이제 완전하게 회복됐어요.”

– 공동체에서 요즘 특별하게 관심을 갖는 주제가 있나요?

“요즘 자주 논의하고 있는 주제가 ‘사랑’이에요. 사실 이곳에서 가장 힘든 영역도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모두 잘 알고 있어요. 인간적인 사랑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요. 머리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데,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너무나 많은 거예요. 주님의 사랑은 누구에게나 더하거나 덜하지 않은 온전한 사랑이었는데, 그런데 저에게 ‘특별한 아이’가 있어요. 더 시간을 보낸 아이, 내가 당번일 때 같이 잠 잔 아이, 나를 더 잘 따르는 아이… 이건 인간적인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는 거죠. 그래서 묻게 돼요. 어떻게 주님 사랑으로 해야 하나요, 뭐가 사랑인가요.

그러다가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다가서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떠올랐어요. 그는 움직였어요. 그리고 주님의 음성이 제 귀에 들리는 듯 했어요. ‘움직여. 내가 너의 부족함을 모르고 여기에 부른 것도 아니고, 네가 잘못된 사랑하면 내가 멈추게 할게. 너는 그냥 순종해.’ 문득 깨달아졌어요. 주님도 생각만 하지 않고 십자가로 가셨구나. 주님도 움직이셨음을 보게 되면서, 저한테도 제한 받지 말고 마음껏 사랑하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게 잘못된 사랑이라면 멈출 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신뢰해요.”

– 이 사역에 참여한 이후, 긍휼사역에 대해 갖게된 새로운 깨달음이 있으신지요?

“처음에는 이곳에 있는 아이들을 막연하게 불쌍하게만 봤어요. 인간적으로는 불쌍할 수 있죠. 그런데 주님이 제가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게 해주셨어요. 저는 ‘행복’하면 엄마와 아빠와 자식이 있는 이 구조가 행복한 가정이고, 부모가 없거나 자식이 없는 가정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가족관계에서 행복의 개념이 그렇게 정의 된다면 이 아이들은 하나님이 실수를 하신 거잖아요? 이 아이들에게 가정을 허락하지 않고 실수하셔서 마치 차선책으로 이곳에 보내신 것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죠. 그런데 주님의 마음을 보여주셨어요.

‘너만 부른 것이 아니라 애들도 불렀다. 너만 그렇게 엄청나고 특별한 말씀의 부르심으로 오게 된 것이 아니라, 이 아이들도 부르심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 나의 가장 완전한 사랑을 아이들에게 주려고, 가장 행복하고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들로 불렀다.’ 그렇게 깨닫게 됐어요. 아, 그렇구나. 나만 부르심 받은 게 아니라 이 아이들도 부르심 받았구나. 주님이 전능자의 그늘 아래서 마음껏 뛰어 놀고 주님의 아이로 자라게 하시려고 부르셨다는 것을 고백하게 되었죠.”

– 놀라운 깨달음이네요. 정말 우리 모두를 부르신 분이 하나님이시군요.

“한 아이가 첫 걸음을 뗄 때였어요. 첫 발을 내딛는데, 우리 모두가 모여 있었고 엄청 기뻐했어요. 딱 그 말이 떠오르는 거예요. 자식이 걷게 되기까지 부모는 자식의 넘어진 횟수를 세지 않는다는 말이요. 진짜 그렇더군요. 아이가 얼마만큼 넘어졌는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아이가 한걸음 걷고 넘어졌다고 해서 그 애한테 실망하지도 않았고 뭐라 하지도 않았어요. 그때 우리가 기뻤던 건 한걸음, 그 한걸음에 환호성 치고 기뻐했죠. 그것만 기억나고 그 애가 넘어진 건 기억도 안 나요. 그러면서 주님이 알려주셨어요. 네가 지금 그렇게 한걸음 걸을 때, 내가 그렇게 기뻐했다고요. 네가 수없이 넘어지고 수없이 자빠졌을지라도 나의 기쁨은 너의 그 한걸음이었다고요.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걸어서 지금 이 자리에 있고, 오늘도 그 한걸음을 내딛을 뿐이라고 그렇게 주님이 마음을 주시더라고요. 주님이 기뻐하시는 그 기쁨이 어떠한 기쁨인지 아이를 통해 보게 하시는 경험이었어요.”

이 긍휼사역은 강권적으로 주님이 인도하시는 길이지만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 의인들의 기도를 통해 복음을 얻는 축복의 문을 열어주실 것을 신뢰한다.

– 기도제목을 나눠주세요.

“먼저는 정말 이곳에 주님의 긍휼이 필요한 아이들을 더 붙여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우리의 한계를 따라 아이를 받는게 아니라, 정말 주님의 긍휼이 필요한 그 아이들을 더 보내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죠. 뿐만 아니라 함께 할 사역자들도 기도로 구하고 있어요. 저에게도 사랑하라고 부르신 자리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사랑을 가르쳐주셨고, 긍휼을 베풀라고 부르신 줄 알았는데 가장 긍휼이 필요한 저에게 주님이 긍휼을 베푸시려고 이 자리에 부르신 것이었더라고요. 그러한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주님의 긍휼이 가장 필요한 동역자와 주님의 아이 불러주시기를 함께 기도해주세요.

한 가지 더는 이 아이들이 점점 자라가고 있는데, 아이들이 자라가면서 남들과 다른 환경과 모습들을 알게 되겠죠. 그러나 주님이 정말로 이곳의 주인되어 주셔서 아이들이 주님의 아이로 자라가기를 기도해요. 예수님이 자라가신 것처럼 주님께 사랑받는 아이로 자라며 그들의 마음을 지켜주시도록 기도해주세요. 들려지고 보여지는 세상의 것들과 그들이 처지가 아니라, 주님의 사랑 안에서 이 아이들이 자라가도록 함께 기도부탁드려요.”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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