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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 지식인들, 조선 선교를 요청하다

▶ 왼쪽부터 감리교선교회 대표 맥클레이, 개화가 김옥균, 초대 조선 기독교인 이수정.
조선선교열전 (1) – 전라북도 편

한국의 기독교 역사는 올해로 132주년을 맞는다. 구한말부터 본격화된 개신교 선교 역사는 문화, 교육, 의료 분야에서 우리나라 역사와 맥을 같이 하며 한반도의 근대화와 함께 진행됐다. 우리나라 곳곳의 선교역사를 통해 이 땅에 임한 하나님의 사랑을 되새겨본다. <편집자>

우리나라에 최초로 기독교가 전래된 것은 1832년(순조 32년) 네덜란드 선교회 소속 독일인 칼 귀츨라프(C.A Gutzlaff)가 영국 동인도회사의 상선 암허스트(Lord Amherst)호를 타고 전도할 목적으로 온 것이 처음이다. 태국과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그는 극동아시아를 탐사하던 중 그해 7월 17일 백령도에 도착했고, 21일에는 군산만 창선도(昌善島)를 거쳐, 25일에는 충남 보령 고대도에 도착했다. 그는 가는 곳마다 중국에서 가져온 한문 성경을 조선 사람에게 전했고, 때로는 의약품 등을 나누어주면서 병을 치료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전북지역이 처음으로 기독교를 접한 것은 이때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하고 한 달 남짓 머물다 돌아갔지만, 그가 기록한 항해기는 유럽과 미국에 조선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30년이 지난 1866년 제너럴셔먼호를 타고 들어온 토마스 선교사와 1884년 알렌 선교사에 이어,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정식으로 파송되어 조선에 본격적인 선교가 펼쳐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1880년대 조선 문호 개방, 선교 본격화

당시 조선은 쇄국주의자인 대원군이 1873(고종 10년)에 물러난 후 열강들의 문호개방 압력을 받고 있었다. 1882년(고종 19년) 5월 미국과의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시작으로 영국, 독일 등과도 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며 500년 ‘은둔의 나라’ 조선의 문이 열리며 개신교 선교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외국 사정에 눈이 어두웠던 조선은 당면한 형세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문화에 대한 지식을 시급히 요청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젊은 지식인들부터 서구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근대화를 달성해보자는 개화운동이 전개되기도 하였다.

1882년에는 박영효, 김옥균, 서광범 등이 일본에 가서 그곳에 도입된 서구문화를 살폈는데, 당시 김옥균이 친교를 맺은 여러 인사 중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던 감리교선교회 대표자인 맥클레이(R.S. Maclay) 목사도 있었다. 김옥균은 그에게 조선 선교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김옥균, 조선 선교의 필요성 역설

한편, 1882년 조미수호조약이 체결된 후 정부는 1883년 여름, 민영익을 보빙대사(報聘大使)로 임명하고 미국을 방문케 했다. 그는 미국에서 가우처대 학장인 가우처(John F. Goucher) 목사를 만나 우리나라 사정을 이야기했고, 가우처는 조선 선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는 1883년 11월 6일자로 감리교 해외선교본부에 조선 선교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편지를 보냈고, 1884년 1월 당시 일본에 있던 맥클레이가 조선 선교를 위한 정탐요청을 받았다. 그해 6월 26일, 맥클레이는 인천에 도착, 친분이 있던 김옥균을 통해 7월 3일에 고종으로부터 교육과 의료사업의 윤허를 받았다.

호남 출신 이수정의 성경 번역

이같은 준비 이후, 1884년 9월 22일에 미국 북장로교선교본부는 의료선교사 알렌(H.N. Allen)을 서울에 보냈다. 그리고 그해 말 미국 북장로회의 언더우드(H.G Underwood)와 북감리회의 아펜젤러(H.G Appenzeller) 부부도 조선 선교를 위해 먼저 일본으로 가서 맥클레이 목사의 집에 머물면서 조선 입국을 준비했다. 그러나 조선은 1884년 12월에 일어난 갑신정변으로 어수선한 상태였다. 이때 훗날 조선인 초대 교인의 한 사람이 된 이수정(李樹廷)을 만나 우리말을 배우는 한편 갑신정변으로 일본에 망명 중이던 박영효를 만났다.

이수정은 전라남도 옥과 출신으로 박영효가 이끈 신사유람단의 일원으로 일본에 건너가 그곳에서 농학자 츠다를 만나 전도를 받고, 그에게 받은 성경을 통해 기독교에 입문한 호남인이다. 박영효 역시 그들에게 조선이 합법적인 개혁을 하기에 앞서 백성들이 교육을 받아야 하며 기독교화 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이들에게 힘을 얻은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부부는 1885년 4월 5일 부활절에 인천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수정이 번역한 한국어 쪽복음인 마가복음서를 한 아름 안고 들어왔다. 하나님은 호남 출신 이수정을 준비시켜 선교사가 이 땅을 밟기도 전에 성서를 번역하는 선교 역사상 이례적으로 모국어 성경을 주시며 이 땅의 복음화를 이끄셨다. <계속> [GNPNEWS]

참고문헌: <전라북도 기독교 근대문화유산의 현황과 의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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