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법원이 글을 읽지 못해 자신도 모르게 무슬림으로 신청된 기독교인에 대해 이전의 개종 신청을 무효로 하고 다시 기독교인으로 재변경할 수 있도록 판결했다고 모닝스타뉴스가 최근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펀자브주 카수르 지역 파토키 테실의 지방법원 판사인 아흐마드 사이드(Ahmad Saeed)는 기독교인 수피안 마시(24. Sufyan Masih)의 청원을 승인하며, 그가 다시 기독교인으로 신분증을 변경하도록 수정을 허용했다. 이는 올해 5월 하급 법원이 “한번 이슬람으로 개종한 사람은 다시 다른 종교로 돌아갈 수 없다”는 판결을 뒤집은 것이어서 파키스탄 기독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시의 변호사 수메라 샤피크(Sumera Shafique)에 따르면, 문맹 상태인 마시의 고용주로서 벽돌가마 업체 대표인 아시프 알리(Asif Ali)가 국가 데이터베이스 및 등록청(NADRA)에 등록할 때 그의 이름을 ‘무함마드 수프얀(Muhammad Sufyan)’으로, 종교를 ‘이슬람’으로 허위 기재했다. 이는 고용주가 마시를 노예처럼 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꾸민 행위로 보인다.
샤피크 변호사는 민사 판사인 미안 우스만 타리크(Mian Usman Tariq)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반발에 대한 두려움으로 의뢰인의 사건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는 “타리크 판사의 판결은 놀라웠다. 허위 이슬람 개종 증명서를 작성했다고 주장된 성직자 하피즈 압둘 와히드(Hafiz Abdul Waheed)와 소위 개종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두 명의 무슬림이 여러 차례 통지에도 불구하고 법정에 출석해 증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샤피크 변호사는 “마시가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확고히 선언했고, 지방 판사 앞에서도 그 선언을 반복했다.”고 밝힌데 이어 “문맹자인 마시는 고용주의 지시에 따라 데이터 입력자가 작성한 양식을 읽지 못했으며, 그가 무지하게 손가락 도장을 찍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18일의 지방법원 판결에서 타리크 판사는 “이슬람은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이라고 가르치지만, 부모와 사회가 신앙적 순수함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따라서 누군가 이슬람을 받아들일 때, 이는 단순히 새로운 신앙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원래 상태로 돌아온 것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이슬람은 누구든 강제로 개종시키는 것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샤피크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향후 민사 법원의 유사한 소송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독교인들의 종교가 의도적으로 또는 실수로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무슬림으로 등록된 사례가 여러 건 있다. 파키스탄의 기독교 인구 중 상당수가 읽고 쓸 수 없기 때문에 종교 항목을 양식에서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샤피크는 국가등록청(NADRA, 이하 등록청) 관계자들이 표준 운영 절차(SOP)를 따르지 않아 이와 같은 문제를 야기했다면서, 등록청 데이터 입력자가 등록 당시 신청자의 개종에 대한 확인서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등록청의 전산화된 국가신분증(CNIC) 등록 정책에 따르면 문맹으로 인해 종교를 정확히 기재하지 못한 경우 ‘사무실 오류 범주’로 처리될 수 있다. 그러나 마시의 경우, 등록청은 그가 공식 양식에서 자신의 종교를 이슬람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이름과 종교를 변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등록청은 공식 정책에 따라 무슬림이 신분증에서 자신의 종교를 다른 종교로 변경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반면 다른 신앙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사람들은 CNIC를 수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 옹호 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 인터내셔널의 아시아 책임자 테미나 아로라(Tehmina Arora)는 하급 법원이 마시의 종교적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국내법과 국제법을 모두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ADF 인터내셔널은 어려운 처지의 기독교인을 대변하고 글로벌 포럼에서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마시의 변호를 지원했다.
파키스탄 헌법 제20조는 시민이 자신의 종교를 고백하고 실천하며 전파할 권리를 보장한다. 이러한 자유는 소수 민족이 그들의 문화, 종교 및 언어를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자유롭게 즐길 권리를 규정한 국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ICCPR) 제27조에서도 보장된다. 1992년 유엔 선언 역시 소수 민족이 자신의 문화와 종교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실천하며 사적으로 그리고 공적으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결정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슬람 신학의 대부분의 학파는 배교를 사형에 처해야 할 죄로 간주한다. 비록 파키스탄에는 무슬림이 종교를 변경할 권리를 부정하는 특정 법은 없지만, 배교는 시민들의 종교적 감정을 모욕한 경우 2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국가의 295-A 조항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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