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연내 발표 가능성…‘단계적 통일’ 틀 안에서 ‘자유’ 가치 녹일 듯
1994년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첫 수정…“자유민주주의 통일이 당위”
대통령실 “北 주민도 자유·번영 누리도록…尹정부 통일관·통일비전 구체화”
윤석열 정부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통일 비전을 마련한다.
지난 1994년 김영삼 정부에서 공식화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통일관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의 통일관, 통일 비전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으로 자리 잡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는 지금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주의적 철학 비전이 누락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화해·협력, 남북 연합, 통일국가 완성이라는 기계적 3단계 통일방안으로, 그동안 30년 넘게 우리의 통일방안에 대한 수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우리가 반드시 관철해야 할 자유 민주주의 통일, 북한의 모든 주민이 함께 자유와 번영을 누리도록 만드는 것이 당위이고 명분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70년 분단 상황 속에 남과 북이 서로 극과 극으로 서로 다른 결과를 야기한 것도 무엇이 옳고, 모두가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를 확연히 보여준다”며 “그런 비전과 철학적 콘텐츠를 좀 더 담아내며 개념화하는 방향으로 기존의 통일관을 다듬어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권위주의 독재 체제와 대비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한편, 보편적인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새 통일관에 담아내겠다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통일은 비단 한반도에만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라며 “북한 정권의 폭정과 인권 유린은 인류의 보편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며,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 가치를 보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모든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이르면 연내 새로운 통일 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제시한 단계적, 점진적 통일이라는 틀은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녹여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초기 구상 단계로 구체적인 내용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자주·평화·민주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3단계에 걸쳐 민족 통일 국가를 이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태우 정부 때 수립된 후 국회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아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8월 15일 공식화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어떤 각급에서의 어떤 주제에 관한 남북 간 대화에도 우리는 열려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화가 최종적인 성과, 목표는 아니지만 대화를 환영한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열려 있다는 입장이고, 북한 당국의 결심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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