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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자유지수 17계단 급락 46위…中간섭 증가·일국양제 위반”

지난 19일 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의 국가보안법 재판이 진행된 홍콩 서구룡 법원 앞을 경찰이 지키고 있는 모습. 사진: AP=연합뉴스 사진

프레이저·카토 연구소 ‘인간 자유지수’…한국은 1계단 하락 28위
홍콩 독립언론 콘퍼런스는 장소 대여 실패로 온라인 전환

홍콩의 자유지수가 국가보안법 시행 후 급격히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캐나다 프레이저 연구소와 미국 카토 연구소가 지난 19일(현지시간) 공동 발간한 ‘인간 자유 지수 2023′(Human Freedom Index) 보고서에서 홍콩은 2020년 조사 대상 165개국 중 29위였으나 2021년 17계단 하락해 46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된 이번 보고서에서 홍콩은 같은 기간 20계단 추락해 162위가 된 미얀마에 이어 조사 대상국 중 두 번째로 급격한 순위 하락을 보였다.

인간 자유 지수 1위는 스위스가 차지했고 뉴질랜드와 덴마크, 아일랜드가 뒤를 이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이 12위로 가장 높았고 일본이 16위로 뒤를 이었다. 이어 한국이 지난 조사보다 1계단 하락한 28위에 올랐다.

미국과 영국은 나란히 17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149위, 꼴찌는 시리아다.

이번 보고서는 2021년 자유의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이동과 교역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된 데 따른 세계적 현상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홍콩에서 자유가 줄어든 것은 중국의 간섭 증가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위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에서의 탄압은 언론인과 자유 옹호자들의 투옥이 늘어나고 해외 반대파까지 잠재우고자 망명한 활동가들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 등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홍콩은 2010년 인간 자유 지수에서 세계 3위를 차지했었다”며 “그랬던 홍콩이 자유의 가파른 쇠퇴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콩의 법치 지수가 2010년 7.5에서 2021년 6.1로 떨어졌고, 집회·결사·시민사회의 자유는 2010년 8.1에서 2021년 3.2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또 표현과 정보의 자유는 2010년 8.1에서 2021년 5.3으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홍콩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 자유에서 라이벌인 싱가포르에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해당 보고서에 대해 HKFP에 “홍콩의 국가 안보와 인권, 법치 수호와 관련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보고서는 국가보안법이 2019년 민주 진영의 시위와 불안 이후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경제 활동, 비즈니스 환경에서 정상을 회복하게 한 점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의 독립언론 콘퍼런스가 장소 대여에 끝내 실패해 온라인 행사로 대체되는 일이 벌어졌다.

HKFP는 비정부기구(NGO) 문화·미디어 교육 재단이 지난 9∼10일 대면 행사로 개최하려던 ‘위미디어 서밋 2023’이 두 달 전 장소 대여비를 전액 선납했지만 지난 5일 갑자기 예약한 장소 측에서 “신중한 고려 끝에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는 일방 통보를 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재단은 대체 장소를 급히 잡았으나 두번째 장소 역시 이후 대여를 해줄 수 없다고 입장을 번복해 결국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위미디어 서밋 2023’에는 HKFP 등 홍콩 독립언론과 미디어 학자들이 참석해 인공지능(AI)이 언론에 미치는 영향, 영세 언론의 후원금 모금 전략, 사이버 안보 워크숍 등을 다뤘다.

주최 측은 민감한 인사를 연사로 초청하지 않았고 행사 내용도 정치적 문제를 배제한 가운데 신중하게 선별했다면서 “이는 장소 제공자들의 자기검열이라고 믿으며 대여 취소는 행사의 내용이나 연사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HKFP는 “홍콩에서는 민주 진영의 빈과일보와 입장신문이 강제 폐간된 후 소규모, 독립 매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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