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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통신] 정부 발표와 다른 나라 상황… 치솟는 빵값, 문닫는 기업 속출

▲ 마을 앞에 있는 샘이다. 물이 안 나오거나 물이 떨어지면 여기에서 물을 기른다. 각 집의 정화조 물이 이 샘으로 다 모인다. 사진: 다니엘 정

지난 주 아비 총리가 국회에서 지난 5년 집권의 치적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시간이 경제 실적에 대한 발표였다. 그는 자신이 집권하는 동안 에티오피아 경제가 엄청 좋아졌다고 말했다.

2022~2023년 1년간 180개의 제조업체가 신설되었고 밀 생산이 증가하여 2018년 때보다 2023년에는 무려 13.3배나 빵 생산량이 늘었고 수입이 감소했고, 인플레이션 치수는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보다 낮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플레이션 지수가 높은 나라이다.  

이 발표를 듣고 있던 야당 의원들이나 외국 경제 전문가들의 표정을 한 마디로 말하면 “아비 총리는 짜트 씹고 나왔나봐. 언제나 긍정적이야!”이다.

짜트는 에티오피아에서 많은 사람들이 씹는 기분을 좋게 하는 마약의 일종이다.

야당 의원들은 원래 여당의 성과에 대해 평가절하하니까 그들의 말은 접어두고라도 총리의 발표에 대한 반박하는 내용의 외국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2023년에 에티오피아에서 문을 닫은 제조업체만 446개에 달한다. 폐업한 업체 수가 신설 업체수의 2.5배나 된다. 에티오피아의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원자재를 수입해야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런데 달러가 부족해 수입을 못하니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수입이 감소한 이유는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원자래를 수입하는 많은 제조업체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새로 생긴 제조업체들 중 상당수가 아마 조만간 원자재 부족으로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자기 양들이 먹을 것이 없어 말라 죽어 가는 데는 관심이 없고 양이 새끼를 낳는 데만 온통 관심이 있는 에티오피아의 목자 아비이 총리이다.

정부 설명으로 이해안되는 경이적인 빵값 인상

밀 생산량이 경이적이라면 왜 빵값은 끝이 어디인지 모르게 치솟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게 외국 경제 전문가들의 질문이다. 아마 총리는 한번도 자기 돈으로 빵을 사먹지 않기 때문에 모를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발표에 의하면 2023년 에티오피아의 예상 물가 상승율이 31.4%이고 2024년은 23.5%라고 한다. 아르헨티나 올해 2월 물가 상승율이 102%이고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율은 429%이나 되니까 아비이 총리의 말이 맞다.

하지만 올해 아프리카 국가 평균 예상 물가 상승율은 6%대이다. 그러니까 물가 상승율 최악의 10대 국가 중에는 에티오피아가 단연 선두인 셈이다.

계속되는 에티오피아 화폐의 평가절하는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물가를 잡는다고 발표는 하는데 물가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전 세계의 물가가 상승하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이 나라라고 달리 재주가 있나? 사실대로 말하면 누가 뭐라나?  에티오피아 국민이라면 누구나 피부로 느끼고 있는 상황을 눈 가리고 아웅 하면 누가 속아 주느냐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비이 총리는 15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총리 궁을 새롭게 짓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그 정도의 설계 도면이면 220억 달러 가까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한다. 새로운 궁의 건설 비용의 화폐단위가 에티오피아 화폐 브르가 아니고 미국 화폐단위인 달러이다.

아비이 총리는 새로운 총리 궁을 위해 국가 예산에서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럼 그 돈은 어디서 나올까? 연방 정부가 총리 궁의 건설을 중국에게 공사를 맡기고 공사비는 에티오피아 항공에서 번 수익금으로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에티오피아 항공이 1년에 최고로 많이 벌어야 10억 달러 정도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아비이 총리는 요즈음 분명 짜트를 씹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일까? 얼마 전 IMF는 에티오피아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고 한다.

경제 위기에도 수백억 규모의 총리 궁 건립 예정

이것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제 총리 궁이 있는 아디스 아바바 외에 에티오피아의 어느 곳도 안전한 곳은 없다.

어느 날 수도에 있는 한 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에티오피아 남동쪽 지역에서 여름 집회를 가지려는데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속상해 하셨다. 그 곳에 강도들이 갑자기 많이 생겨서 납치와 강탈이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방군과 오로모 자유 해방군(OLA)은 남쪽에서 아직도 싸우고 있다. 이 일로 인해 약 2000만 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고 한다. 북쪽 암하라 지역에서 현 여당 간부와 경찰 간부들이 계속 암살을 당하고 있다. 각 지역 민병대를 연방군으로 흡수한다는데 대한 반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몇 달 전 연방 정부와 암하라 민병대가 협상을 하여 암하라 민병대는 존속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정부의 말과 실제 행동은 그것이 아닌 모양이다. 한동안 전쟁터였던 북쪽 티그라이 지역은 미국이 원조를 끊어버린 이후, 굶어 죽는 자가 속출하고 있다. 원조를 끊은 이유가 원조한 식품들을 시장에서 팔고 있었기 때문인데 알고 보니 강도들에게 강탈당한 물건들이었다. 그 강도들이 연방 정부라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서 정부는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정부의 공식 발표는 언제나 청산유수같다.

국민들을 위한 안전과 긴급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내용은 이번 아비이 총리의 발표 내용 중에서는 없었다.

몇 주 전 주 에티오피아에 주재하는 한 외교관을 만났다. 이 외교관은 한 지역의 고위관계자를 만나서 많은 요청을 받은 것 같았다.

이 외교관이 나에게 물었다. “이곳에 무엇이 필요하고 생각합니까?”

난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굳이 꼭 한 가지를 말하라면 수질이라고 했다. 이것 때문이 질병과 피부병이 많다. 그러나 사실 이것도 말이 안된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그 도시에 생수회사만 4개가 있다. 그리고 에티오피아의 최고의 맥주회사가 있다. 여기는 물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들은 모두 좋은 정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정수 기술이 없어서 공공 수도의 수질이 나쁘다는 얘기인가? 웃기는 이야기이다.

이 외교관은 현지방문 이후 “이 사람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될 것 같은데…” 하며 아쉬워했다.

이런 넋두리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마음만 바꾸면 됩니다. 그 부패한 마음 말입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도 묻기를 여호와께서 어찌하여 이 땅에 이같이 행하셨느냐 이같이 크고 맹렬하게 노하심은 무슨 뜻이냐 하면 그 때에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그 무리가 자기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의 조상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실 때에 더불어 세우신 언약을 버리고 가서 자기들이 알지도 못하고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주시지도 아니한 다른 신들을 따라가서 그들을 섬기고 절한 까닭이라 이러므로 여호와께서 이 땅에 진노하사 이 책에 기록된 모든 저주대로 재앙을 내리시고(신명기 29: 24~27)

[복음기도신문]

에티오피아=다니엘 정(본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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