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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에 돈 꿔주고 식량 매입한 부부, 공개재판 받아

▲ ‘특별명령서’를 들어 보이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출처: 데일리NK 캡처

272호 / 부흥을 위하여

북한에서 주민들에게 돈을 꿔주고 식량을 싼 값에 사들인 돈주 부부가 공개재판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의 국경봉쇄에 따른 식량난 여파가 평양에까지 미치던 지난해 7월 초, 전국적으로 국가 식량 판매사업이 이뤄졌다. 그러나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평양시 인민위원회는 국정 가격보다 비싸게 식량을 판매했다. 이에 평양시 락랑구역의 40대 후반의 한 부부는 돈이 없어 쌀을 사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몰래 돈을 꿔주고 구역 안의 여러 식량판매소에서 시장보다 싼값의 식량을 사들였다. 그러자 북한 당국은 2021년 9월 말 락랑구역 평양-원산 버스 주차장 공터에서 이들 부부의 공개재판을 진행했다. 구역 안전부장은 이 부부를 향해 “나라가 군량미를 풀어 장마당 가격보다 싼 값에 쌀을 공급해주고 있는 것을 악용해 식량 농간질을 한 자들이 준엄한 심판을 받는 것을 보고 구역 안의 모든 군중이 정신을 차리고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매체는 시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식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최고지도자의 ‘애민’을 선전한 북한 당국은 이를 기회로 삼아 돈벌이한 40대 돈주 부부를 시범으로 내세워 식량 사재기 현상을 통제하려 했다고 전했다. 한편, 돈 없는 주민들은 국가가 무상으로 공급해주거나 국정 가격으로 아주 싸게 식량을 판매하지 않는 한 별달리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답답함을 호소했다. 결국 국가 식량 판매사업은 군량미 부족으로 1개월 만에 중단됐고 군량미 실태를 모르고 김정은이 6월에 내린 식량 판매사업에 대한 ‘특별명령서’는 한갓 종잇장에 불과하다며 애꿎은 돈주 부부만 비난을 받았다는 동정 섞인 말들이 흘러나왔다. 주민들은 “현실성 없는 당정책 때문에 무모한 희생자만 생기는 것 아니냐.”며 “이번 당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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