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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 칼럼] 돈 룩 업: 산만한 세상 속에서 복음 전하기

사진: NETFLIX 공식홈페이지

“ 모든 것을 가볍게 취급해 버리는 문화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영원한 복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

넷플릭스 코미디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에서 천문학자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박사과정 학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전 인류를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는 거대 혜성이 지구로 향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들은 곧장 백악관으로 달려가서 제니 올리언(메릴 스트립)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그러나 그들의 긴박한 경고에도 대통령은 조롱 섞인 정치적인 수사로 대응한다. 이에 케이트는 절망하면서 만약 인류가 이 혜성을 막기 위하여서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 죽게 될 것이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대통령은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당신이 100퍼센트 죽는다고 얘기하면 납득하겠느냐”며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사실, 대통령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 사실이 중간선거에서 대통령에게 불리한 이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역사상 두 번째로 큰 흥행을 기록하며 시작한 영화 ‘돈 룩 업’은 제94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다. ‘돈 룩 업’은 기후 변화와 과학 부정에 대한 창의적 풍자로 비판과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 비록 정치적으로는 무겁고 일방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아담 맥케이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오늘날 소셜미디어와 대중문화로 정신이 산만해져서 정말 중요하고 진지한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는 현대인의 세태를 잘 보여준다.

영화 제목 ‘돈 룩 업’은 지구를 향해서 다가오는 혜성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려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꼬집는다. 그런데 이는 오늘날 사람들의 영적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인은 도무지 위를 바라보며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이 영화의 내용이 약간은 조잡하고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이 풍자적인 영화는 오늘날 교회와 목회자에게 교훈을 준다. 오늘날 너무 시끄럽고 복잡하고 산만한 문화 속에서 우리가 전해야 하는 긴박한 소식인 복음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해야 할까?

죽을 때까지 즐기기 바쁜 사람들

‘돈 룩 업’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재미있는 장면은 랜들과 케이트가 사람들을 웃기려고 하는 연예인들(케이트 블란챗과 타일러 페리)이 진행하는 아침 쇼프로 ‘데일리 립’에 출연하는 장면이다. 이 쇼프로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장면은 대통령 올리언이 대법관으로 지명한 사람의 스캔들이다. 그 다음에는 유명 여가수가 등장하여서 남자친구와 화해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그러고 나서야 랜들과 케이트가 나올 수 있었다. 그들은 남아있는 아주 짧은 시간에 임박한 지구의 종말에 대한 경고를 해야 했다. 그들은 이 쇼프로의 밝고 활기찬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겁고 어두운 소식을 전해야 했다.

방송 중에 케이트는 농담이나 하며 지구로 향하고 있는 혜성의 소식을 제대로 받지 않는 진행자에게 절망한다. 그리고 몹시 격분하며 “저희 말이 어렵나요? 우리가 말하려고 하는 말은 지구 전체가 파괴될 것이란 얘기예요.”라고 소리친다. 그러자 진행자 블란챗은 “여기선 나쁜 소식도 가볍게 다루는 편”이라고 대답한다. 이에 케이트는 소리친다. “지구 전체가 파괴된다는 소식은 재밌으면 안 되는 거예요. 무섭고 불편해야 할 소식이라고요!”

결국 케이트의 이 메시지는 대중에게 그리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중은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혜성이나 멸망에 대한 소식보다 연예인의 가십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랜들과 케이트가 외쳤던 긴급하고도 실존적으로 중요한 소식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은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많은 교훈을 준다. 오늘날 이렇게 복잡하고, 산만하고, 분열된 문화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목회자들과 전도자들은 오늘날 현대인들이 이 세상의 산만한 문화 속에서 무감각해져서 도무지 복음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모든 것을 가볍게 취급해 버리는 문화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영원한 복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미디어는 메시지다

‘돈 룩 업’에서 랜들과 케이트가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정치나 엔터테인먼트라는 “미디어”(medium)로 그들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중요한 메시지라 할지라도 그것을 전하는 수단이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에 메시지가 변질되고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그리스도인이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다. 이 세상 문화가 가지고 있는 수단과 방법과 형식에 복음을 끼워 맞추려다 보면 복음이 가지고 있는 초월적 진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우리는 슈퍼볼 중계방송에 30초 광고를 내보내는 기업이나 선거 유세장의 정치인 같은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서는 안 된다.

복음은 이 세상에 있는 그 어떤 메시지와도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이를 꼭 기억하면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메시지를 전해야 할까?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해 보겠다.

•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복음은 죄를 폭로하고 심판을 외친다. 듣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죄를 바라보며 회개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편안하게 느낄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복음 안에 있는 이 불편한 메시지가 복음의 핵심이다.

• 복음은 치료가 우선이 아님을 강조해야 한다. 복음의 주 목적은 자기만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대속이 영생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그러나 그 대속이 이 생에서의 자기실현이나 만족과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듣는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전해야 한다.

• 우리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듣는 사람에게 부드럽게 되새겨 주고(우리가 죽는다는 것은 100퍼센트 확실하다), 그들에게 지구에서의 짧은 삶 너머를 바라보면서 살아가도록 격려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1000년이 지난 후에도 우리를 여전히 기억하고, 우리를 사랑하실 분은 오직 영원한 하나님, 우리의 아버지뿐이시다.

•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여서 복음을 전한다면, 사람들이 주로 올리는 정치적인 메시지나 오락거리와는 분명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서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릴 때에 자신의 외모나 멋진 광경, 사람들의 이목을 끌 광고를 노출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전하려는 메시지 자체에 충실해야 한다. 복음의 영향력은 이 세상의 영향력이 가지고 있는 방식과는 달라야 한다.

너무 늦기 전에

‘돈 룩 업’의 마지막 장면은 놀라울 정도로 종교적이다. 혜성의 임박한 충돌을 앞두고, 다시 말해서 지구의 모든 생명이 멸절되기 직전에 랜들은 그의 미시간 집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아내에게 자신의 불륜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 랜들은 아내와 화해하고 나서 이 영화의 주요 인물 모두와 마지막 만찬을 한다. 이때는 어느 누구도 TV를 보지 않는다. 핸드폰에 정신이 팔린 사람도 없다. 혜성이 접근하면서 그들은 덜 중요한 것들에 대한 관심을 접어두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에만 온전하게 집중한다.

믿음의 가정에서 양육 받았던 신앙을 버렸다가 다시 찾은 율(티모시 샬라메)이 이 마지막 만찬 앞에서 기도한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전능하신 주여, 오만한 저희가 은총을 구합니다. 의심 많은 저희를 용서하여 주소서. 또한, 주여 이 어두운 시기를 사랑으로 위로하시고 무엇이 닥쳐오든 당신의 담대함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아멘.”

율은 이 영화에서 모든 사람이 잊고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지구의 종말이 올 때에 우리에게는 하나님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위로가 되실 수 있다. 하나님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우리에게 절망과 죽음을 마주할 수 있는 능력과 용기를 줄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사람들로 하여금 죽음이 닥치기 전에 영원을 준비하게 만들 수 있을까? 우리는 복음은 이 세상의 소셜미디어나 오락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지구의 삶이 언젠가 끝이 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영화에서 혜성이 다가온다는 소식은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지만, 우리의 삶이 끝나는 날은 준비할 새도 없이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그렇기에 어떤 경우에도 잊지 말아야 할 용서를 가르치고, 이 땅의 삶과 이 땅 너머의 삶까지 지속될 수 있는 진정한 소망을 선포해야 한다. [복음기도신문]

“ 복음은 이 세상에 있는 그 어떤 메시지와도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이를 꼭 기억하면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 ”

이스라엘 숭(Israel Soong) | 현재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MAR)하고 있다. 싱가폴에 있는 Redemption Hill에서 사역을 했고, 하버드 대학교 로스쿨에서 공부(JD)했으며, 행정학을 공부(MPA)하기도 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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