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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통신] 사회주의 정책으로 혼란한 상황… 희미한 희망의 불씨

▲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시장거리. 사진: opendoorsusa.org 캡처

왕들은 네 양부가 되며 왕비들은 네 유모가 될 것이며 그들이 얼굴을 땅에 대고 네게 절하고 네 발의 티끌을 햝을 것이니 네가 나를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 나를 바라는 자는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라 (사49:23)

투 트랙 – 어느 것이 진짜 모습인가?

1월말에 비자 업무를 위해 아디스아바바로 내려 와서 한 분을 만났다. 그 분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이유는 에티오피아 현 연방 정부가 모든 외국인들은 차를 소유할 수 없게 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못 들었지만, 기존에 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약 4~5개월 안에 명의를 현지인으로 바꾸어야 하는 법을 만들었다. 명의를 현지인으로 바꿀 때 무료로 바꿀 수 없다.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이렇게 명의를 바꾸면 분명히 자기 차인데도 불구하고 내 차라고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그는 계속 이런 방향으로 가면 조금만 더 지나면 이 땅에서는 외국인은 운전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투덜거렸다.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여서 자국인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러면 어느 외국인이 이 땅에 들어와서 투자를 하고 선진 기술을 이전해 주겠는가?

입으로는 분명히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적인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실제적으로는 공산·사회주의로 가는 것 같다. 갈수록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해괴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수도는 비록 다양한 물자들이 들어 왔지만 물가는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한동안 쌀이 이전 가격의 5배나 올랐다고 한다. 지금은 2배 정도의 가격으로 내렸다고 하지만 물건이 없어서 살 수가 없다. 이전에 사 놓은 쌀이 많아서 한 동안은 안심이라는 생각이 들자, 순간 이런 감정이 드는 게 웃기기도 했다.

며칠 전에 업무 처리를 위해 이웃 나라인 우간다에 갔다가 돌아오는 날 한 분이 나에게 “쌀 사가지고 왔냐?”고 묻는다. 물론 우간다의 쌀이 맛있다는 소문 때문에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지만 씁쓸했다. 어떤 분은 실제로 옆 나라에 가서 쌀을 사왔다고 한다.

3년 반 전에도 우간다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 우간다의 발전상태는 에티오피아보다 낮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에 우간다에 가서 깜짝 놀랐다. 이전에 비해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대형마트가 들어와 있었다. 우간다는 외국인이 땅도 살 수 있고 차는 당연히 소유할 수 있고 달러도 통장만 개설하면 마음대로 입출금이 가능하다고 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나? 이제는 에티오피아보다 낫다.

에티오피아에 사는 부자들은 이제는 살기가 더 좋아졌다고도 할 수 있다. 구매할 수 있는 물건들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마나 좀 살만해 지려고 한 사람들은 다시 푹 내려 앉은 모양새다. 게다가 법은 수시로 바뀐다. 난 아직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당연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사고와 자세가 안 된 모양이다.

에티오피아 연방정부와 티그라이 주정부가 전쟁을 멈추기 위한 협상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났다. 반가운 일이다.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2월 10일 아비이 총리는 야당 고위 정치인들을 석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발표를 한 날, 티그라이 주 수도인 메껠레에 드론으로 폭격을 가했다. 약 한 달여 전에도 연방 정부는 국가 비상 사태 때, 감금했던 티그라이인들과 야당 지도자들을 석방한다는 보도를 한 날 티그라이 주에 폭격을 가한 적이 있다. 드러내놓고 행동과 말이 따로 노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가? 뻔뻔스러운 것인가?

그나마 이런 발표도 1월 20일 미국의 특별 대사가 아비이 총리를 만난 후 일어났다. 아비이 총리는 여전히 티그라이와 대화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전쟁을 위해 무기를 사느라 가지고 있던 달러를 거의 다 써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돈이 필요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대화를 하려는 것이다.

티그라이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매일, 특히 노인과 어린이들이 치료할 약이 없어 병들어 죽어 나가고 굶어 죽고 있다. 그리고 드론을 막을 확실한 방법이 아직은 없다. 서방의 도움, 특히 미국의 도움이 없이는 사람들이 다 죽어 나가기 때문이다.

지난주 아프리카 유엔(AU) 회의에서 아비이 총리는 그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발언을 했다.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는 내전을 끝내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외부 활동가들 때문에 조속히 끝내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외부 활동가들이란 서방 기자들과 서방 국가들을 의미한다고 본다. 그러니까 자신이 원하는 방법대로 티그라이를 섬멸하지 못하고 전쟁을 끝내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섬뜩한 느낌이 오게 하는 발언이다.

보이는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간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 땅을 향한 소망을 버리지 않으셨다고 확신한다. 반드시 이 과정이 지나 당신의 남은 자들을 통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실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하고 한 소망으로 살아가면 이 땅의 교회가 주께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면 이 땅은 회복된다. 주님께서 이런 일을 친히 행하시는 작은 불씨를 보여주고 있다. 작은 규모이지만, 화해와 연합이 일어나고 있다. 주님의 때에 주님의 권능으로 이 일을 행하시고 계신다. [복음기도신문]

에티오피아=다니엘 정(본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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