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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칼럼] “파지를 주울 때 제일 행복해요”

▲ 어려운 이웃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서울 중화동에 설치해놓은 사랑의 나눔상자. 사진: 프레이포유 제공.

영등포역 6번 출구로 나오면 영등포 쪽방촌이 있습니다. 540세대가 거주하는 서울에서 세 번째로 큰 쪽방촌입니다. 매주 화요일 프레이포유에서 영등포역 주변 사역을 마칠 때면 항상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만난 분들 중 기억에 남는 한 분을 소개합니다.

성함은 최승부, 62세에 현재 폐암 진단을 받고 쪽방에서 마지막 날을 기다리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던 중 한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아버님은 조금의 고민도 없이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습니다.

“파지를 주울 때요”…
(여러분은 상상이 되세요?)

평생 결혼을 못한 채 독신으로 살아가면서 말로 설명하기 힘든 고생과 아픔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삶이 행복했다고 고백합니다. 그 행복한 때는 리어카를 끌며 파지를 주울 때였다는 최승부 아버님의 한 마디였습니다.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내가 들은 내용이 맞는지 혼자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귓가를 맴돌며 제 귀와 마음을 휘젓고 다닙니다. 대화를 끝내고 함께 사역한 최범용 목사님께서 최승부 아버님의 손을 꼭 잡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오늘 최승부 아버님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아버님과의 대화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단순하게 살아라. 많은 것을 가지려하지 말아라. 주님 한 분만을 바라보아라 선명하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최승부 아버님께서 살아온 세월을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하시고 하나님을 만나기 전까지의 시간도 기쁨을 누리는 시간이 되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복음기도신문]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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