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순이 된 원로 조각가 최종태는 미술대학을 졸업한 1958년부터 지금까지도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따라서 그의 <얼굴>, <기도하는 사람>, <손>, <두 사람> 등과 같은 대표적인 연작은 50~60년 동안 꾸준히 만들어 온 작품들이다. 똑같은 주제를 지속하며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생각과 경험을 녹여냈을까를 생각하면 숙연한 마음이 들곤 한다. 그중 <두 사람>은 제목대로 두 명의 기도자를 조각한 것으로, 1975년부터 시작하였다. 작가가 가톨릭 신자여서, 학자들은 이 <두 사람>을 1839년 기해박해 때 순교한 김효임, 김효주 자매를 조각한 것으로 보지만, 정작 작가는 이 작품이 누구를 조각한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이목구비를 단순화하여 추상에 가깝게 만든 형태는 관람자들에게 <두 사람>이 누구인지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누군가는 사역의 동역자를 떠올릴 것이요, 누군가에게는 부모일지 모르고, 또 누군가에게는 부부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50년 가까이 각각 다른 재료, 다른 형태로 만들어진 이 <두 사람>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얼굴은 둘인데, 손은 하나이다. 한 몸처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두 사람이 서로 손을 포개어 기도하는 형상이다.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두 사람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이 두 사람은 누구일까, 두 사람이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제목은 무엇일까. 마침 호세아서를 묵상하고 있던 나에게 <두 사람>은 그리스도와 나, 그리스도와 그분의 신부인 교회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께서는 나와 함께 무엇을 기도하고 계실까.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지만, 결코 단순하지도 한 번에 이해되지도 않는다. 그리스도의 기도는 ‘저가 나를 사랑하도록 하소서’,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사랑하기’를, 하나님과 내가 사랑의 관계 속에서 하나 되기를 향하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이상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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