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5일. P국으로의 비전트립 출정을 앞둔 바로 전 날이었습니다. 비전트립 팀이 발표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P국의 정국이 불안정해지면서 저희팀의 비자 신청은 몇 번이나 거절당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기회로 시도한 비자 신청의 결과가 나오기로 한 바로 그 날 아침이었습니다.
“할렐루야!! 비자 나왔어요~~~” 기쁨에 찬 비전트립 진행팀 선교사님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마음에 드는 생각은 ‘바로의 권세가 박살났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여금 약속하신 땅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붙들고 있던 사탄의 권세가 완전히 깨어지고 승리가 선포되던 유월절 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당장 떠나라고 은금패물까지 주며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내던 장면이 마음에 생생히 떠올랐습니다. 아직까지 채워져야 할 약 800만원 가량의 남은 팀 재정까지도 채우실 것에 대한 믿음을 주셨습니다. “아멘!” 주님께 감격에 찬 믿음의 고백을 올려드리고 사랑하는 공동체 가족들의 기도로 파송을 받아 비장함과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팀 모임 장소로 가기 위한 버스를 기다리던 저는 그만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에 오르게 됐고, 시간이 한참 지나 낯선 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상황을 파악하게 됐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 위에 큰 배들이 가득 떠 있는 인천 영종도 선착장. 종점이니 내리라는 기사 아저씨의 말은 야속하게만 들렸습니다.
게다가 그 버스는 한 시간에 한대 밖에 없어서 다시 되돌아가려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주여 ~~~~~~~~~~!’ 교통카드 외에는 수중에 차비가 없었기에 팀 모임에 더 늦지 않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고 최대한 가까운 전철역에 내리는 것 뿐이었습니다.
배에 승선하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차들 중, 가족이 함께 타 있는 차가 눈에 띄었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허락을 받아 타게 된 차 안에서 “혹시 예수님 믿으세요?”로 시작된 몇 마디의 대화로 자연스레 교제가 시작됐습니다. 탑승했던 일행 모두 믿는 분들이었습니다. 어디에 가던 길이었는지를 이야기 하다가 삶을 나누게 됐고, 내가 만난 복음을 전하게 됐습니다. 갑작스런 만남 속에서도 하나님이 하실 일들이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되어 속으로 기도하며 짧은 교제 가운데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한 20여분 가량이 지나자 배는 반대편 월미도 선착장에 도착했고, 근처 인천역 앞에서 차를 세워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입술에 담아두신 주님의 권세로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 주는 자는 결단코 상을 잃지 않으리라’ 하시던 주님의 축복의 말씀과 함께 – 세상이 주는 복과는 다른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복으로 채워주시기를 구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차에서 내렸습니다.
돌아서서 가려는데 차를 운전해주시던 집사님이 저를 부르셨습니다. “저기, 선생님! 이거 받으세요.” 라며 건네주시는 것은 만원짜리 지폐 한 장이었습니다.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는 제게 “얼마 안되는데 차비로 사용하세요.”라며 끝내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떠나는 차를 바라보며 아침에 마음에 주셨던 장면, ‘은금패물을 주어 내보내게 하시리라’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주님의 사인으로 받았습니다.
“아멘! 이미 우리의 모든 필요를 채우신 주님, 감사합니다.” 기쁨으로 이 말을 선포하며 전철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팀 모임 후 다음날 아침 일찍 P국으로 향하던 그 날. 주님은 정말 약속하고 확증해 주신대로 생각지도 못한 주님의 방법을 통해 우리의 모든 필요를 신실하게 채워주셨습니다. 할렐루야!
작은 실수로 일어난 코믹스런 사건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고, 약속하신 말씀을 분명하게 성취 하셨습니다.
‘주의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 오늘도 믿는 자들의 고백 안에 거하시며 우리의 삶을 통해 날마다 선하신 뜻을 이루어 가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주님이 하셨습니다!
김지희 선교사
*이 코너는 복음과 기도의 삶을 사는 여러분들의 믿음의 고백으로 이뤄집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보낼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