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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두려워하고 기뻐하고 실패하고 마침내… 승리한 선교사의 이야기”

일본, 스리랑카를 거쳐 인도에서 53년 동안 헌신한 선교사.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선교사의 표본으로 삼고 있는 증인. 참된 제자도를 알고 부르심에 전적으로 순종하며 살았던 주님의 제자. 독신으로 인도에서 단 한 번의 휴가도 없이 어린이들을 위해 삶을 드린 믿음의 사람. 이 모두 에이미 카마이클(1867∼1951) 선교사에 대한 설명이다.

유년 시절 에이미는 대충 넘어가지 않는 부모님으로부터 양육을 받으며, 아일랜드 장로교회의 엄격성과 균형을 이룬 자유롭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삶은 영적으로 건강한 선교사가 되는 좋은 토양이 되었다. 비록 경제적 어려움, 뒤이은 아버지의 죽음을 맞기도 했지만 경건하고 믿음 안에 굳게 서있던 어머니가 본이 되어 에이미는 기도와 응답의 본질과 섬김을 배워가며 자랐다.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함을 갖게 된 것은 열일곱 무렵 거리에서 한 노파를 부축하게 된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 작은 일을 통해 그녀는 순종한다는 것이 어떻게 세상을 향해 등지고 서는 것인지 경험한 것이다. 이후 가치관이 바뀌며 하나님에 대한 절대 순종의 걸음이 시작됐다.

청년이 된 에이미는 “너희는 가라”는 부르심에 명확히 반응할 줄 알았다. 또 십자가의 죽음이 의미하는 것을 모든 영역에서 정확히 실제되게 했다. 예를 들면 젊고 예쁜 외모에 명문 가문으로 잘 갖추고 있던 모든 것들 심지어 미적 감각에 대해서도 죽음으로 넘기게 됐다. 자아에 대해 죽고 하나님에 대해 사는 것을 “자신의 정당한 세상적 계획과 희망 일체에 대해 죽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또 하나님의 음성이 안들리게 하는 소리라면 “아무리 듣기 좋아도 거기에 대해서 죽는 것”으로 알고 실제로 그렇게 부르심에 반응했다. 그녀는 영국의 케직선교회 파송 1호 선교사로 뽑혔다. 일본과 중국을 거쳐 1895년 인도 방갈로르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1901년 힌두교 사원에 팔려가는 아이 프리나를 구출하면서 도덕적 위험에서 아이들을 구해내는 도나부르 사역을 시작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를 에이미와는 다른 농도로 받아 어쩌면 더 멀리 돌아가야 하는 인도의 그리스도인들 속에서, 또 난공불락의 힌두교도들 속에서 그녀는 지극한 순종, 지극한 사랑으로 살아갔다.

사별의 아픔, 질병과 죽음의 위협, 끊임없이 갈보리로 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 여전히 군사의 심령으로 주님을 따랐다. 녹스느니 차라리 탈진하기를 원했다. 이처럼 에이미 카마이클은 여러 면에서 존경받을 만하고 뛰어난 주님의 사람이다.

하지만 독자인 내게 그녀는 하나님께서 “증인”으로 보여주신 사람이었다. 내가 선교사로 헌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그녀의 삶은 나의 당시 시작된 내적 갈등의 결론을 내려주는 답안지나 다름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과정 중에 있는 지금도 여전하게 또 다른 해답이 되어주고 있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맛보고 선교사로 시작할 때 고민이 있었다. ‘나 같은 자가 어떻게 이 길을 끝까지 달릴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처음부터 완전하며, 하나님의 영광은 조금만 맛보아도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인 나는 허점투성이에 모든 영역에서 절망을 맛봐야 하는 존재였다. 의기양양하게 뒤돌아보지 않고 부르심의 자리에 나왔다고 생각했으나 현실의 삶은 그렇지 않았다. 나 자신에 대한 절망과 죽음을 경험하는 농도가 짙어질수록 어떻게 이 영광에 사 로잡혀서 끝까지 달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생긴 것이다. 그 때에 하나님께서 이 책을 읽게 하셨다.

이 책은 83년간의 삶을 통해 사랑하고 두려워하고 괴로워하고 기뻐하고 실패하고 마침내 믿음의 승리 이후 주님 품에 안긴 한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는 나처럼 평범했다. 그러나 끝까지 달렸다. 한마디로 말해 ‘그리스도를 사모함’이 그 일을 가능케 하는 것을 보았다. 낙담할 수 있는 순간에도, 두렵고 움츠러들며 몸져눕고 심지어 기력이 다해 죽어가는 순간에도 절망스런 나 자신을 바라보지 않았다. 끊임없이 위를 바라보는 에이미 카마이클의 시선은 여명이 밝을 때부터 별이 밤하늘에 촘촘히 박힐 때까지 계속됐다.

지상에서 흙을 밟고 있으면서도 천국을 바라보며, 결국 그녀에게 허락된 경주가 끝이 났다. 하나님의 영광에 사로잡혀 달리는 한 인생의 생생한 모습을 그녀를 통해 보게 된 것이다. 꿈을 꾼다. 질그릇인 내가 좀 더 멋진 그릇이 되어 달릴 수 있게 하는 그런 꿈이 아니다. 내 안에 담긴 보배로운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더욱 그 생명의 빛을 발하며 달 려 나아가시도록 하는 꿈이다.

(엘리자베스 엘리엇 저 | 570쪽 | 복있는 사람 | 값 1만 9000원)

한보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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