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후 수십만의 아프간인이 피난길에 오른 가운데 아프간 주변국과 유럽연합(EU)이 난민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17일 연합뉴스가 전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아프간 공항에서 이륙하는 미군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비행기를 따라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공개했다. 이는 70년대 공산화 이후 베트남을 떠나려던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 미군의 비행기와 헬기 등에 탑승하려고 몸부림을 치던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현재 북쪽으로 넓게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에는 이미 유혈사태를 피해 국경을 넘은 아프간 난민이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파키스탄은 앞으로 더 많은 난민이 몰려올 것을 걱정하고 있다.
또한 이란 정부는 동쪽 국경을 통해 넘어오는 아프간인들을 위한 임시수용소를 마련했지만, 아프간 상황이 안정되면 이들이 되돌아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중동과 아시아에서 유럽을 향하는 길목에서 시리아 난민 수백만 명을 수용한 터키도 아프간 난민 유입을 걱정하고 있다.
EU내 주요 국가들 대책 마련… 독일은 지원 계획, 오스트리아는 반난민 노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는 18일 각료회의를 열고, 아프간 난민의 피난 행렬의 전개 양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메르켈 총리는 “파키스탄을 비롯해 이웃 국가들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유엔난민기구(UNHCR)와도 협의 중”이라며 오는 18일에는 EU 내무장관회의와 외무장관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고,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해, 아프간 구조작전과 추후 대응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오스트리아는 반난민 강경노선을 고수하면서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에도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간인을 강제로 추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APA통신에 “보호가 필요한 이들은 원래 출신국 인근에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EU 27개 회원국이 아직 공동 난민 보호정책이나 난민의 공정한 분산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한 상황에, 시리아 내전이 발발했던 2015년과 같이 EU에 132만여 명이 난민 신청을 하는 위기가 재연될 경우를 대비해 대책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마르가리티스 쉬나스 EU집행위 부위원장은 이탈리아 신문 라스탐파에 “아프가니스탄의 위기는 유럽이 새로운 이주 협약에 합의할 시점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크리스천 퍼스펙티브
오늘 아프간이 처한 현실이 과거 1970년대 공산화된 베트남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월남전에 뛰어들어 한국군 등 우방의 지원으로 월맹의 공격을 막고 베트남의 민주화를 위해 싸웠으나 결과적으로는 아무 성과 없는 철군을 해야 했다.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 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이것을 빗대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철군 결정으로 우리는 치욕적인 ‘1975년 사이공 함락’의 속편으로 나아가게 됐고 심지어 상황이 그때보다 나쁘다”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천문학적인 재정 지원과 젊은 군인들의 피의 대가로 지켜온 평화 자유 민주라는 절대 가치가 철군 결정과 동시에 한꺼번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된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충격적 현실이다. 우리는 이 현실에서 깨달아야할 진실이 있다. 현재 국제 사회는 어느 한 나라만의 힘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며 함께 공통의 가치체계와 원칙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프간은 이처럼 어마어마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스스로 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킬 자구책을 갖지 못했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것은 제아무리 ‘동맹’이라도 스스로 자신을 지켜낼 힘과 의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털고 떠난다는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다.
탈레반에 점령된 아프간의 영혼들을 보호해주시고, 특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여성들의 보호자가 되어달라고 기도하자. 또한 살기 위해 국경을 넘어 피난길에 나선 아프간 난민들의 오갈데 없는 상황 가운데 도울 자를 붙이셔서 국제사회가 함께 하며 특별히 한몸된 교회가 선한 섬김으로 일어나도록 기도하자.
“여호와여 주의 긍휼을 내게서 거두지 마시고 주의 인자와 진리로 나를 항상 보호하소서” (시 40:11) <UTT(Understanding The Times)제공> [복음기도신문]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