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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기술로 가상교회 시도… “현실 대체 어렵다” 우려도

▲ 실제 인물에 가상현실을 적용해 메달을 달아주는 새에덴교회 소강석 담임목사. 사진 : 유튜브채널 새에덴교회 챕처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모임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기존의 비대면 예배의 한계를 넘어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상세계 교회가 시도되고 있다.

최근 아이굿뉴스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미디어선교회(이사장 김운성)는 가상현실 속에 교회 건물과 강의실을 구현하고 온라인으로 접속해 강의를 수강하는 ‘바이블 아카데미’를 개강했다. 수강생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움직여 가상공간 속 다양한 장소에서 강의를 듣거나 모임을 할 수 있으며 음성과 텍스트, 화상회의로 서로 소통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유튜브나 줌 등 영상을 활용한 기존의 비대면 예배와 모임 방식의 한계를 넘어 상호작용에 의한 실질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미디어선교회는 심지어 가상공간 속 선교지에 ‘스마트 선교사’를 파송해 현지인들을 양육하는 새로운 형태의 선교 방법까지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의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제이알월드(대표:조현길)는 지난달, 이용자들이 가상현실 속에서도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종교기관·단체와 제휴 및 협약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이알월드 메타버스 내의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공용 광장에 이용자의 종교 활동을 지원하고 종교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과 건축물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른바 ‘메타버스 교회’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란?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초현실 세계를 말한다. 1992년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처음 사용된 이 단어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개념의 범위가 확대되어 그동안 주로 사용되던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라는 말보다 더 포괄적인 의미로 자리 잡고 있다.

메타버스는 이미 경제, 산업, 사회, 문화, 예술, 교육, 의료 등 각계에서 다양한 시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페이스북,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거대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메타버스 안에서 유명 가수의 콘서트와 팬사인회가 열리고 대학교 입학식과 축제, 기업의 회의나 교육도 진행된다.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 메타버스’의 저자 김상균 교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메타버스에서 보내게 되며 디지털 세상과 현실 세상의 경계는 점점 더 희미해질 것이다”라고 예견하고 있다.

교회서도 메타버스 기술 도입… 성찬식, 수련회에 활용

메타버스를 이용한 사례는 지난 23일 열린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의 한국전 참전용사 보은 행사에서 선을 보여, 6·25전쟁에 참가한 해외용사의 젊은 시절 모습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기념 메달을 걸어주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기독교 웹·앱 제작팀 파이어우드가 부활절을 맞아 ‘2021 예수님과 함께하는 온라인 성찬식’을 진행했다. 웹 페이지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온라인 성찬식은 대단한 기술이 사용된 것은 아니지만 가상공간에서 성례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한국대학생선교회 CCC(대표 박성민 목사)도 메타버스를 활용해 수련회를 연다. CCC는 6월 28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수련회 기간 동안 온라인 가상공간 플랫폼 ‘게더타운’에 CCC수련회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가상공간 속 수련회 스트리트에 역대 수련회의 이미지를 전시하고 전국의 학생들이 교류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LA의 D.J.소토 목사는 이미 3년 전부터 ‘누구나 올 수 있는 벽(wall)이 없는 교회’를 꿈꾸며 가상현실교회(VR Church)를 시작했다.

가상현실 교회 경계해야… 현실 대체 어려워

코로나19 이후 이런 메타버스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한편, 가상현실 속 교회와 예배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션파트너스 한철호 선교사는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칼럼에서 “12세기 르네상스 이후 등장한 인문주의와 18세기 이후 등장한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바뀐 가치에 대한 인식 방식이 기독교 전체의 방향을 바꿔 놓았다”며 “오늘날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과학의 영향으로 실재와 가상이 혼합되면 하나님을 인식하고 신앙을 구현해 가는 방식이 전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들은 특수한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임시방편일 뿐 실제 현실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예배와 성례와 같은 기독교의 전통이 가상현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배학의 권위자인 한일장신대학교 명예총장 정장복 교수는 “예수께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셨던 ‘실체성’으로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기독교의 진리가 가상현실로 대체될 수 있을까?”라고 물음을 던지며 “메타버스나 온라인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활용 가치는 있지만 거기에 현실과 똑같은 가치를 부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가상현실에서는 우리의 땀과 열정, 눈물, 정성과 같은 것들을 구현하기 어렵다”면서 “마음과 뜻과 정성과 목숨까지 다해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예배의 본질인 하나님과의 교제를 다른 형태로 대체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라고 강조했다.

크리스천 퍼스펙티브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히10:24~25)

복음은 관계이다. 하나님과의 관계. 성경에 기록된 내용들이 누군가에게는 수 많은 책들 중에 하나의 책으로 이런 저런 정보를 담은 책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고 그 분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난 이후에만 성경의 내용은 비로소 사랑의 편지요, 기쁜 소식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또한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인생 전체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더 깊이 알아간다. 개인의 장점만 좋아하는 관계가 아니라 숨기고 싶은 연약함과 드러내고 싶지 않은 악함을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맺어가며 부딪히고 해결해가시는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은혜로 복음 안으로 들어와 그리스도와 연합된 성도들의 모임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몸된 지체로서, 각 지체, 부분들이 머리의 명령을 받아 서로 연합하고 하나되는 당연한 과정을 거친다. 하나님을 향한 예배를 할 뿐 아니라 서로 관계를 맺으며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용납이 무엇인지를 알아간다. 사랑할 수 없는 자신,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자신에 대한 발견으로 인해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나 같은 죄인을 사랑하셨는지를 기이하게 여기며 그 분을 더욱 예배하게 된다. 그래서 교회에서 공동체적인 요소를 빼놓고는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함은 반드시 실체성을 가진다.

코로나와 같이 대면하기가 어려운 상황같이 특별한 상황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목적을 위해서, 또는 어떤 정보를 배우기 위해 메타버스나 온라인 예배 등은 가능할 수 있다. 그리고 오프라인 모임에서 받은 고통으로 인해 두려워하는 누군가를 만날 접촉점으로서 온라인 모임은 또한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복음의 본질과 교회의 본질을 생각해 볼 때, 가상현실에서 드리는 예배는 절대로 예배와 교회를 대체할 수 없음을 기억하자. 연인과의 관계에서 핸드폰과 SNS는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수는 있지만, 물리적 만남을 전제한 메타버스 만남이다.

코로나19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특별한 시간을 맞은 이 때에 등장한 메타버스 교회가 특별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 이미 관계 맺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빠른 의사소통과 정보전달의 역할을 감당해나가고, 잃어버린 영혼들을 향해 만날 좋은 접촉점이 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메타버스 교회가 효율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본질적일 수 없는 교회의 모습인 것을 기억하며, 교회가 실체성을 가지며, 공동체성이 약해지지 않도록 함께 간구하자. <UTT(Understanding The Times)제공>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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