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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통신] ‘망고를 따도 전혀 이윤이 없어요’… 선교 사역은?

▲ 판로가 막혀 버려지고 있는 태국의 망고.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망고과수원에서 아이들은 신났다. 망고열매를 따고 만지는 것이 여간 신기한 일이 아니다. 망고를 처음 따는 아이들의 부모들도 덩달아 신났다. 큼직한 망고들이 금새 수북이 쌓인다. 그런데 정작 망고과수원 주인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대답한다.

“망고를 따도 전혀 이윤이 없어요”

태국북부 람푼이라는 곳에 위치한 망고과수원의 대조적인 두 그림이다. 며칠 전에 동료선교사에게 연락이 왔다. 집주인이 망고과수원을 하는데, 와서 마음껏 따고 가라는 것이다. 사연이 있었다. 수확할 때가 되었지만 판로가 막힌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이 못 오고 경제가 어려우니 시골에 있는 망고과수원도 그 영향을 직접 받은 것이다. 같이 가자고 하여서 생각지 않은 망고 과수원에 왔다.

한 시간 차를 타고 과수원에 도착하니 탐스러운 망고열매가 가득하였다. 나도 망고를 나무에서 따는 것은 처음이다. 종류가 많고 다양하다. 자연스럽게 주인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인부가 와서 망고를 따는 일당이 하루에 400받(13불)이라고 한다. 그런데 전혀 이윤이 없다고 한다. 상인들이 사가지 않기 때문이다. 동네사람들도 관심이 없다. 제법 규모 있는 망고과수원이 이 동네에도 적지 않다. 망고들은 나무에 달린 채 있다. 일부는 이미 땅에 상한 채로 떨어져 있다. 시장에서는 1kg에 제법 큰 망고도 1000원이 안된다. 인건비와 운송비도 건지지 못하는 것이다. 어차피 버려질 것이어서 선교사에게 와서 따 가라는 것이다.

선교에도 이런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선교사는 애쓰고 노력한다. 한국교회도 최선을 다하여 헌신한다. 그런데 결과는 기대와 달리 안타까운 경우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교회건축 지원과 사역자 사례비 지원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한국교회 선교재정이 선교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중에 하나가 선교지 교회건축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건축한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의 사례비지원도 연결이 된다.

건축할 때 한국교회는 나름 최선을 다한다. 적지 않은 헌금이 사용된다. 이것을 돕는 한국 교회는 선교지에 건강한 교회가 세워지기를 소망한다. 주일마다 성도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며 주일학교가 잘 운영되기를 소망한다. 현지인들도 후원자처럼 열심히 헌신하기를 기대한다. 목회자는 사례비를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기를 소망한다. 더 나아가서 주위에 전도하고 교회가 확장되기를 꿈꾼다. 마치 농부가 과수원에 망고나무를 심고 열매가 풍성하여 좋은 가격을 받기 원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그런 원 함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매홍손의 빠이군에 있는 므앙노이교회의 분송목사가 그런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그 마을을 가려면 리수족 마을을 지나야 한다. 그곳에서 사역하는 한국선교사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마침 한국선교사가 그 마을에 기독교인들이 있어서 교회당을 건축해 주려고 하였다. 그 소식을 듣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게 교회당건축을 외부에서만 지원하여 주면 안됩니다.”
“교회당 건축은 스스로 해야 하고, 사례비지원도 가능하면 교인들이 책임져야 합니다.”

그가 담임하는 므앙노이교회는 처음 교인이 몇 명 되지 않았을 때부터 스스로 여러 번 교회당과 교회시설들을 건축하였다. 물론 교역자 사례비도 교인들이 지원한다. 그가 속한 지방회와 총회에 적지 않은 상회비를 지원하고 있다. 더 나아가 몇 곳의 전도처를 개척하였고 미얀마 카렌난민들도 돕고 있다. 그가 보았을 때 교회당은 교인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건축하여야 하고 목회자도 스스로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선교사는 그의 의견을 들었지만 본래의 계획대로 한국교회 재정으로 건축을 하였고 사역자의 사례비를 지원하였다.

그런데 지금 그 교회는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 문은 닫혀 있고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는다. 교회입구 간판은 있지만 교회 안의 간판은 반은 떨어진 채로 버려져 있다. 목회자는 단체가 어려워 사례비를 못 주니 떠나가 버렸다. 6가정이었던 교인들은 사역자가 떠나면서 3가정으로 줄었고 예배는 교회당이 아니라 가정에서 드리고 있다. 교회는 마을공동체를 위한 빛 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마치 버려진 망고과수원의 망고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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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가 안돼 텅 빈 선교현장의 교회 건물.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만약 그 교회가 분송 목사의 조언대로 하였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교인들이 헌신하여 교회당을 건축하였다면 교회당의 모양은 투박해도 그곳에서 예배를 드렸을 것이다. 헌신과 희생으로 교회를 돌보았다면 교인들이 반으로 줄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임사역자는 없어도 교인 중에서 신앙 좋은 사람이 나름 교인들을 돌볼 수 있었을 것이다. 외부의 너무 큰 열심과 헌신이 오히려 선교지 교회에 해를 끼치고 말았다. 손님들은 주인처럼 행세하였고 주인들은 손님처럼 행동한 결과였다. 분송목사의 안목과 그의 헌신과 희생은 선교사가 배웠어야 할 대목이다.

태국의 망고 값은 코로나가 해결되고 경제가 좋아지면 다시 정상이 될 것이다. 망고과수원 농부는 다시 수확의 기쁨을 되찾을 것이다. 그런데 외부 지원을 너무 받아 역동성을 잃어버린 교회는 언제 다시 회복될까? 선교지 교회건축에 너무 큰 의미를 두는 한국교회의 열정이 걱정된다. 그것이 현지교인들의 헌신과 희생의 몫까지 차지해버리면 관리되지 않은 예배당은 계속 보일 것이다. 현지교회가 충분히 헌신하고 난 뒤 부족한 것을 도와주면 서로 은혜이다. 한국교회와 선교사가 그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현지교회와 후원교회 그리고 선교사 사이의 묘한 역학관계가 이런 결과를 낳게 하는 것 같다. 망고과수원의 버려진 망고와 같은 교회당은 이 곳 한 곳으로 충분한데 다른 곳에서 보일까 걱정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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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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