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주간에 느헤미야52기도를 파수할 교회가 없으니 셋째 주로 예정된 우리 교회가 추석 주간에 기도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기도24·365본부의 문의를 받았다.
즉시 호기롭게 O자(字), K자(字)를 날렸다. 그러나 곧바로 염려가 앞섰다. 가뜩이나 교인도 몇 명 남지 않았고, 9월말이면 교회를 폐쇄해야한다. 이 상황에서 144시간 연속기도라니. 느헤미야52기도 자체가 무리처럼 느껴지는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가뜩이나 짧은 추석연휴. 다들 귀성길에 오를 터인데… 결국 기도제목 1번으로 기도 동역자를 보내달라는 제목을 올렸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나의 이런 연약함을 아시는 듯, 첫 시간부터 감동 가운데 은혜의 자리로 나아가게 하셨다.
일면식도 없었던 중보기도학교 출신의 집사님 한 분이 주일 밤 첫 시간부터 내리 일곱 시간을 파수하셨다. 그렇게 시작된 연합기도의 위력을 고스란히 전해준 감동의 행진은, 지인인 이 목사님 가족 전원을 포함한 복음선교관학교의 동역자 등 무려 20여명의 기도지원군이 원근각처에서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사건(?)으로 이어졌다.
토요일 마지막 기도 자리에 열 명의 기도자가 끝까지 파수하는 대역사를 창출해 내셨다. 그렇게 주님은 연약한 우리 교회를 통해서도 반드시 느헤미야 52기도의 영광 가운데 계시고 싶어 하셨던 것이다.
추석 당일, 가족들 모두가 할아버지 댁으로 향함에도 청주에서 혼자 기도의 자리로 달려 나온 중학교 2학년생 한빛이. 역시 대구에서 혼자 달려와 2박 3일을 파수한 15살짜리 주헌이. 연 이틀을 내리 파수한 맹 목사님네 세 딸들…
이들을 느헤미야52기도의 자리로 불러낸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랬다. 청소년복음수련회와 청소년문화복음학교(ACESS)에서 만났던 십자가의 복음이, 그 십자가 위에서 쏟으신 우리 주님의 그 사랑 때문이다.
그것이 아이들로 하여금 추석이건, 연휴이건 복음을 살아내는 하는 기도의 자리에 달려 나가지 않을 수 없게끔 역사하셨다. 아이들은 물론 기도의 자리에 연합한 기도자 모두가 동일하게 그리스도의 영광 가운데 함께하는 큰 기쁨을 누리게 하셨다.
모든 카드를 꺾어버리고 까마귀 신앙으로 살아보겠다며 믿음재정으로 돌입한지 두 달째. 궁핍이란 단어가 슬금슬금 친해져보자고 다가 올 즈음이었고, 가족들 모두가 약간은 짜증과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궁핍을 바라보던 때. 밥 먹고 돌아서면 금방 허기지는 이유를 계속 궁금해 하던 그 때 느헤미야52기도를 시작하며 가졌던 또 하나의 두려움이 일어났다.
“무엇으로 기도자들을 대접하지?” 그러면서도 “순회기도팀 그냥오세요, 저희가 다 준비합니다.” 큰소리만 뻥뻥 쳤다. 그래도 이 허풍 같은 믿음을 가상히 여기셔서 여전히 신실하신 주님은 식량과 부식과 간식 등등을 골고루 넘치도록 풍성히 채워주셨다.
또 한 번 믿음의 싸움에서 승리를 맛보게 하신 주님은 선교사로 헌신한 우리 가족들을 향해 말씀하셨다. 비록 이 땅에서 열방의 빛 된 교회는 아무 열매도 거둔 것 없이 문을 닫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가족 모두 한마음과 한 입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시겠다는 말씀이셨다(롬 15:5-6).
또 느헤미야52기도 주간의 약속의 말씀으로는 신 30:14절 “오직 그 말씀이 네게 매우 가까워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 라는 말씀으로 다시금 확증하셨다. 부르신 그곳에서 다시 시작될 열방가운데 빛이 될 교회와 열방기도센터를 마음에 품게 하셨다.
느헤미야52주(週) 기도를 마치면서 느헤미야52기도의 자리에 다시 한 번 앉고 싶은 마음을 주셨다. 그때 새롭게 시작되는 느헤미야52일(日) 기도 ‘복음의 영광’을 통하여 허락하신 자리에 가족 전원이 느헤미야로 서서 열방을 품고 기도하며 나아가도록 마음을 확정해 주셨다.
복음과 무관한 목회자, 성도들로 살아가던 우리 교회와 가족들에게, 십자가로 나아가는 은혜를 허락해 주셨다. 그리고 말씀과 기도, 두 기둥을 붙들게 하셨다. 초등학생부터 할머니 교역자에 이르기까지 한 마음, 한 입으로 열방을 향해 구하며 기도할 수 있는 느헤미야52기도의 자리는 두말 할 것도 없이 하나님이 준비하신 완벽하고 완전하게 조치된 은혜의 자리였다.
주님이 행하셨고, 또 계속하여 행하실 것을 신뢰하며 지금 이때에 우리 교회에 다시 한 번 선한 뜻을 이루신 주님을 소리 높여 찬양한다.
김형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