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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통신] 선교와 ‘돈’

▲ 선교현장에서 공사가 진행중인 교회건축 현장.

선교에서 ‘돈’만큼 예민한 이슈가 있을까 싶다. 이와 관련된 주제는 선교관련 모임에서 여러 번 논의되었다. 선교논문들에서도 여러 번 다루어졌다. 이것은 선교에서 재정 사용에 대한 지혜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또 그만큼 현지에서 재정사용이 문제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선교사들이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 중 하나는 돈으로 선교한다는 것이다. 대개의선교사들은 돈으로 선교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선교계에서는 왜 이런 토의가 계속되는 것일까? 선교현장에서는 이와 관련된 문제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 현지인들이 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어쩌면 그들의 관점이 현지에서 실행되는 실제를 정확하게 보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3월 14일 이와 관련된 현지 지도자들의 관점을 들었다.

“한국 선교사들 돈이 많습니다.”

매홍손도에 있는 깽홈(씨쏘뿌)교회 운영위원장의 말이다.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요리목회자도 머리를 끄덕인다.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궁금하여 그 상황을 질문한다. 이것은 한국선교사들의 교회건축지원과 관련된다.

“여러 한국선교사들이 교회를 지어주고 있습니다. 돈이 많은 것 같습니다.”

돈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면서 그렇게 돕는 선교사를 언급한다. 그런데 다음의 경우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적하였다.

“A선교사는 교회건축을 비즈니스처럼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였다.

“교회를 많이 세워주면 후원자들이 좋아하게 되는가 봅니다. 일을 잘하는 선교사처럼 보이겠죠. 그러면 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비지니스처럼 하는 것이죠.”

그들은 그들의 관점으로 선교사의 의도까지 분석하고 있었다. 선교사의 사역을 그들의 경험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선교사의 건축지원이 순수하지 않은 의도라고 믿고 있다. 그들 방법으로 경고하고 있다.

깽홈교회는 매홍손도 빠이군의 깊은 산골에 있지만 헌신된 성도들로 구성된 교회이다. 외부단체에 교회건축을 요청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다. 2019년에 교회 회의실(Convention Center)을 스스로 건축하였다. 약 80만 받(2만 7000달러)이 소요되었다. 150여 명의 1년 십일조가 80만 받이다. 교인 1인당 십일조가 5000받(170달러)이 넘는다. 대부분 신실하게 십일조를 한다. 태국카렌침례총회를 위하여 매년 십일조의 10%인 80000받(2700달러)를 지원비로 돕고 있다. 앞으로 건축할 교회당도 외부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한국선교사에 대한 평가는 깊이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선교사들 상당수가 재정적인 면에서 여유롭지 않다. 생활비와 렌트비, 그리고 자녀 교육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한다. 실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지만 현지인들에게 비쳐진 한국선교사의 모습은 선교사가 직접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한국선교사도 돈이 많다는 것이다. 현지교회는 대개 한국선교사, 한국선교단체, 한국교회를 분리하지 않는다. 그저 ‘한국교회 선교’라는 동일체로 이해한다.

이런 현지 지도자들의 평가가 한국선교사들에게는 억울할 수도 있다. 대다수의 선교사들의 삶의 실제와 다를 수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으로 한국선교사들의 경제적 고충이 더욱 가중되리라 예상한다. 그렇지만 현지 지도자들의 관점은 나름 근거를 가지고 있다. 돈이 많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들을 너무 쉽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교회건축은 큰 재정이 들어가는 일이다. 선교사들은 그 일을 쉽게 해낸다.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찾아와서 교회건축의 필요성을 물어본다. 장소를 안내하면 어려움 없이 건축한다. 그것을 주도하는 선교사는 돈이 많지 않고는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선교사는 그것을 비지니스처럼 하고 있다고 느낀다.

빠듯한 경제적 조건에서 사역하는 한국선교사들에 대한 현지인들의 평가는 돈이 많다는것이다. 이 평가는 그냥 스쳐지날 일이 아니다. 선교 재정의 사용 방법, 원리, 철학 등을 깊게 돌아보아야 할 경고등이다. 선교 재정사용의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현장에서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지 지도자들의 경고가 더 정확하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너무 예민하기 때문일까?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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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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