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훈련을 마칠 즈음 주님이 인도해주실 곳이 어딘지 기도하고 있었다. 기도하며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은 열망을 부어주셨다. 그러나 손목에 생긴 건초염 때문에 ‘쓸모없는 내가 어디를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한 기독학교에서 교육선교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고는 싶었지만 특별한 재능이 없어 망설이고 있었다. 그때 ‘우리는 그곳에 예배하러 가는 것이다.’라고 들었던 메시지가 기억났다. 나의 한계를 넘나드는 여러 힘든 일들을 겪으며 완전히 무너져 있던 나를 포기하지 않고 품어주신 주님의 사랑을 힘입어 이제 어디에서든 그 사랑을 힘껏 외치고 전하겠노라고 마음속으로 고백했다. 그러나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자 다시 한 말씀을 주셨다. “막달라 마리아가 가서 제자들에게 내가 주를 보았다 하고”(요 20:18)
‘얘야, 네가 나를 만났지 않니? 네 안에 실제 된 그 기쁨을 가서 외쳐라. 네가 만난 하나님을 전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부활의 주님을 만난 그 증인으로 나를 부르고 계신다는 마음이 들어 부르심에 순종하기로 했다. 감사와 은혜가 넘쳤다. 그러나 그 감격도 잠시, 집에 돌아와 중학생이 되는 조카와 일주일을 함께 지내며 나는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조카도 온전히 사랑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처절하게 경험했다.
약간은 어려운 마음으로 학교에 도착했다. 짐을 정리하고 신입교사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면서 더욱 앞이 깜깜해졌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사역을 위해 노트북을 구입해야 했다. 구입을 위해 컴퓨터를 잘 다루시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생각했다. 선생님들은 각자의 특기가 있는데, 나는 딱히 특기도 없고, 복음을 가르치기는커녕 오히려 내가 배워야 하는 입장이었다. 선생님들이 이곳에 헌신하게 된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더욱 이곳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때 주님이 다시 나를 불러주신 말씀을 생각나게 하셨다. 주님의 영광에 동참시키시려고 나를 부르셨는데 나는 계속 주님께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생각하며 방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사실 나는 원래 자격이 없는 자였다. 십자가 구속의 은혜를 받을 자격이 없었는데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로 나를 찾아오셔서 복음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원래부터 자격이 없이 은혜로 부르심을 받았으니, 앞으로도 자격이 없어도 은혜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다.
긴장되고 무거웠던 마음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부르신 주님을 기대하게 되었다. 부르심의 길, 나는 할 수 없지만 부르신 주님을 매순간 주목하고 의지하며 순종할 때 주님이 친히 인도하신다.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일들 앞에 서툰 나의 연약함이 드러나고 하루에도 믿음을 흔드는 일들이 수없이 일어나지만 나를 이 자리로 부르신 주님과 약속을 붙들며 오늘도 믿음의 걸음을 내딛는다. [복음기도신문]
마리아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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