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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통신] 국경은 봉쇄됐으나 하나님의 은혜는 봉쇄되지 않는다

이뚜타카렌 난민들의 주거지역(본지 통신원 제공)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자국민 보호 우선과 지역 폐쇄는 탈 세계화 현상이다. 이런 예기치 않은 현상은 곳곳에 생각하지 못한 당혹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뚜타카렌 난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재의 상황이 이와 관련되어 있다.

“국경이 봉쇄되었습니다.”

이뚜타카렌 난민위원회 총무인 ‘표표’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이뚜타 캠프는 태국과 살라윈 강을 사이에 두고 미얀마 국경에 위치해 있다. 쌀을 비롯한 식량을 태국에서 구입해야 한다. 캠프 국경이 봉쇄되었다는 것은 생존유지가 심각한 위기상황이라는 것이다. 미얀마의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이뚜타 캠프의 생존 줄을 사실상 잘라버렸다.

지난 8월 16일 서부 라카인주에서 시작된 미얀마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10월초에는 하루에 1000명을 넘어섰다. 태국은 순차적으로 2400㎞에 달하는 미얀마와의 국경을 닫기 시작했다. 확산 초기에는 일부 지역을 인도주의 차원에서 일주일에 며칠은 식량구입을 위한 길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그런데 몇 주 전부터는 예외조치가 사라졌다. 국경을 완전히 봉쇄해버린 것이다.

태국 정부의 조치는 이해할만하다. 지난 4개월 동안 태국은 국내 확진자가 없다. 그런데 바로 옆 나라인 미얀마에서 코로나가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이다. 태국 국경을 봉쇄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태국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조치가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에 대홍수로 살라윈 강의 범람으로 이뚜타에 심각한 수해가 발생했다. 긴급식량지원이 필요한 상황을 접한 몇 분과 FNC라는 단체가 후원금을 순차적으로 보내왔다. 약 9000㎏의 쌀을 구입할 수 있는 액수였는데, 바로 이뚜타 난민위원회에 전달했다. 초기에는 처리가 잘 되었는데, 몇 주 전부터는 연락도 잘 안됐다. 당연히 2400여 명의 난민들에게 잘 전달됐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늘 소식이 온 것이다. 국경이 봉쇄되어 태국에서의 쌀 구입이 막혔다는 것이다. 국경을 관리하던 태국 관리들이 카렌 난민들은 물론이고 식량구입도 불허한다고 했다.

이뚜타 캠프는 국제법상 미얀마 국경 안에 있지만 미얀마와는 사실상 단절된 곳이다. 캠프에서 가까운 서북 방향에 미얀마군 초소가 있다. 그리고 주위에 험준하고 높은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도로가 없다. 그곳 주위에서 생산된 환금작물은 태국 상인들에게 판매한다. 화폐도 태국 돈을 사용한다. 일부 지역은 태국통신회사 신호가 잡혀서 가끔 태국회사 인터넷을 사용한다. 국경을 관리하는 군인들도 미얀만 군인들이 아니라 카렌군인들이다. 태국군인들도 카렌군인들과 국경관리를 협력한다. 일반국경과는 다른 방식의 운영이다. 통신, 경제, 식량구입, 심지어 안전도 바로 강 건너 맞은편에 있는 태국군인들을 더 신뢰한다. 국경이 봉쇄되었다는 것은 이런 국경 지역의 다중적인 삶의 구조가 중지되었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태국의 국경 봉쇄는 이뚜타 난민 캠프의 카렌들에게 그들의 소속이 누구인가를 알게 해주었다. 그들은 국경 봉쇄를 하자마자 한순간에 태국과 단절되어 버렸다. 그들이 소속된 국가가 미얀마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것은 그들에게 당혹스러운 일이다. 그들 대부분은 미얀마 시민권이 없다. 미얀마는 그들이 원하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이것이 그들의 현실이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 이와 같은 장면이 펼쳐질 것 같다. 영원한 소속이 판명 날것이다. 주님의 은혜의 나라와 심판의 나라이다. 다른 선택은 없다. 원함과 관계가 없다. 상식과 관계가 없다. 주님의 나라에 속하였는가 아닌가가 기준이 된다. 도적같이 찾아온 코로나바이러스처럼 하나님의 시간도 예기치 않은 시간에 찾아올 것이다. 이 땅에 속한 나라의 백성의 자격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영원한 나라는 더욱 중요하다. 나는 준비되어 있는가?

이뚜타카렌 난민 캠프의 현재 상황에 어울리는 성경의 단어가 있다. ‘상한 갈대와 꺼져가는 등불’이다. 이들은 어떻게 될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너무 상황이 복잡하고 예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느낌은 잘 오지 않지만 분명한 믿음은 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시는’ 주님이 그들의 소망이라는 것이다. 나의 느낌을 넘어선 하나님의 섭리가 계시기 때문이다.

“저희들도 최선을 다하여 쌀 구입 방법을 알아보고 조금씩 구입하고 있습니다.”

총무로부터의 연락은 신호가 약하여 명확하게 들리지 않고 가끔 끊긴다. 그래서 생존을 위한 쌀 구입은 조금씩 가능하다고 했다. 그들을 그저 주님의 손에 의탁할 뿐이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때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어떻게 우리가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고민한 적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 어려움을 지나고 왔다. 하나님의 은혜가 그 때에도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막연하고, 무책임한 것 같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손에 의탁한다. 국경은 봉쇄되었으나 하나님의 은혜는 봉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익종(본지 통신원)> [복음기도신문]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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