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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칼럼] 예수님을 만나기 원하세요? 거리로 나오세요!

▲ 프레이포유에서 노숙자들을 만나 기도하는 모습(사진: 프레이포유 제공)

손은식 목사는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프레이포유를 알게 되어 동역자로 오시는 분들 중에 마음이 힘들고 외로워 고통 가운데 아파하며 기도하여 프레이포유의 문을 두드리는 분이 많다. 하나님께서 그분들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프레이포유로 인도하였음을 어느 순간 알게 됐다.

처음 그분들이 프레이포유에 오셔서 거리 사역에 함께 동참하며 거리에 쓰러진 분들을 품에 안으며 더 없이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그러던 가운데 마태복음 25장 34절-40절에 등장하는 그 목마른 자, 배고픈 자, 상처 입은 자, 옥에 갇힌 자, 그가 하나님이셨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거리 사역에 자신을 부른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그 행복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그런데 수개월 거리에서 동일한 패턴의 사역-물을 주고, 먹이고, 입히고, 손잡고, 안아 주고, 기도하는-이 이어지면서 어느 순간 너나없이 이렇게 말한다.

“프레이포유 사역은 좋긴 너무 좋은데 부족한것 또한 너무 많아요”

“무엇이 부족한가요?” 질문했다.

“거리에 계신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지요.”

“거리에 계신 분들에게 간식 한 봉지 전달하는 것은 별 의미 없는거 같아요.”

“거리에 계신 분들에게 편히 잘 수 있는 집을 제공해야지, 침낭, 운동화, 의류와 같은 물품을 전달하며 기도 한 번 드리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거리에 계신 분들을 만나보니 생각보다 훨씬 나약하고 게을러서 자활을 위한 교육이나 훈련을 먼저 시켜야 할 것 같아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거리 사역을 하는 분이 그런 고민이 시작 되면 처음 가졌던 벅찬 감동과 행복감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거리 사역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면 행복감이 예전과 같을 수 없다.

그 뒤 자연스럽게 따라 나타나는 모습은 이젠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거리에 나오는 것이 아닌, 뭔가 사역의 목표를 가지고 하나님의 사명자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하나님의 뜻과는 반대의 모습이다.

그리고 고민한다. 거리 사역 중 만나는 분을, *말씀으로 어떻게 교육시키지? *외부의 좋은 프로그램에 어떻게 참여시키지? *교회에 등록해 어떻게 예배를 드리게 하지? *지낼 곳을 마련하여 어떻게 일자리를 줘야 하지?” 등등.

그런 고민 속에서 거리 사역을 수개월 하다 보면, 처음 하나님을 만난 감격은 머리에서 지워지고 프레이포유 사역이 세상의 많은 다른 사역과 동일해지고, 하나님이 자신을 거리로 부르신 그 뜻은 잃어버리고 거리를 떠나 본래 있던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간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거리로 부른 이유를 생각해본다.

1) 일을 하고 사역을 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2)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고, 네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부른 것이며, 3) 하나님이 거리의 자녀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아 우리도 동일하게 버려진 자녀이지만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하기 위함이고, 4) 사실 거리의 자녀들과 우리와 다를 게 전혀 없는 동일한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달아 5) 거리에서 지내는 분에게는 쉽지만 우리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세상의 자랑과 부귀영화와 자신의 생명까지도 버리게 하기 위해서이다. 6) 이는 우리에게 하나님 밖에 없음을 고백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7) 거리에 계신 하나님과의 만남을 위해 부르신 것이다.

나는 지난 7년간 하나님을 만나러 나왔다가 일을 하다 떠나간 분들의 모습을 많이 보았다. 이젠 누군가 기대를 가지고 처음 거리로 나올 때에 크게 기대하지 않고, 나중에 실망을 안고 떠나갈 때에 함께 실망하지 않는다. 그저 그분을 안타깝게 바라볼 뿐이다.

내가 거리에 나오게 된 이유가 있다. 하나님의 시선과 마음이 있는 곳에 내 마음과 몸도 함께 있으면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죽을 때에 그렇게 불행하지도, 또 후회되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시선과 마음이 있는 곳에 나도 있으면 언젠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성경을 통해 볼 때에도 하나님과 예수님은 항상 가난하고 약한 자, 병든 자와 절망 가운데 있는 자를 직접 찾아가셨고 또 그들을 돌보라고 여러 번 명령하셨다. 그리고 나는 실제로 거리에서 성경 속의 예수님을 만났다. 그래서 나는 죽을 때까지 사는 곳이 어디든, 나라가 어디든, 그 땅의 가난하고 절망 가운데 죽음만을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 곳에 있을 것이다.

나는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거리에 계신 분들을 구원시키려는 거룩한 목적을 띠고 나온게 절대 아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새 삶을 찾아 사회의 구성원이 되게 하리라 생각하며 거리로 나온게 아니다.

창피한 고백이지만, 목사인 내가 지옥에 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거리로 나오게 됐다. 부목사로 교회 책상에 앉아 행정 업무를 보면서 주일 말씀만 어떻게 잘 전해보려는 제 모습이 어느 순간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다. 나 하나 변화시키지 못하는 말씀을 전하고, 제 안의 검은 욕심과 탐욕도 전혀 제어하지 못하는 그 말씀 선포에 한계를 느껴서 거리로 나오게 됐다.

그래서 내 존재의 연약함과 본성의 타락함과 지옥 외에는 준비된 것이 없다는 현실적인 자각이 저를 거리로 뛰쳐나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거리에서 만난 하나님이 너무나 좋기에, 나는 거리에 있는 시간이 그저 행복하고 감사할 뿐이다. 그래서 말씀을 전하러 가는 곳마다 어디서든 ‘거리에 나오라’고 강청한다.

나는 이제 교회 강단이든 거리든 어느 곳이든 전할 분은 예수님, 성령님, 하나님 한 분밖에 없다. 그 예수님이 지금 차가운 거리에 계신다. 죽어가는 자들과 함께 계신다. 고통 가운데 아파하며 병들어 눈물 흘리는 자들과 함께 계신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여러분!
예수님을 만나기 원하세요? 거리로 나오세요!
그리고 끝까지 그곳을 지키세요.
절대 다시 돌아가지 마세요. [복음기도신문]

sohn

손은식 목사 | 2012년 거리 기도로 시작, 2013년에 프레이포유라는 이름으로 거리의 노숙인, 외로운 어르신 등을 방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예수님을 전하고 그들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하는 길거리 전도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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